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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지어준 짝은 곧 하늘이 지어준 짝이다.
어차피 언젠가 결혼할 게 뻔한데, 덕근이 네 말대로 먼저 둘이 살아보도록 해.
지지든 볶든 둘이 알아서 해 봐."
광명이 들어차는 것 같던 하늘에서 꽝 하고 벼락 치는 소리가 들려 왔다.
둘이서 살아보라니?
하는 수 없이 시작된 동거는 첫날부터 지수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방 두 개짜리의 열여덟 평 아파트는 사적인 공간이라곤 찾아보기 힘들었다.
웃겨, 내가 언제까지 저만 바라볼 거라고 생각하나 보지?
"오빠 덕분에 이렇게 되긴 했지만 미리 정해 놓을 건 정해요, 우리."
"정해놓다니, 뭘?"
"오빠 말대로 오해하고 착각하는 건 전혀 없거든요."
"그, 그거야 네가 자꾸 울기만 하니까 화가 나서 한 소리지."
"마음에 없는 소리가 불쑥 나왔을 리 없잖아요. 상관없어요. 오빠가 어떤 식으로 오해를 하든."
상관없다는 한 마디 말은 키가 큰 해일처럼 덕근을 엄습해 왔다.
아무리 생각해도 지수가 할 만한 말이 아니었다.
"같은 집에서 살긴 해도 각자 자기 영역은 지켜 줬으면 해요. 청소도 각자하고 식사도 각자 해결해요."
"!......뭐?"
박덕근이란 이름으로 스물여덟 해를 살아오는 동안 그가 끔찍하게 싫어하는 것이 두 가지 있었으니,
하나는 어느 날 불쑥 나타난 정혼녀요, 다른 하나는 외식이었다.
"하, 진짜 야박하다."
"서로 오해할 일 안 하는 게 좋잖아요."
"게다가 똑똑하기까지 하네."
만만의 콩떡 같던 지수가 이런 엄포를 놓다니,
정말이지 믿어지지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