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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음식의 언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인문학)
2015년 역사 분야 5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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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허기를 품격있게 채워줄 인문학 만찬!

    TV프로그램 《삼시세끼: 어촌편》에서 ‘차줌마’ 차승원이 토마토케첩을 뚝딱 만들어내 화제를 일으킨 바 있다. 사 먹는 게 당연한 가공품이 한 배우의 손으로 직접 만들어지는 걸 보며 사람들은 놀라워했고 열광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교양 강의’로 정평이 난 스탠퍼드대 대표 교양 강의 ‘음식의 언어’를 책으로 재구성한 『음식의 언어』는 바로 이 토마토케첩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토마토를 굳이 붙이지 않아도 케첩을 토마토로 만든다는 사실은 거의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케첩이라는 말 앞에 토마토를 덧붙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댄 주르패스키 교수는 이 사소한 부분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언어학적으로 치밀하게 탐구했다. 그 결과 케첩은 미국이 아닌 중국 음식이었다는 것, 원래 주재료는 토마토가 아닌 생선이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저자는 전투 중인 한무제를 사로잡았던 강렬한 맛의 기록에서부터, 영국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후 저장성을 높여 상품화시킨 오늘날의 토마토케첩까지 케첩이라는 단어가 품고 있는 수천 년 모험의 역사를 들려준다. 뿐만 아니라 영국의 국민음식 피시 앤 칩스, 이국의 추수감사절 요리인 칠면조 등에 담긴 흥미진진한 사연과 매혹적인 여정을 통해 세계의 역사를 새로 바라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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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에서 나와 입으로 들어가는 이야기"
    어르신들 말씀에 “먹을 때 입 열지 말라.”는 말이 있다. 밥상머리에서 산만하고 분주한 아이를 꾸짖는 말인데, 먹을 때는 떠들지 말고 먹는 데에 집중하라는, 그러니까 먹을 게 귀하던 시절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 보면 먹으면서 입을 열지 않더라도 머릿속으로는 끊임없이 말과 글, 언어를 떠올려야만, 제대로, 맛나게 먹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스탠퍼드대학 언어학 교수 댄 주래프스키는 음식에 관한 거의 모든 언어, 음식 이름의 어원은 물론이고 메뉴판에 적힌 설명이나 포장지에 적힌 홍보 문구까지 샅샅이 살펴,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과 입에서 나오는 말이 얼마나 긴밀하게 붙어 있는지 알려주는데, 역사와 문화는 물론이거니와 실생활에 도움이 될 이야기도 많다. 음식을 설명하는 글에서 글자가 하나 늘어날수록 음식값이 18센트 비싸진다는 통계나 진짜, 바삭한, 두툼한 같은 표현의 속사정을 알게 되면, 이제는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먹는 일이 이렇게 힘들어서야.” 싶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내가 먹는 것이 바로 나.”이고 “내가 먹고 말하는 것이 바로 내가 되고 싶어 하는 것.”이라 하니, 대충 먹고 대충 살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말이다. 자, 이제 입을 다물고 이 책을 먹자, 아니 읽자.
    - 인문 MD 박태근 (2015.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