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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서사문학이 구술성의 세계를 벗어나
문자성의 세계로 편입되는 소설, 「만세전」
우리가 염상섭의 소설을 보면서 불편함을 느끼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그는 어떤 언어로 대화를 나누고 있는가에 대한 아무런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채 화자가 통역하는 전통적인 리얼리즘의 방식을 거부하고 동일한 기의라 하더라도 어떤 기표를 사용하는가에 따라 다른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믿음을 소설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식민지의 언어가 위계적으로 분할되는 헤테로글로시아 상태에 처해 있다는 사실이 새롭게 포착된다. 이처럼 이인화에게 일본어는 모어를 배반하는 징표이기도 하고 피식민자로서의 정체성을 자각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제국으로의 유학 과정에서 자신이 식민지인이라는 사실조차 망각하는 정신적인 식민화가 초래되었다면, 그러한 식민화에 가장 깊숙이 침윤된 순간에 식민성을 넘어설 수 있는 계기를 발견하는 아이러니의 정신이 「만세전」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만세전」에서 염상섭이 외국어로 이루어진 대화를 섬세하게 재현하는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한국 서사문학이 구술성의 세계를 벗어나 문자성의 세계로 편입되고 있음을 알아차릴 수 있다. (중략) 「만세전」을 근대적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그것은 주인공 이인화의 내면이라든가 이념 등의 차원뿐만 아니라 화자의 존재 방식 자체가 구텐베르크적 세계 속에 놓여 있기 때문일 것이다.
- 김종욱(서울대), 작품 해설 「재현의 언어, 언어의 재현」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