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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문학 평론가이자 번역가, 출판사 바람의아이들 대표인 최윤정의 산문집으로, 꾸며놓은 이야기라면 결코 가질 수 없는 '진짜' 일상과 느슨한 듯하면서도 유연한 시야로 포착한 다양한 생각들이 담겨 있다. 일상에서 느끼는 단상과 짤막한 삽화들은 거대한 메시지를 위해 나란히 줄지어 서 있는 서사로는 잘 파악하기 힘든 진짜 삶을 드러내준다.
과장하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희로애락이 담겨 있는 것이다. 저자는 위험천만하게 차도를 건너는 떠돌이 개나 지하철에서 육탄전을 벌이는 노인들,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조그만 아이 등등 우연히 스쳐가는 짧은 만남도 놓치지 않고, 양파를 다듬거나 고구마와 감자를 삶는 동안에도 인생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때의 인생은 높은 곳에서 관조하는 풍경이 아니라 직접 부대끼고 좌충우돌하는 '생활'에 가깝다. 저자는 생활인으로서 빵을 사고 산길을 걷고 병원 대기실에서 차례를 기다린다. 나란히 서 있는 슈퍼 두 곳 때문에 공연히 신경을 쓰거나 비오는 날 산책을 하러 나섰다가 엉뚱한 길로 들어서기도 한다. 요컨대 21세기 대도시 서울에서 누릴 법한 지극히 일상적인 일들이다.
하지만 별볼일 없는 사물이나 날마다 되풀이되는 일상이라도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그 안에 각각의 우주를 담고 있기 마련이다. <우호적인 무관심>에서 저자는 짧은 일별에 그칠 수 있는 수많은 에피소드 사이를 자유롭게 거닐면서 그때그때 다른 무게와 깊이의 생각을 드러내준다. 때로는 가볍고 경쾌하게, 때로는 한없이 진지하고 절실하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