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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016
  •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매트 졸러 세이츠 (지은이), 웨스 앤더슨 (원작), 막스 달튼 (그림), 조동섭 (옮긴이), 앤 워시번 | 윌북 | 2016년 2월 "이 아름다운 호텔의 몸과 영혼"

    영화가 개봉한 지 벌써 2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그러나 이 영화의 아트북은 '좋은 것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스티븐 킹의 명문구를 온몸으로 증거하고 있다. 이 아트북은 영화를 담은 책이면서 동시에 영화를 닮은 책이다. 예쁘고 위트가 넘치고 귀엽다. 영화가 대단히 예뻤으므로 영화 속의 각종 미술 관련 도판을 담은 아트북 역시 예쁠 수밖에 없겠지만, 단순히 도록 형태로 배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영화 속 '예쁨'의 발생 과정들을 꼼꼼히 수록했다. 이 아름다운 호텔의 디자인은 어떤 컨셉트인지, 각 배우들과 그들이 맡은 배역들은 어떤 특징을 가졌는지 등등.

    특히 '웨스 앤더슨 월드'에서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 어떻게 태어났는지를 알고 나면 그의 다른 영화들에 대한 이해까지 더욱 넓힐 수 있다. 독자들은 영화 속의 아름다운 비주얼과 그 비주얼이 태어나기까지의 많은 고심과 결정을 함께 담은 이 책을 통해서 비로소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몸과 영혼을 함께 취할 수 있을 것이다.

  • 거품예찬
    최재천 (지은이)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1월 "최재천의 세 번째 메시지 "넘쳐야 흐른다""

    최재천 교수는 독특한 과학자다. 과학자의 연구 내용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기 쉽지 않은데, 그의 개미 연구는 많은 이가 책으로 읽고 생물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다. 그가 사회에 전한 메시지도 눈에 띈다. 생물학자로서 인간과 동물, 생명과 생명의 관계를 쉽게 표현한 “알면 사랑한다”는 많은 이가 즐겨 쓰는 표현으로 자리 잡았고, 지식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 통섭은 컨버전스와 함께 새로운 흐름을 만들었다.

    그는 최근 몇 년 국립생태원 초대 원장, 기후변화센터 공동대표, 제인 구달 박사와 함께 설립한 생명다양성재단 활동 등 환경과 생태를 아우르는 전방위적 활동을 펼쳤다. 이번 책에서 그가 새롭게 던진 메시지 ‘거품예찬’은 오랜 연구와 다양한 현장, 정책 활동에서 깨달은 바를 집약한 개념으로, 경제와 달리 자연에서는 거품이 필요하며, 그렇게 넘쳐서 흘러야 시스템이 제대로 굴러간다는 통찰이다. 자연생태계와 인간생태계의 다른 듯 같은 모습에서 우리 사회의 새로운 방향을 찾으려는 그의 노력이 또 하나의 결실을 맺은 듯하다.

  • 인간은 필요 없다
    제리 카플란 (지은이), 신동숙 (옮긴이)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6년 1월 "노동의 종말,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20년 전 <노동의 종말>에서 제러미 리프킨이 예견했던 것처럼, 기계는 사람보다 주어진 일을 더 빨리, 정확하게, 더 적은 비용으로 해내고 있고 기계의 영역은 인공지능과 로봇공학의 발전과 맞물려 놀라운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세계 각국이 높은 실업률과 소득 불균형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가운데, 기계의 노동시장 장악은 세계적 대 빈곤을 초래할 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에게는 기계가 인간처럼 생각을 하게 될 것인지를 궁금해할 여유가 없다.

    저자 제리 카플란은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인공지능과 윤리에 대해 가르치고 있고, 다수의 스타트업을 창업한 실리콘밸리의 기술 혁신가로로 유명하다. 그는 인공지능이 엄청난 부를 창조해낼 것이지만 그 부는 상위 1%에 집중될 것이고, 기술적인 면에서 점점 시대에 뒤떨어지는 잉여 노동력이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렇듯 이 책은 인공지능 기술이 사회에 불러올 도전적인 문제들을 소개하고, 정부의 간섭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장의 해법도 함께 제시한다.

  • 세밀화로 그린 보리 어린이 식물 도감 (보급판)
    보리 편집부 (엮은이), 전의식 (글), 권혁도, 윤봉선, 이태수, 정태련, 윤종진, 이제호 (그림) | 보리 | 2016년 1월 "한국 최초의 세밀화 도감, 20주년 기념 보급판"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4,000가지 식물 중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160가지 식물의 생김새와 다양한 생태 정보를 담아낸 그림 사전이다. 왜 세밀화인가, 한 장의 세밀화는 사진 수십 장의 역할을 대신하는 압축된 정보를 담고 있기 때문이란다. 세밀화는 또 사람이 눈으로 직접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주는 그림이기도 하다. 전문 학자가 쓰고 감수했으며, 충실한 현장 취재가 바탕이 되어 하나의 작품을 보는 듯 아름다운 세밀화가 화가들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궁금한 식물을 찾아보는 용도로도 좋고,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이야기책처럼 술술 읽힌다. 우리가 그동안 이렇게나 많은 식물의 도움을 받아 살아가고 있었다니, 자연과 인간에 대해 새삼 배우고 느끼는 것이 많다.

    논밭에서 기르는 식물, 꽃밭에서 기르는 식물, 산과들에서 자라는 식물, 물에서 사는 식물, 바닷속에서 사는 식물, 다섯 개 서식지로 구분한 다음 각각의 장소에 사는 식물들을 가나다순으로 엮었다. 각 식물의 분류, 잘 자라는 곳, 다른 이름, 꽃 피는 때, 열매 익는 때, 쓰임, 가꾸는 방법을 짚어주며, 수록된 식물들이 몇 학년 교과서 어느 단원에 나오는지도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대한출판문화협회제정 제19회 한국어린이도서상 수상을 비롯해, 각계 각층에서 추천하고 지난 20년 간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아왔다. 양장본과 내용이 같은 보급판은 정가가 1만 5천원 내려갔다.

2.52016
  •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혜민 (지은이), 이응견 (그림) | 수오서재 | 2016년 2월 "혜민 스님 4년 만의 신작"

    가장 영향력 있는 종교인 차세대 리더로 꼽히는 혜민 스님. 그의 메시지를 담은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은 2년에 걸쳐 그 해 '최고의 베스트셀러'로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4년의 기다림 끝에 스님의 새로운 메시지를 만난다.

    훈계가 아닌, 편안하고 따뜻한 소통법으로 많은 이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스님은 이번 책에서 완벽하지 않은 것들로 가득한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을 향해 짧지만 긴 울림의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우리 안에는 완벽하지 못한 부분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부분을 따스하게 바라보는 자비한 시선도 함께 있다는 것을 강조하며, 내면의 문제로 힘들어하는 이들이 스스로를 조금 더 수용하고 사랑의 본성을 깨달을 수 있는 법을 이 책을 통해 일깨워준다.

  •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
    카타리나 잉엘만순드베리 (지은이), 정장진 (옮긴이) | 열린책들 | 2016년 1월 "양로원보다 감옥이 좋아?!"

    79세의 할머니 메르타 안데르손은 복지국가로 이름 높은 스웨덴의 한 요양원에 살고 있다.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이 나라를 부러워하지만, 메르타는 노인들을 격리하다시피하는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오후 8시에 전원 강제 취침, 식사 외 간식은 사실상 금지. 거기다 요양원 근처를 느긋하게 돌아다닐 자유도 주어지지 않는다. 산책 역시 요양원 측이 내킬 때에만 비정기적으로 진행된다. 먹고 산다는 의미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정말로 이것이 남은 인생의 전부일까.

    TV를 보던 메르타는 감옥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감옥에서는 일 1회 정기적으로 산책을 시켜준다는 걸 알게 된다. 메르타는 고심 끝에 요양원에서 생을 마감하느니 매일 산책을 할 수 있는 감옥에 가기로 결심하고 동료 네 명을 모집한다. 그들은 명화를 훔치기로 한다. 사실 거창한 계획은 필요없는 게, 이 절도는 굳이 성공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느긋하게 범죄 흉내 비슷한 걸 내 보고 금방 경찰에 잡힐 것이었다. 그러면 감옥에 갈 수 있다. 자, 그러나 인생은 끝까지 알 수 없는 법. 예기치 않은 일들이 연이어 벌어지고, 이 전대미문의 노인 강도단은 '세상에 이런 일이' 급의 황당한 상황 속으로 점점 더 빠져든다.

    이런 활기 넘치는 코믹 활극에도 노년층이 당당히 주인공으로 나설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웃음에서도, 인생에 대한 고찰에서도, 남을 생각하는 마음에서도 여느 청장년들을 압도하는 노인 강도단은 여러 종류의 '읽는 보람'을 안겨줄 것이다.

  •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김정선 (지은이) | 유유 | 2016년 1월 "20년 교정 숙수가 전하는 문장 레시피"

    신문이나 잡지, 책에서 마주하는 글은 누구의 손길을 거쳐 나오는 걸까. 저자의 글을 먼저 읽고 왜 이렇게 썼을까 생각하며 좀더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전달되도록 글의 매무새를 만지는 이를 편집자(교정자)라 부르고, 이들이 하는 일을 교정교열이라 말한다. 이 책의 저자 김정선은 20여 년 동안 단행본 교정교열을 하며 남의 문장을 다듬었고, 그간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동사의 맛>을 썼다. 이제 사람들은 그를 교정의 숙수라 부른다.

    앞선 책이 다양하게 활용되며 문장에 맛을 더하는 기본 양념 동사를 다뤘다면, 이번 책에는 문장을 이루는 갖가지 재료의 특성부터 문장을 완성하는 플레이팅까지, 그간 숙성한 문장 레시피의 핵심을 담았다. 요리만 전하는 게 아니라 다른 이의 문장을 다듬으며 주고받는 이야기도 함께 들려주는데, 글을 고친다는 게 얼마나 섬세한 작업인지, 그 과정에 얼마나 깊은 사려가 필요한지 느낄 수 있다. 자, 이런 마음으로 귀한 내 글부터 먹어 보자. 맛이 부족하다면, 이 책을 넣고 다시 끓이자. 푹 고아 낸 진국을 맛볼 수 있을 테니.

  • 3년 후, 한국은 없다
    공병호 (지은이) | 21세기북스 | 2016년 1월 "늪에 빠진 한국경제 구하기"

    수출감소와 저성장, 청년실업과 저출산, 노후 대비가 취약한 고령인구의 증가, 3년 만에 204조 원이나 증가한 공공부문 부채, 그리고 수년 내로 금융위기가 닥칠 가능성이 90%라는 미래학자 최윤식 박사의 경고메시지까지. 한국은 지금 총체적인 난국에 빠져 있다. 갈팡질팡하는 모습은 더욱 문제다. 경제학자 공병호는 이 책에서 한국 경제의 자화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며, 지금은 현실을 분명히 인식하고 대응해야 할 절체절명의 시기임을 강조한다.

    책은 암울한 지표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난관을 극복할 여러가지 대안과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그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국가 시스템 재건 프로젝트다. 우리 사회가 앓고 있는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고 해법을 도출하기 위해 국가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18세기의 독일, 16세기의 스페인과 영국, 르네상스 시대의 이탈리아, 그리고 멀게는 로마제국시대까지,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는 역사의 교훈도 함께 소개한다.

2.122016
  • 에도가와 란포 결정판 1
    에도가와 란포 (지은이), 권일영 (옮긴이) | 검은숲 | 2016년 2월 "누가 에드거 앨런 포의 이름을 쓰는가?"

    에드거 앨런 포를 오마주해 에도가와 란포라는 필명을 사용한 작가가 있다는 얘기를 처음 듣고서 비웃음이 나오지 않을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최고의 예술가에게서 태어난 자녀들이 그 후광에서 벗어나기 힘든 것처럼, 어떤 이름들 위에 드리운 힘은 주위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그러니 누가 자진해서 에드거 앨런 포의 이름을 자기 머리 위에 둘러썼다면, 그는 용기가 지나치거나 약간 독특한 유머 센스를 가진 이였을 확률이 높다. 아마 이런 사람들, 특히 전자에 속하는 만용을 부리려던 이들이 꽤 있었을 것이다. 당연히 모두들 잊혀지고 만다. 그러나 적어도 일본에서 단 하나의 이름만큼은 그 예외에 속할 것이다. 에도가와 란포는 그 자신이 불멸의 업적을 남김으로써 자신이 에드거 앨런 포의 이름을 공유할 자격이 있음을 증명했다.

    <에도가와 란포 결정판>은 그의 정수를 만날 수 있는 작품집으로 기획되었다. 유족과 평론가가 인정한 정본 텍스트에 작가 본인 및 여러 평론가들의 작품 후기, 분석 및 해제가 실려 있다. 수록작의 면면도 좋다. 외적 트릭뿐만 아니라 인물의 심리적 동기까지 함께 추적하는 미스터리 활극 '거미남', 현실과 환각 사이에서 붕괴하는 한 남자의 내면을 묘사하는 솜씨가 일품인 단편 '오시에와 여행하는 남자', 시대를 앞서나간 그로테스크-에로틱 로맨스 '애벌레' 등 에도가와 란포 특유의 매력이 가득한 작품들이다. 그가 어째서 포의 이름을 가져왔는지, 어떻게 그 이름에 걸맞는 작품을 써 냈는지 확인해보시기 바란다.

  • 시사경제잡설
    캡틴K (지은이) | 위너스북 | 2016년 2월 "경제적 사실과 진실은 다르다"

    다음카카오의 콘텐츠 퍼블리싱 플랫폼인 '브런치'가 2015년 9월부터 3개월 간 진행한 공모전에서 2천여 개의 후보작 가운데 당당히 대상을 수상한 '시사경제잡설 미걸록'이 책으로 출간되었다. 필명을 사용하는 저자 캡틴K는 여러모로 2008년 금융위기 때의 '미네르바'를 떠올리게 하지만, 경제를 전공하고 금융권에 몸담았던 투자 전문가라는 점에서는 다르다. 그는 이 책에서 미디어와 군중심리에 쉽게 농락당하는 보통 사람들의 문제점을 파헤치고, 시장 전체를 꿰뚫는 혜안과 통찰을 전한다.

    앞집 철수도 옆집 영희도, 심지어 지나가는 개도 위기라 말하는 지금은 과연 위기일까? 왜 부동산 업계에는 '사람들은 집값이 쌀 때는 안사고, 비싸져야만 산다'는 우스갯소리가 떠돌까. 그는 '대중은 항상 틀리다'라는 투자격언을 강조한다. 대중은 항상 후행할 뿐이지 절대 선행하지 않는다는 것. 그는 우리 보통 사람들이 투자 혹은 재테크에 성공하려면 팩트에 집착하지 말고 그 이면에 숨겨진 의도를 읽어내야 함을 역설한다. 책을 읽다보면 아차 싶은 순간이 많다. 정신이 번쩍 드는 책이다.

  • 글쓰는 여자의 공간
    타니아 슐리 (지은이), 남기철 (옮긴이) | 이봄 | 2016년 1월 "글쓰기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방법"

    글이 잘 풀리지 않는다. 원인을 찾아야만 한다. 마감에 이르면 어떻게든 쓰이기도 하지만, 지금 이 글은 마감이 지났는데도 별다른 진척이 없다. 꽉 막힌 사무실 때문일까. 아닐 것이다. 나를 제외한 다른 이들은 모두 제때 마감을 했다. 시간이 도와주고 공간에는 문제가 없다면, 정녕 무엇이 문제일까. 물론 나 자신이 가장 큰 원인겠지만, 오늘은 이 책을 탓하고 싶다.

    프랑수아즈 사강, 한나 아렌트, 실비라 플라스,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수전 손택, 버지니아 울프 등 당대를 수놓고 오늘을 비추는 서른다섯 명의 여성 작가가 어떤 공간에서 어떤 모습으로 글을 썼는지 스케치하는 이 책은, 글을 쓰는 장소가 경우에 따라 피난처나 낙원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지옥이 되기도 한다고 말하지만, 지나간 그들의 고통은 빛으로 남고 지금 겪는 내 고통은 어둠으로 가득할 뿐이다. 서둘러 이곳에서 벗어나 그들의 공간으로 도망치고 싶다. 세상을 집처럼 여기고 글쓰기를 삶으로 가득 채운 그들 곁이라면, 이 고통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다.

  • [세트] 아, 김수환 추기경 1~2 세트 - 전2권
    이충렬 (지은이), 조광 (감수) | 김영사 | 2016년 2월 "선종 7주기, 김수환 추기경 첫 공인 전기"

    2월 16일 김수환 추기경 선종 7주기를 맞이하여 <간송 전형필>의 작가 이충렬이 김수환 추기경의 삶을 조명하는 방대한 분량의 전기를 펴냈다. 지금까지 김수환 추기경에 관한 몇 편의 평전과 어록이 간행된 바 있으나, <아, 김수환 추기경>은 종전의 자료들을 모아 집대성한 책들과 다르게, 장장 3년에 걸친 정밀한 작업을 통해 김수환 추기경의 87년의 삶을 완성도 높게 복원해낸 전기다.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인가한 최초의 공인 전기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신을 향하여', ' 인간을 향하여' 총 2권으로 나뉘어 출간되었다.

    전기를 완성하기 위해 저자는 추기경의 개인 일기와 메모부터 각종 강연과 미사 강론, 인터뷰는 물론이고, 사회적 상황 파악을 위해 50년 동안의 주요 일간지, 서적 등까지 모두 섭렵하였다. 뿐만 아니라, 추기경과 관련된 인물들을 일일이 만나 사실을 확인하고 육성을 담았다. 책은 김수환 추기경의 개인사에 그치지 않고, 시대적 상황과 역사적 의미를 총체적으로 다룬다. 수록된 300여 장의 사진 중 100여 장은 최초로 공개되는 사진으로, 김수환 추기경의 삶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2.162016
  • 문학을 읽는다는 것은
    테리 이글턴 (지은이), 이미애 (옮긴이) | 책읽는수요일 | 2016년 1월 "문학을 위한 도구? 삶을 즐기는 도구!"

    이 책은 당대의 문학이론 입문서로 손꼽히는 <문학이론 입문>의 저자 테리 이글턴이 이론과 비평의 언어에 익숙하지 않은, 그렇지만 예민한 감수성으로 문학의 맛을 알아가는 독자를 위해, <오만과 편견>, <모비딕>, <고도를 기다리며> 같은 고전부터 밀란 쿤데라의 <웃음과 망각의 책>과 <해리포터> 시리즈처럼 오늘날 작품까지 구체적인 장면을 짚어가며, 섬세하게 읽을 때 비로소 드러나는 문학의 어떤 즐거움을 전하려는 시도다.

    물론 이를 꼭 익혀야 하는 건 아니다. 서사와 플롯, 문학의 언어와 픽션의 성격, 해석과 가치 판단의 문제를 모른다고 사는 데에, 문학을 즐기는 데에 문제가 될 리 없다. 테리 이글턴 역시 분명하게 말한다. 이는 문학을 더 즐기도록 하려는 게 아니라 우리가 삶을 더 즐기도록 하려는 목적이라고. 그렇다. 비평과 분석이라 불리는 도구는 문학을 위대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삶을 즐겁게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 이런 도구를 섬세하고 세련된 방식으로 다루는 시대의 장인 테리 이글턴, 이제 그가 펼치는 솜씨를 즐길 시간이다.

  • 근시사회
    폴 로버츠 (지은이), 김선영 (옮긴이) | 민음사 | 2016년 1월 "최소 다수의 최소 행복? 근시사회의 도래"

    내일의 행복을 위해 오늘의 행복을 유예하지 말라는 경구가 통하던 시대가 있었다. 옛말이 대개 그러하듯 어느덧 본뜻은 사라지고 그저 오늘의 행복만 찾는 시대가 열렸다. 더 멀리, 더 빨리 닿을 수 있게 되었지만, 어느새 더 멀리, 더 빨리 이룰 수 없는 일들은 시야에서 사라졌다. 대다수가 이런 삶에 들어서자, 이제는 내일을 내다볼 시력과 주변을 돌아볼 감각을 가진 이를 찾기 어렵게 되었다. 이른바 근시사회가 도래한 것이다.

    <식량의 종말>과 <석유의 종말>로 지구적 차원에서 벌어지는 시스템 붕괴를 고발한 폴 로버츠는, 순간의 욕망을 참지 못해 장기적 손해를 감수하는 개인의 충동이, 어떻게 사회 전체로 퍼져 모두가 ‘최소 다수의 최소 행복’이란 말도 안 되는 결론에 이르렀는지 드러낸다. 모두가 하루살이가 될 때까지 근시사회로 달려갈지, 내일을 기대하며 함께 나아갈 용기를 내 근시사회에서 벗어날지 되묻지만, 솔직히 별 기대가 되지 않는다. 내 시선이 근시에 불과할 뿐이길 간절히 바란다.

  • 환율의 미래
    홍춘욱 (지은이) | 에이지21 | 2016년 2월 "경제를 보는 눈, 환율"

    베스트셀러 <인구변화가 부의 지도를 바꾼다>의 저자 홍춘욱 박사의 신작. 한국을 대표하는 이코노미스트인 그는 인구문제에 대해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으며, 정량 분석 및 경제 분석 부문에서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선정된 바 있다. 이번 책의 주제는 환율이다. 최근 세계 경제는 격렬한 환율 변화로 몸살을 앓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하가 세계 금융시장에 미칠 파급력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이처럼 환율은 세계 경제의 중요한 변수지만 이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홍춘욱 박사는 이 책에서 환율과 외환시장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들려준다. 우선 외환시장의 구조와 환율이 결정되는 시스템, 환율을 결정짓는 요소에 대해 알아보고, 환율이 각국 금융시장과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말미에는 일본의 아베노믹스, 중국 위안화의 기축통화 이슈 등 아시아 통화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와 약간의 투자 팁도 함께 실었다. 비단 투자자들뿐 아니라 경제를 보다 폭넓게 이해하려는 일반인들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환율 길라잡이라 하겠다.

  • 화가 반 고흐 이전의 판 호흐
    그레고리 화이트 스미스, 스티븐 네이페 (지은이), 최준영 (옮긴이) | 민음사 | 2016년 1월 "고흐 또는 호흐, 신화에서 화가로"

    핀센트 판 호흐. 외국어표기법에 따르면 그의 이름은 이렇게 불리우는 쪽이 맞다. 그러나 많은 이들은 빈센트 반 고흐라는 익숙한 이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 화가는 '고흐'일 때 비로소 완성되는 듯하다. 그 관념에 맞서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 이 책이 일부러 '판 호흐'라는 이름을 선택하고 제목에서 두 이름을 병기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이 책은 새로이 밝혀진 사실들을 비롯한 각종 자료를 통해 '비참한 삶을 살았던 천재 반 고흐'라는 신화에 도전한다. '판 호흐'의 삶은 반 고흐의 신화보다 빈틈이 많으며 세속적이다. 판 호흐는 좀더 '보통의 사람'에 가깝다. 그는 인정 욕구로 가득 차 있고 돈 앞에서는 언제나 뻔뻔했으며 여자에게도 늘 관심이 많았다. 소심했지만 고집이 세서 피해망상적인 사고에 늘 시달리기도 했다. 판 호흐의 삶을 읽다 보면 그간 사람들이 한 천재의 삶에 얼마나 많은 환상을 덧붙여 놓았는지 알 수 있다. '반 고흐'는 화가이기에 앞서 아이콘이 되어버렸던 것이다. 그를 신화 속에서 끌어와 우리 곁에 자리매김시킨 이 책을 통해 비로소 '판 호흐'는 신화이기에 앞서 화가로, 한 인간으로 돌아온 듯하다.

    잭슨 폴록의 전기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두 공저자는 이 책에서도 풍부한 사료를 단정한 문장들 속에 잘 담아냈다. 많은 데이터를 하나의 이야기 속에 가지런히 담은 모습을 보는 것은 책을 읽는 큰 기쁨 중 하나인 바, 미술과 책을 사랑하는 많은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2.192016
  • 루미너리스 1
    엘리너 캐턴 (지은이), 김지원 (옮긴이) | 다산책방 | 2016년 2월 "치밀한 이야기에 내려눌리는 기쁨"

    <루미너리스>는 고밀도로 짜여진 소설이다. 일단은 세상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몰려나 결국 마지막 한 방을 노리고 금광을 찾아 온 사람들의 이야기다. 금광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오지의 삶은 그들의 절박한 인생을 드러낸다. 여기에 살인사건이 추가되고, 출처 불명의 금 무더기가 추가되면서 안그래도 강렬한 캐릭터들이 움찔거리던 이야기는 금새 탄력을 받아 튀어나간다. 그런데 이 강렬한 이야기는 그저 재미난 드라마에 머물지 않는다.

    앨리너 캐턴은 등장인물들을 열두 개의 별자리와 점성술에서 자주 등장하는 행성들을 상징하는 성격으로 설정했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주인공 무디는 수성을 상징하며, 그는 (작품 전체를 1년으로 가정했을 때) 1년 중 수성이 관측될 수 있는 시기에 등장해 관측 불가능한 시기에 모습을 감춘다. 다른 인물들도 자신이 상징하는 별자리 및 행성의 특성에 따라 움직인다. 현대 순문학 소설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이 치밀하고도 노골적인 '상징' 설정에서 독자들의 호오가 갈릴 수는 있다. 이야기가 상징에 눌려 버렸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소설의 전개는 상징성을 제외하고서도 충분히 강렬해서 그냥 읽어도 무방하다. 물론 삶의 마지막 희망을 안고 세계의 끝으로 흘러들어온 인간들의 흥망성쇠가 우주의 운행과 마주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경험은, 긍정할 수 있다면, 마음에 정말로 거대한 파도를 일으켜줄 것이다.

  •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세트 - 전4권
    아르놀트 하우저 (지은이), 반성완, 백낙청, 염무웅 (옮긴이) | 창비 | 2016년 2월 "바뀐 시대, 다른 세대에 도전하는 고전"

    세칭 ‘문예사’로 불리는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는 1951년 출간된 이후 여러 나라에서 널리 읽히며 고전으로 자리매김한 책이다. 한국에도 60년대에 일부 내용이 소개되고 70년대에 단행본으로 출간되기 시작했는데, 예술이 시대와 사회관계 속에서 빚어진 산물이라는 예술사회학의 관점이 7, 80년대 한국사회의 실천지성, 참여지식인이란 시대정신과 맞닿아 꽃을 피웠고, 90년대 이후에는 대학가를 중심으로 필수교양서로 읽히며 시대의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에 나온 개정판은 ‘문예사’를 읽는 데 아쉬움으로 남았던 다양한 컬러 도판을 추가하여 아르놀트 하우저가 예술형식, 예술가와 함께 강조한 수요자(관객)를 배려했고, 본문 편집도 21세기에 맞춰 새롭게 작업하여 지난 세기말에 출간된 이전 판본과 비교하며 이 책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를 맛볼 수 있게 하였다. 한때 시대정신을 대표하던 고전이 바뀐 시대, 다른 세대에게 얼마나 도전적으로 다가설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한때를 기억하는 분들께도 걸작의 품격을 다시 만날 기회가 되기 바란다.

  • 진정성이라는 거짓말
    앤드류 포터 (지은이), 노시내 (옮긴이) | 마티 | 2016년 2월 "진정 진정성과 거짓말을 구분할 수 있을까"

    제목에 드러나듯 진정성의 반대편에는 거짓말이 있다. 그렇다면 진정성은 칭송받아 마땅할 텐데, 왜 사람들은 진정성을 강력하게 요구하면서도 상대가 진정성을 꺼내는 순간 태도를 바꿔 그건 거짓말이라고 비난하는 걸까. 진정성과 거짓말이 반대말이 아니라 같은 말이라는 걸까. 아니면 진정성이라는 게 너무나 고결한 가치여서 한낱 인간 따위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경지라고 생각하고는, 꾸준히 수양해야 할 진정성의 길을 마치 이미 걸어봤다는 듯 이야기하는 게 못마땅해서일까. 진정성에 의문을 품기 시작하자 비로소 진정성 있는 물음이 샘솟기 시작한다.

    조지프 히스와 함께 <혁명을 팝니다>를 쓴 앤드류 포터는 진정성의 정확한 실체를 모르면서도 그것이 무엇이든 진정성을 간절히 원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진정성이 언제 어떻게 생겨나 오늘날 의미 있는 삶의 양식으로 자리 잡고 현대의 문제를 해결할 방편으로 여겨지는지 추적하기로 마음먹는다. 역시 제목에서 드러나듯 결론은 이러한 진정성이 허구라는 것이다. 진정성에 대한 오해 탓에 이제는 진정성을 추구할수록 진정성을 잃어가는 듯한 상황에 이르렀다. 이 거대한 거짓말의 반복, 순환, 확대재생산에서 인간은 과연 진정성(거짓말)을 구분할 수 있을까. 이 책은 배신으로 가득한 진정성 찾기의 길에서 벗어날 새로운 질문과 태도를 찾아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고, 그것이야말로 진짜 원하는 것을 찾을 유일한 길일 수 있다고 말한다.

  • 조금만 기다려 봐
    케빈 헹크스 (지은이), 문혜진 (옮긴이) | 비룡소 | 2016년 2월 "케빈 헹크스, 세 번째 칼데콧 수상작!"

    <내 사랑 뿌뿌> <달을 먹은 아기 고양이>에 이은 케빈 헹크스의 세 번째 칼데콧 수상작. 작가 특유의 서정적인 그림과 잔잔한 어조로 '기다림'의 의미를 이야기한다. 아이들에게 친근한 동물 장난감을 의인화하고, 창밖의 계절과 풍경의 변화로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여 '기다림' '시간' 혹은 '만남'과 '이별' 같은 추상적 개념들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다.

    기다림은 앞으로 무언가 두근거리는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설렘을 주고, 기다림이 길수록 바라던 일이 이루어지는 순간 느끼는 행복은 크다. 바쁜 일상을 잠시 멈추고, 사랑스러운 장난감들과 함께 평온함과 안정감을 느껴보자.

2.232016
  • 처음처럼
    신영복 (지은이) | 돌베개 | 2016년 2월 "신영복 선생이 남긴 아름다운 서화"

    신영복 선생의 글과 글씨와 그림을 엮은 잠언집 <처음처럼>이 초판 출간 이후 근 10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출간되었다. 첫 글 「처음처럼」과 마지막 글 「석과불식」만 그대로 두고 전체 구성을 대폭 바꾸었으며, 삭제하거나 교체하고 추가한 원고가 많아 2007년 초판에 비해 3분의 1 가량 분량이 늘어났다.

    생전의 선생은 병환 중에서도 몸이 허락하는 한 <처음처럼>의 문장을 다듬고 그림을 추려내는 작업에 힘을 쏟았다. 이 책은 선생이 마지막까지 손수 정리한 유작인 셈이다. 선생은 "역경을 견디는 방법은 '수많은 처음'을 꾸준히 만들어내는 길밖에 없다"고 강조하였다. 삶과 사람과 사회에 대한 깊은 사색의 글, 그리고 역경을 견디는 자세에 관한 주옥 같은 말씀이 담긴 <처음처럼>은 살아가면서 '수많은 처음'과 마주할 때마다 큰 힘과 위로가 되어줄 것이다.

  • 이기는 프레임
    조지 레이코프, 엘리자베스 웨흘링 (지은이), 나익주 (옮긴이) | 생각정원 | 2016년 2월 "프레임, 상대를 이길 유일한 방법"

    진보든 보수든 자유, 평등, 정의, 공정성이 중요하다는 데에는 동의한다. 문제는 각자 생각하는 자유, 평등, 정의, 공정성의 내용이 다르다는 데 있다. 여기에 진보든 보수든 선거에서 이겨야만 원하는 내용을 정책으로 펼칠 수 있다는 현실 조건이 더해지니 상황은 훨씬 복잡하다. 타협을 위해 상대의 프레임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주도권을 빼앗으려 내용 일부를 의도적으로 누락한 사이비 프레임을 제시하기도 하니, 중심을 잃고 우왕좌왕하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상대편으로 건너가는 경우도 생긴다.

    인지언어학을 바탕으로 프레임 이론을 제시한 조지 레이코프는 전작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에서 진보가 왜 선거에서 패배하는지를 밝혔는데, 이번 책에서는 그럼에도 왜 이기지 못하고 계속 지는지 원인을 다시 짚고는 드디어 이기는 프레임을 짜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민영화, 노동, 교육, 에너지 등 한국사회에서도 중요한 쟁점으로 다뤄지는 각 영역에서, 보수가 그간 어떻게 강력한 프레임을 구축했는지, 진보가 이를 깨뜨리고 새로운 프레임을 구성할 방법은 무엇인지 밝힌다. 물론 새로운 개념고 새로운 언어가 당장 적용될 리는 없다. 그럼에도 시도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것이 상대를 이길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 시작하기 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티나 실리그 (지은이), 김효원 (옮긴이) | 마일스톤 | 2016년 2월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미래 로드맵"

    스탠퍼드대 학생들이 가장 열광하는 명강의의 주인공, 세계적 베스트셀러 <스무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의 저자 티나 실리그의 신작이다. 실리콘밸리의 요람이라 불리는 스탠퍼드 기업가 정신 연구소 STVP에서 집행이사로 활동 중인 그녀는 16년 동안 창조성과 기업가 정신에 대해 강의하면서 얻은 지식을 이 책에 풀어놓는다. 그녀에 따르면 창조성과 기업가 정신은 특별한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며 충분히 훈련될 수 있다. 그리고 그 핵심에는 세상이 기회로 가득 차 있다고 바라보는 기업가적 마음가짐, 기회를 활용하기 위한 구체적인 문제 해결 도구, 영감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필요한 명확한 로드맵이 있다.

    상상력, 창조성, 혁신, 기업가 정신은 누구나 이야기하는 성공의 열쇠지만, 티나 실리그 교수는 각 키워드의 연관성, 그리고 상호작용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이 1년 간 공들여 개발한 '발명 주기(Invention Cycle)' 모형을 토대로 네 개의 키워드를 하나의 순환 주기로 설명하고, 성공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각 단계별 행동 플랜을 함께 제시한다. 책에서 강조하는 기업가 정신은 창업에 국한되지 않는다. 당신의 아이디어가 무엇이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체계가 이 책에 담겨있다.

  • 두근두근 한국사 1~2 세트 - 전2권
    배성호, 박찬희, 김종엽 (지은이), 전미화 (그림), 김한종 (감수) | 양철북 | 2016년 2월 "사진과 그림으로 시작하는 초등 한국사"

    2015년 개정된 초등 사회 교과 과정에 맞추어 새롭게 쓴 어린이 역사책. 초등학교 5학년 2학기 사회 교과서 사전 학습을 위한 1편, 6학년 1학기 사회 교과서를 읽기 전에 보는 2편, 전2권으로 한국사 기본기를 탄탄하게 다진다. 선사시대부터 대한민국까지 60가지 주제를 ‘이미지’ 중심으로 깊이 있게 살펴본다. 초등 사회 교과서 편찬 위원, 학예연구사, 역사책 전문 편집자로 구성된 세 명의 집필진이 함께 썼다.

    하나의 이미지에서 수많은 질문을 이끌어낸다. 거듭해서 ‘왜?’라는 질문을 던지며 요리조리 뜯어보니, 역사 속에 숨은 다채롭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하나둘 고개를 내민다. 이를 토대로 역사를 상상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책장이 수월하게 넘어간다. 한국사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면서 역사를 해석하는 힘까지 길러준다.

2.262016
  • 세인트존스의 고전 100권 공부법
    조한별 (지은이) | 바다출판사 | 2016년 2월 "특별하지만 당연한 세인트존스의 공부"

    세인트존스는 하버드나 예일 같은 아이비리그 대학이 아니다. 그럼에도 종종 이 대학의 교육과정이 소개될 때면 화제에 오른다. 일단 4년 동안 고전 100권을 읽는다는 데에 놀라고, 고전을 읽는 게 아니라 고전만 읽는다는 데에 다시 놀란다. 별도 전공 없이 고전을 읽고 토론하는 게 수업이고, 따로 치르는 시험 없이 토론 참여 태도와 내용으로 학생을 평가한다. 뿐만 아니라 수학이나 과학처럼 지식 습득이 필요한 과목도 고전으로 배운다. 유클리드 기하학을 그가 남긴 글을 읽으며 증명한다든지, 옛날 과학자가 했던 실험을 그대로 재현하는 방식이다. 외국어는 고대 그리스어와 불어를 배우는데, 회화가 아니라 문법과 독해가 중심이다. 작가가 쓴 언어로 고전을 마주하기 위해서다.

    고전을 강조하면서도 고전을 읽을 기회를 마련하기 어려운, 고전이 필요하다 하면서도 고전에 힘을 쏟지 못하는 한국 실정이기에, 고전 읽기를 교육의 중심으로 실현하는 세인트존스의 특별하지만 당연한 학풍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게다가 이 대학을 다닌 한국 저자의 진솔한 경험담이라, 섣부른 기대와 환상에서 벗어나 그곳을 교육을 한국 상황에서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저자는 앞으로 무슨 일을 하든 시간을 들여 이곳에서 읽은 책들을 다시 읽으며 평생 공부하겠다는 마음이, 4년 동안 이곳을 다니며 고전 100권을 읽고 난 소감이라 말한다. 그렇다. 본래 고전이란 이렇게 읽는 법이다. 저자의 특별하고도 당연한 깨달음이 그가 다닌 학교와 자연스레 겹친다.

  • 음의 방정식
    미야베 미유키 (지은이), 이영미 (옮긴이) | 문학동네 | 2016년 2월 "돌아온 작은 영웅들"

    전작 <솔로몬의 위증>에서 교내의 사망 사건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씩씩하고 현명하게 헤쳐갔던 후지노 료코. 20년이 지나 변호사가 된 그녀는 한 중학교 교사의 변호를 맡아 다시 학교 내의 사건 속으로 뛰어든다. 그녀가 과거에 겪었던 일들에 비하면 크지는 않은 사건 같다. 한 교사가 폭언을 퍼부어 학생 한 명이 캠프 도중 이탈하고 한 명이 자살 미수 소동을 일으킨 것이다. 문제의 교사는 학생들의 증언을 전면 부인하며 후지노 료코를 선임했고, 그녀는 의뢰인을 최대한 보호하는 동시에 사건의 진실과 마주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 반대편에는 지나온 삶을 청산하고 사립탑정으로 출발한 스기무로 사부로가 있다.

    출판사 편집자였다가 굴지의 대기업 가문의 사위로, 그러다 다시 빈손으로 돌아와 사립탐정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스기무로 사부로는 이 사건에서 학부모들의 의뢰를 받아 사건을 진행중이다. 그는 조사 과정에서 반대측 변호인인 후지노 료코를 만나 사건의 퍼즐을 끼워 맞춘다. 작다면 작은 일에서 시작된 이 비극은 어떻게 마무리지어질 것인가. 의뢰인을 향한 의무와 진실을 향한 열망은 한데 모일 듯 모이지 않을 듯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미야베 미유키의 팬들을 위한 작고 감동적인 스핀오프 에피소드.

  • 미라클 모닝
    할 엘로드 (지은이), 김현수 (옮긴이) | 한빛비즈 | 2016년 2월 "몽롱한 아침,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겠는데, 잠에서 깨어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아직 덜 깬 상태로 출근 준비 말고 무슨 일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런데 아침의 6분이 인생을 바꾼다면? 6분이라면 충분히 시도해볼 만한 시간이다. 무슨 대단한 일을 하자는 것도 아니다. 책에 담긴 아이디어대로, 여섯 가지의 아주 작은 행동들에 1분씩만 투자하면 된다.

    저자의 이력은 각별하다. 교통사고로 걸을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다쳤던 그는 아침의 작은 변화를 통해 신체적, 경제적 죽음을 극복하고 현재 자기계발 강연자로, 베스트셀러 작가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물론 저자처럼 성공한다는 법은 없다. 하지만 사소한 것처럼 보이는 일들이 습관이 되어 꾸준히 유지된다면 우리의 삶은 생각보다 크게 달라져 있을지도 모른다.

  • 장진우식당
    장진우 (지은이) | 8.0 | 2016년 1월 "특별한 공간 '장진우식당' 첫 이야기"

    식당 주인, 공간 디자이너, 장진우회사 대표, 스피커 수집가, 라이프 아티스트. 다양한 수식어를 갖춘 장진우가 그의 첫 책 <장진우식당>을 통해 '장진우'와 '장진우식당'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2011년 경리단길의 작은 공간을 개인 서재 겸 작업실로 꾸며 친구들을 초대해 매일 맛있는 밥 한 끼를 지어주었다. 입소문을 타면서 그 개인 공간은 '장진우식당'이 되었다. 작은 식당을 오픈한 지 5년 후, 여러 매장을 추가로 오픈했고, 경리단길은 '장진우거리'라는 두 번째 이름을 얻었다.

    테이블 하나에 의자는 여덟 개, 그리고 매일 달라지는 메뉴. 작은 식당으로 배고픈 이들이 하나둘 찾아와 그 공간을 따스하고도 풍성하게 채워주었다. 젊은 부부부터 노인까지, 각자의 사연을 갖고 방문한 특별한 손님들에 관한 기록이 한 권의 책 <장진우식당>이 되었다. 책에는 사람 이야기뿐 아니라, 식당, 취향, 문화, 그리고 메뉴 이야기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대표 식당들의 레시피도 수록해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준다.

2.292016
  • 마크툽
    파울로 코엘료 (지은이), 황중환 (그림), 최정수 (옮긴이) | 자음과모음 | 2016년 2월 "코엘료 신작, 삶의 지혜를 담은 이야기들"

    베스트셀러 <마법의 순간>의 저자 파울로 코엘료와 그림작가 황중환이 다시 만나 3년 만에 새로운 작품을 선보였다. 이 책은 파울로 코엘료가 1993년 6월 19일부터 1994년 6월 11일까지 1년 동안 브라질 신문 「 라 폴라 지 상파울루」에 연재한 글들 중에서 선별해, 황중환의 일러스트를 추가하여 묶은 것이다. 책에 담긴 이야기들은 11년의 세월 동안 스승에게 받은 가르침과 지인들이 전해준 인상 깊은 에피소드들이다.

    파울로 코엘료는 책의 서문에서 연재 당시의 바쁜 상황과 집필 작업의 어려움을 고백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업하는 동안 객관적이고 직접적인 글쓰기 방법을 조금씩 터득하며 '영혼의 풍요'를 경험했다고 밝힌다. 인생을 살다 보면 누군가의 조언이 절실히 필요한 순간과 맞닥뜨릴 때가 있다. 삶의 경험을 통해 얻은 지혜들을 들려주는 이 책은 바로 그런 순간을 위한 책이다. 짧지만 마음을 울리는 따뜻한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다.

  •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이기호 (지은이), 박선경 (그림) | 마음산책 | 2016년 2월 "웃다가 찡, 이기호 짧은 소설"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사과는 잘해요> 이기호 짧은 소설. 소박한 삶의 풍경을 재치있는 말솜씨로 포착해 '희비극적'인 소설을 발표해왔던 저자가 그의 장기를 십분발휘한다. "웃고 싶은가, 울고 싶은가, 그럼 ‘이기호’를 읽으면 된다(소설가 박범신)", "이기호의 소설에는 심장 박동 소리가 난다(시인 함민복)"와 같은 평에 부응하는 40편의 이야기가 한 권에 실렸다.

    아무리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는 불안한 현실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가 개인의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된 현재를 관통하는 지금 이 순간. 폼 나는 사람들, 세련된 사람들이 아닌 좌충우돌 전전긍긍 갈팡질팡 하는 우여곡절 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맞닥뜨린 어떤 '아무렇지 않은' 순간을 작가는 호명한다. 무표정한 얼굴에서 웃음을 짚어내고, 굳게 다문 입술에서 슬픔을 읽어내는 순간, 짧은 소설이 깊은 의미를 전한다.

  • 세계제국사
    제인 버뱅크, 프레더릭 쿠퍼 (지은이), 이재만 (옮긴이) | 책과함께 | 2016년 2월 "제국은 다양성을 어떻게 다루었을까?"

    세계사에서 제국의 시대라 불리던 때가 있었다. 물론 제국은 이보다 훨씬 오랫동안 세계를 지배했고, 제국을 운영했고, 주변에 영향을 끼쳤다. 제국이 여전히 유효한지, 제국의 시대가 정말 저물었는지에 대해서는 평가가 다르겠지만, 오늘날 세계를 파악하고 새로운 체제를 구상하는 데에 제국이 유의미하다는 데에는 반대하기 어렵다. “제국은 다양성을 어떻게 다루었을까” 하는 물음 때문이다.

    제국은 필연적으로 중심부와 다른 문화를 가진 영역을 만나게 된다. 정복하거나 통합한 이들의 다양성을 어떻게든 관리 가능한 영역에 묶어두고, 그러면서도 구별과 위계를 유지해야 하는 복잡한 정치 체제다. 이런 차이를 위계로 누르고 동질성만 강요한 제국과 오히려 연계를 구축하는 요소로 삼아 정치의 도구로 활용한 제국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오래 강성했을까. 제국이든 제국이 아니든 민족과 문화의 다양성을 마주할 수밖에 없는 오늘날, 반면교사와 타산지석으로 삼기에 충분한, 더불어 재미와 흥미를 끌기에 부족함이 없는 텍스트라 하겠다.

  • 침묵의 기술
    조제프 앙투안 투생 디누아르 (지은이), 성귀수 (옮긴이) | arte(아르테) | 2016년 2월 "침묵의 지혜는 여전히 유효한가"

    침묵과 말 가운데 어느 쪽이 쉽고 편할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가만히 있는 침묵이 생각을 문장으로 정리하고 힘을 들여 혀 근육을 놀려야 하는 말보다 쉬워 보이지만, 침묵은 그저 말을 자제하는 상태가 아니라 더 나은 말을 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고, 단순히 입을 닫고 있는 게 아니라 그럼으로써 무언가를 표현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말하지 않음을 무능이라 여기고 말하지 않음을 무용이라 여기는 오늘날, 200년 전 <침묵의 기술>을 다시 펼치는 까닭이다.

    오늘날이라 말했지만 200년 전에도 이미 말의 천국이 도래했으니, 언제 어떻게 침묵해야 하는지 아는 이가 적었다. 그렇게 침묵하던 이들은 아예 말을 하지 못하는 이들로 취급되어 더는 말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으니, 깊이 숙고한 후에 입을 열고 모르는 것에 입을 다물 줄 아는 지혜는 다른 말에 가려 말해지지 않았다. 이 책은 그 침묵을 깨고 침묵의 가치를 드러내며 침묵의 방법을 기록한 침묵의 글이다. 그 첫 번째 원칙은 이렇다. "침묵보다 나은 할 말이 있을 때에만 입을 연다." 이 책만큼 이 원칙에 충실한 사례도 없을 것이다. 이 소개글이 너무 길게 느껴져 민망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