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괄호 쳐진 인생의 한 토막.
프랑스 만화가 엘로디 뒤랑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그래픽노블 『내 인생의 괄호』. 질병을 앓았던 자신의 투병기를 담담하게 그린 작품이다. 촉망받는 디자이너로 자신의 꿈을 막 펼치기 시작했던 쥐디트는 갑작스럽게 뇌전증(간질) 진단을 받는다. 정밀 검사를 통해 악성 뇌종양을 발견한 이후 병세는 급속도로 악화되고 마침내 엄마마저 알아보지 못하게 된다. 쥐디트는 고통스러운 병의 증상과 자신이 겪어야 했던 상실감을 섬세한 필치와 개성 있는 그림체로 묘사한다.
“그동안 뭐 하고 지냈어?” 쥐디트는 4년 만에 만난 친구의 질문에 대답을 할 수 없었다. 그동안 무엇을 하고 보냈는지 자신도 모르기 때문이다. 쥐디트의 뇌전증을 촉발했던 것은 뇌 깊숙이 숨어 있던 새끼손톱만 한 종양이었다. 그 작은 종양이 얼마나 크게 자신의 삶을 뒤흔들지 쥐디트는 알지 못했다. 실력과 감각을 겸비한 디자이너였지만 이제 ‘모나리자’도 ‘절규’도 알아보지 못한다. 사랑하는 조카의 이름을 외우지 못해 불러줄 수 없다. 아주 기초적인 것조차 기억할 능력을 상실했다는 사실은 쥐디트에게 가장 큰 공포로 다가오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