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디의 우산> <연년세세>의 소설가 황정은이 2021년 출간한 에세이 <일기>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산문집으로, 2024년 12월 3일 화요일에 시작해 2025년 5월 1일 목요일에 끝이 나는 작가의 일기를 그러모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12월 3일 화요일 오후 다섯 시, 작가는 세면대 밸브에서 물이 새는 것을 발견한다. 12월 4일 수요일, 기술자가 방문해 수리하기로 약속까지 잡았으나 그 약속은 다음 주로 미뤄지고 만다. 2024년 12월 3일 오후 열 시 삼십사 분, 바로 계엄이 선포되었기 때문이다.
황정은의 이 일기는 계엄 선포와 해제, 그리고 대통령 탄핵에 이르기까지의 불안과 혼란 속에서도 매일의 생활을 이어나가야 했던 한 개인의 감각과 생각, 사소하고도 절실했던 순간들을 섬세하게 포착해낸다. 커다란 사건의 그림자 아래서도 여전히 밥을 먹고, 고양이를 돌보고, 고장 난 세면대를 걱정하며 살아가야 했던 날들의 기록은 우리 모두의 시간이기도 했다. 그리하여 이 책은 한 사람의 작은 일기인 동시에 혼란의 시간을 견뎌낸 우리 모두의 기억을 다시 꺼내어 마주보게 하는 단단한 문장이자 시대의 기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