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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이름을 「성파스님의 지대방」이라 지었다. 「지대방」이란 스님들의 사랑방이다.
대체로 선방 옆에 딸린 작은 방이다. 스님들이 참선 수행하다가 쉬는 시간에 잠시 와서 피곤함도 풀고 차를 마시며 여러 잡담을 나누기도 한다. 이러한 점에서 스님들의 휴식공간이라 해도 좋다. 때로는 방을 배정받지 못한 객승들이 머무는 곳이기도 하다.
성파 스님의 지대방은 서운암 토굴 다락방(茶樂房)이다. 이곳은 차를 즐기는 방이라는 뜻을 가진 나의 연구실이지만, 항상 사람들이 찾아와 차를 마시며, 즐거운 이야기가 오가는 공간이다. 스님은 작업을 하시다가 간혹 이곳에 들리시어 머리를 식히신다. 그러므로 이곳에서 공부하는 통도사 차문화대학원생들과 연구원들은 스님과의 만남을 하나의 즐거움으로 삼고 있다. 어떤 이들은 일단 다락방에 들어와 스님이 계시지 않으면 들어오실 때까지 집에 돌아가지 않고 기다리기도 한다. 스님이 들어오시면 이야기의 꽃이 핀다. 온갖 화제가 다식이 되어 찻상에 떠오른다. 나의 다락방이 스님의 지대방이 되는 셈이다.
이 책은 2024년 1년 동안 다락방에서 스님으로부터 들었던 이야기들을 엮은 것이다. 스님의 말씀은 영역을 초월한다. 불교와 유교를 비롯해 그림, 도자, 염색, 한지, 음식, 다도 등 모르는 것이 없을 정도로 폭이 넓고 깊다. 스님의 이야기에는 미묘한 매력이 있다. 스님은 먼저 고전에서 나오는 명구名句를 우리들에게 뽑아 던지고 이야기를 시작하시는 특징이 있다. 그러므로 무척 어렵게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누가 들어도 이해할 수 있도록 논리적이면서도 아주 쉬운 용어로 설명하신다. 그리고 표현에는 돌려 말하는 완곡법이 없다. 일이관지一以貫之의 기법으로 하나를 가지고 모든 것을 꿰뚫는다. 그것도 풍부한 인생의 경험을 바탕으로 나오는 것이기에 어느 누가 들어도 값진 법문이다. 그러므로 스님의 이야기는 하나도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곱씹으면 씹을수록 구수한 맛이 난다. 이것 또한 우리들만 듣고 말기에는 너무나 아깝다. 그리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스님의 말씀이 알려지길 바란다. 이에 힘입어 한권의 책으로 엮었으니, 이를 통하여 조금이라도 스님과의 인연을 맺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