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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희망으로 가는 길 (한겨레 20년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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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가 창간 스무 돌을 맞아 그 20년 역사의 기록을 엮었다. 사람과 사건들, 정사와 야사, 논쟁사를 담았다. 경영의 어려움, ‘가야할 바’에 대한 내부 논쟁 등 한계와 아픔의 역사까지 담았다. 숨은 이야기를 담은 ‘돋보기’라는 꼭지와 내부에 격론을 불러일으켰던 4가지 주요 쟁점을 정리한 ‘한겨레 논쟁’을 구성했다.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없던 국민모금을 통해 태어난 [한겨레]는 87년 6월항쟁이 기폭제가 된 민주화의 결실이라 하겠지만, 그 이후에는 스스로가 한국 민주주의 발전의 개척자 역할을 해왔다. 군사정권에 의해 언론현장에서 쫓겨난 해직기자들과 굴종언론의 청지기 노릇을 스스로 거부한 현직기자들이 뜻을 모아 만들었다. 6만여 명의 국민들이 창간 기금을 내어 주주가 됐다.



    국민주주 중심의 소유구조, 컴퓨터조판시스템(CTS) 전면 편집, 순 한글 가로쓰기 전면 편집, 출입처 제도 혁파, 편집위원장 직선제 도입, 민주주의적 편집위원회 제도 도입, 신문사 윤리강령 채택, 민생 인권 중심의 편집국 구성, 독자투고 고정지면 배치, 1면에 칼럼 편집 …. 한겨레는 각종 혁신의 선구자였다.



    창간과 함께 분단의 금기, 권력의 비리, 재벌의 치부를 드러냈다. 한겨레의 모든 독자가 양심적 제보자가 됐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의 부패, 비리 사실을 알게 됐을 때, 그들은 한겨레 기자부터 찾았다. 한겨레 창간을 통해 권력이 언론사주를 보호하고, 언론이 권력자의 치부를 가렸던 권언 유착의 시절도 끝이 났다.



    한겨레는 87년 6월 민주항쟁의 한 결실이었지만, 이후에는 한겨레 스스로 한국 민주주의 발전의 개척자 구실을 했다. 지난 20년 동안, 노태우 정부 시절의 ‘고문기술자 이근안 특종’, 김영삼 정부 시절의 ‘김현철 비리 특종’, 김대중 정부 시절의 ‘옷로비 특종’, 노무현 정부 시절의 ‘한미 FTA 심층보도’를 비롯해 한겨레는 줄기차게 군사정부를 고발하고, 민주정부를 감시했다.



    90년대 중반 이후에는 생태, 여성, 소수자 인권 분야의 의제를 이끌었다. 2000년대 들어서는 한화 김승연 회장의 폭행 사건, 삼성 비자금 의혹 사건 등을 특종 보도하면서 자본권력의 감시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겨레가 변화시킨 한국 사회, 한국 사회와 더불어 변화한 한겨레의 흔적이 《희망으로 가는 길》에 새겨져 있다.



    80년대 후반에는 안기부가 편집국을 압수수색까지 하면서 한겨레를 탄압했다. 90년대 후반에는 안기부의 주도로 광고 수주 방해 공작이 벌어졌다. 최근에는 삼성 비자금 보도를 빌미삼은 삼성 그룹의 광고 게재 거부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내부에서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신문사의 갈 바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 한겨레에 대한 신념과 애정이 너무 투철하여 정치적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논란의 와중에 상처를 입고 신문사를 떠난 이도 있었다. 경영의 어려움 때문에 임직원 스스로 퇴직금을 주식으로 바꾸거나 집단으로 희망 퇴직했던 일 등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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