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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에 대한 숭고한 알레고리를 위해
현재 우리 시단의 뜨거운 이슈인 ‘디카시’의 대부 이상옥 시인의 장시집 『휴먼 히스토리아』가 시인수첩 시인선 91번으로 출간되었다. 이번 시집의 주목할 특징은 기존에 보기 드문 ‘장시’의 형태를 노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인은 인류의 기원에서부터 예수 탄생 직전까지의 BC의 역사적 흐름을 추적했으며, 이로써 작품들은 극적 모멘텀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이른바 웅장한 서사적 흐름을 가진 시들의 향연이다. 게다가 시인은 여러 씨줄과 날줄로 얽힌 작품들은 특이하게도 ‘작은 탑’의 형상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시의 구성을 탑처럼 뾰족하게 구성하여 시각적으로도 탁월한 형태시적 기법을 완성했다. “한 편 한 편 비죽비죽 솟은 언어의 축조물들은 그 자체로 개인이든 사회든 국가든 그것들의 욕망을
표상합니다. 작은 탑들을 표상하는 에피소드들이 씨줄과 날줄로 엮어서 하나의 파일, 하나의 텍스트로써 구축된 장시는 거대 담론으로 완결성을 지”(인터뷰 중에서)닌다는 것이다.
이를 증명하듯, 이상옥 시인은 첫 번째 작품을 우주의 탄생 곧 ‘빅뱅’에 집중시킨다. “무한한 밀도와
질량의 / 한 점으로 뭉쳐 / 백억 년 전의 대폭발 / 신의 손가락으로 튕겼을 법한 / 우주는 /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고”(「빅뱅 혹은」)라는 문장에 나타난바, 대폭발과 함께 시작한 우주는 ‘지구’라는 행성으로
응축되고, 마침내 인류는 그 유장한 역사 위에 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