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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삶과 연결되고, 또 연결되어지기를 원할 때 아이들은 자기 삶의 무게를 체감하기 시작한다. 관계 안에서 공감과 위로, 사랑을 받고자 무던히 애써 보지만 인정할 수 없고 양보할 수 없는 서로의 차이 앞에 상처를 주고받는다. 『추락 3분 전』에 수록된 5편의 작품은 이러한 관계의 불안 속에서 ‘추락’의 위기와 ‘3분 전’의 급박함으로 내몰린 아이들의 내면을 천착한다.
투신자살하는 이를 자신의 등으로 받아 내야 하는 ‘자살 방지 조력자’, 쇼핑에 몰두할 수밖에 없는 아빠와 마주 앉아 시소타기를 하는 아들, 지구의 맨틀과 외핵, 내핵을 닮은 사람 마음속 비밀의 방, 말할 수 없는 혀와 고기가 없어도 고기 맛을 느끼는 혀, 마음 둘 곳이 없어 공중으로 떠오르는 몸을 붙잡아 두기 위해 몸에 쇳덩어리를 지녀야 하는 소녀 등 슬픔과 외로움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은 익숙한 풍경을 낯설고 매혹적인 이미지로 전환시키며 독자를 사로잡는다. 청소년들의 지난 삶에 대한 위로와 다가올 삶에 대한 응원의 마음으로 쓰여진 5편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추락 3분 전, 기댈 곳 없는 난간에 서서도 여전히 생의 긍정과 애정을 잃지 않는 이 아이들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휘청이는 아이들이 기다리는 것은 상처 주고 상처 입은 사람의 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