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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멜랑콜리의 색깔들 - 중세의 책과 사랑 (중세의 책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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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세기 중세 프랑스의 문학과 감성을 주제로 한 책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엑스쿨투라 총서 네번째 권으로 나온 자클린 세르킬리니툴레의 이번 책은, 자신을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선 난쟁이’로 칭하며 선조들보다 더 멀리 본다고 의기양양해하던 12~13세기와 달리, 화려했던 한때가 가고 스스로를 선대의 보잘것없는 후손이자 날 때부터 이미 늙어버린 아이라 여겼던 14세기를 다룬다.



    중세 프랑스인들은 14세기를 어떻게 인식했고 어떻게 책을 대했는가? 저자는 이 시기가 모든 것이 다 이야기됐고 더는 새로울 게 없다는 인식이 만연해 있던 ‘멜랑콜리의 시대’였음을 강조한다. <장미 이야기>에서 비용의 <유언의 노래>에 이르는 시기, 프랑스어는 지위가 뚜렷해지고 라틴어와의 관계 속에서 제 위상을 명확히 하고자 노력한다.



    여기저기 떠돌며 재능을 펼치던 유랑예인들이 궁정의 음유시인이 되는가 하면, 왕의 명을 받은 ‘학식 있는 자들’과 ‘작가들’에 의해 위대한 번역들의 시대가 열린다. 저자는 이 책에서 교회의 분열과 왕위 계승 전쟁, 굶주림과 흑사병으로 흉흉하기 그지없던 한 시대와 그 무렵의 사람들이 택한 문화 전략들을 보여준다.



    그와 더불어 14세기 사람들의 피난처이자 이상화된 거울이었던 책, 질서와 영속성과 보존을 약속하는 수단이었던 책의 공간 속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자연스레 예시된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의 일차 문헌들과 당대 사회정치 상황을 통해, 그간 두루뭉술하게 지칭되던 ‘중세’ 안에서 14세기 고유의 특성을 끄집어낸다. 사랑의 궁정에서 슬픔이 기쁨이 되고 세상에 대한 멜랑콜리가 글쓰기에 대한 매혹으로 바뀌고 비로소 제 색깔을 찾기 시작하는 한 시대를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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