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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 1쇄본 / 희미한 변색은 있으나 사용감이 전혀 없는 깨끗한 책
오탁번 교수의 [현대시의 이해]는 매우 특이하게 설계된 시의 안내서이다.
이 안내서의 특이함 가운데 가장 특징적인 것은 책의 내부 공간이 바로 현대시에 관한 강의가 이루어지는 '현대시 교실'의 공간으로 된다는 점이다
.이 책에서 구축된 '현대시 교실'에서는 시에 관한 사변이 난삽한 개념어를 통해 강제적으로 주입되지 않으며, 한 편의 시가 그 구성성분으로 토막질쳐지지도 않는다. '현대시 교실'은 자유스럽고 자연스러운 대화의 공간이다. 한 편의 시에 대한 자기 나름의 생각과 의견들을 학생들이 자유롭게 펼쳐 보이고, 교사는 말하는 자가 아니라 듣는 자가 되어 그들의 자유분방한 이야기를 경청한다.'현대시 교실'에는 시인들이 초빙되어 시와 삶에 관한 이야기를 육성으로 들려주기도 하는데, 그 이야기들은 생생한 체험을 동반한 것이어서 모두가 살아있는 언어의 탄력과 활력을 지니고 있다.
[현대시의 이해]를 통해 저자가 독자에게 전하려는 의미는 어쩌면 매우 단순한 것일 수도 있다. 시에 관한 강압적이고 권위적인 도그마에 주눅들지 말고 자기 스스로의 힘으로 시작품에 다가가 그것과의 세심한 대화를 통해 그 실체를 만나라는 것, 그것이 바로 저자가 독자들에게 전하려고 하는 바의 요체이다 .저자는, 시는 진정으로 시에 대한 이론적 해명이나 구조를 위하여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를 그냥 있는 그대로 그냥 '있게' 내버려 두는 것이 시에 대한 가장 바람직한 독법이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시의 진실에 다가가기 위한 일종의 지형도가 아주 없을 수는 없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그것은 몇 개의 단순화된 공식이나 요령있는 방법으로 요약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니다 .저자는 "시는 한 마리의 나비와도 같다"고 말한다. 나비를 잡는 데에는 빗자루나 몽둥이가 아니라 거미줄이나 망사로 만든 포충망이 필요하듯이, 시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시의 바깥에서 가져온 틀에 작품을 짜맞추는 우격다짐이 아니라 작품의 짜임관 계를 이루는 언어들을 곰곰이 따져 읽는 섬세함이 필요하다. 그 자체가 '현대실 교실'의 진지하면서도 발랄한 공간이 되는 이 책의 내재적 공간 안에서는 시에 관한 지금까지의 선입견이나 알량한 지식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거기서는 오히려 시작품 속으로 무턱대고 푹 빠져드는 자세가 요청된다. 그럼으로써, 시 때문에 목숨까지 걸었던, 이제는 역사가 돼버린 시인들의 작품을 죄지은 기분으로 읽게 되고, 또 아직까지는 역사가 되지 않은 살아 있는 시인의 작품을 읽으면서 그들이 타고난 슬픈 운명을 나의 운명으로 껴안게 되기도 한다; 전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작품들의 생명력을 재발견하기도 하고, 소문만 요란하게 난 작품의 안팎을 찬찬히 들여다 보면서 작품의 알맹이는 하나도 없고 빈껍데기뿐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게 되기도 한다.
저자에 따르면, 시는 살아 있는 생명체와도 같다;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감았던 눈을 살포시 뜨고 그 비의를 속삭여 주지만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전혀 그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이 책은 바로 시에 대한 사랑을 일깨워주고 그 사랑을 통해 눈 내린 다음날의 순은(純銀)처럼 빛나는 아침햇살과도 같은 시의 눈을 볼 수 있게 해준다 (나남 출판사 서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