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새책 | eBook | 알라딘 직접배송 중고 | 이 광활한 우주점 (3) | 판매자 중고 (4) |
| 9,500원 | 출간알림 신청![]() | - | 5,100원 | 5,000원 |
아주 사소한 것을 사랑하는 나는 쉽게 사랑에 빠진다. 몰입의 과정에서 만물이 첫사랑이 되고 마는 이 병명을 여름이라고 부른다. 그렇기에 나는 여름을 좋아한 적 없고, 여름을 가져본 일도 없다. 어중간한 밀고 당기기를 하지 못하고 분석의 시간을 가지지도 못한다. 귀가 뾰족하잖아? 눈이 물방울 모양이잖아! 너무 사랑해. 발견이 사랑이 되는 이 도식을, 땀이 나는 여름을, 쥐어본 적 없는 예민하고 사랑스러운 계절을,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럼에도 습하고 덥고 불쾌한 여름이 지난 뒤면 어째서 또 그렇게 다 좋았던 것만 같은지. 청량한 기억으로 조작되는 나를 나도 모를 일이다. 흐드러진 담벼락의 꽃나무에서 사랑니가 빠지고 있다.
-그러니까 에필로그, 김희준(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