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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홉 명은 단 하루의 삶도 공유한 적이 없는 즉자에 불과했다. 그런데 내 생각을 온전히 기록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었다. 그 소망이 우리를 한자리로 불러 모았다. 우리는 그렇게 1년 동안 매주 화요일 10시에 화상으로 만났고, 글사랑채라는 꽃을 피워 냈다.
코로나19가 만든 두려움과 막막함의 바다 한가운데서도 배움의 항해를 선택했고, 콜럼버스처럼 나아갔다. 그러면서 이 시대를 치열하게 사는 일상을 되돌아보고 내 삶을 기록했다.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만남이었지만 공감하고 깔깔거리고, 때론 눈물을 흘렸다.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서로의 거울이 되었으며, 이해하게 되었으며, 글사랑채라는 동아리로 태어났다.
무작정 글을 쓰고 싶은 마음에 시작했다. 일상의 무게를 이겨 내고 모호한 감정과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어떤 날은 실타래처럼 엉킨 생각의 실마리를 찾지 못해 열병을 앓았다. 그러다 마감 날이 되어서야 쏟아 놓은 글을 전송하기도 했다. 그렇게 던져진 두서없는 글이 선생님의 손에 다듬어져 질서를 찾는 과정을 지켜보는 시간은 짜릿하기까지 했다.
글을 쓰면서 생각의 줄을 세우고 나니 한구석에서 우는 내 아이의 모습도 보이고, 엄마의 자리와 아내의 자리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의 자리도 돌아보게 되었다. 무엇보다 나를 찾았으며, 나로서 온전히 살아갈 힘을 얻었다. 그다음은 사람들 속에 섞여 시간이 흐르는 대로 익어 가면 되는 것이었다.
쓸수록 부족함이 드러나는 것 같았다. 우리의 작은 이야기들을 세상에 내놓기 두려운 마음이 컸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 끝내고 나니, 오래 살던 집을 떠나 이사를 마친 기분이 들었다.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때처럼 쓰는 것이 시작이다. 질서를 찾지 못한 이야기들은 부피를 줄여 내 가슴속 작은 서랍에 넣어 두면 된다. 그러다 삶의 에너지가 다해 가거나 충만하다고 느꼈을 때 다시 꺼내 쓰면 되는 것이다.
1년 동안 두렵고 막막한 항해를 함께한 우리 글사랑채 동무들-강경희, 강선옥, 김재윤, 문미리나, 박선영, 유은정, 최경희, 하현주, 홍희경 선생님을 다시 한번 호명한다.
글사랑채 일동
글사랑채는 글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온라인 전국 모임입니다. 글사랑채 결성 1주년을 기념해 첫 번째 수필집 복어 파마를 내게 되었습니다. 복어 파마의 지은이는 강경희 강선옥 김재윤 문미리나 박선영 유은정 최경희 하현주 홍희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