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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곶 끄트머리에 서 있는 등대는 밤이 되면 등불을 빙글빙글, 바다를 반짝반짝 비춰 배들의 표지판이 되어 준다. 등대는 한자리에 선 채로 여행객들로 가득한 여객선, 물고기를 잡아 올리는 어선, 짐을 실어 나르는 화물선을 묵묵히 바라본다. 다들 어디에서 와 어디로 가는 건지 알 수 없다. 그러던 어느 날, 등대는 처음으로 겨울을 맞았다. 철새들이 날아와 홀로 있던 등대에게 말을 걸어 주었다.



    곳곳으로 여행을 다니는 철새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등대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봄이 오자 철새들은 북쪽으로 날아갔다. 등대는 어디에도 갈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되뇌었다. 봄이 가고, 여름이 가고, 등대가 맞이하는 두 번째 겨울이 찾아왔다. 그날 밤, 무시무시한 폭풍우가 휘몰아쳤다. 바다 위에서 구겨질 듯 휘청거리는 배를 본 등대는 무서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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