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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감각을 일깨워주는
이승범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감히 말하자면 그의 시들은
전통적인 서정시의 최정상에 있다“(황정산 시인, 문학평론가)
이승범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붉은 먼 곳을 두고 온 뒤 아픈 꽃마다 너였다』(문학들 刊)가 출간됐다. 시집의 제목은 「장미 후(後)」라는 시의 전문이다.
붉은 먼 곳을 두고 온 뒤
아픈 꽃마다 너였다.
단 두 줄로 이루어진 한 편의 시가 시집의 제목이 된 드문 경우다. 이번 시집의 서시라 할 수 있는 이 시에서, “붉은 먼 곳”이 “너”와 얽힌 과거의 어느 지점이라면, “아픈 꽃”은 그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겪은 무수한 “너”의 변형으로도 읽힌다. 과거이니 다시 돌아갈 수 없고, 돌이킬 수 없는 것. 그것은 한 개인, 하나의 사건, 하나의 경험 그리고 변하지 않는 어떤 궁극의 원형 같은 것일 터이니, 그것이 깨어진 지금, “아픈 꽃마다 너”일 수밖에 없다.
황정산(시인, 문학평론가)은 이것을 사랑의 노래로 설명한다. “장미의 형상을 통해 시인은 세월 속에서 잊히거나 잃어버린 기억 속의 사랑을 다시 불러낸다. 그것이 아픔인 것은 세월이 항상 ‘먼 곳’으로 사랑의 존재를 떠밀기 때문이다. 이 시집의 시들은 바로 그것에 저항하여 사랑을 회복하려는 지난한 노력의 과정이다.”
“붉은 먼 곳”과 “아픈 꽃” 사이의 거리, 이번 시집은 그 길 위에서 부르는 방랑자의 노래라 할 수 있다. 길과 당신, 인생과 사랑의 변주인 셈이다. 늦가을 어느 날, 시인은 떨어지는 은행잎을 바라보며 노래한다. “어쩌면 내일/장자는/다 내려놓고 떠날지도 모른다/어쩌면/듬성듬성/이승의 길/굽은 길마다/제 잎으로 길을 덮고/그 길을 잃을지도 모른다”“모든 길은 하나면 된다”(「11월, 은행나무」 부분).
아찔한 심연을 건너/당신의 수묵 속에서/먹물처럼 번지는/참,/이렇게 아픈 길이었다니(「배병우를 읽던 밤」 부분)
감꽃 속에는/그대의 귀가 숨어 있다/그대를 부르는 작은 귀가 숨어 있다/웅크리고 앉아/세상의 환한 꿈을 듣는다(「혼자 한 사랑」 부분)
이승범 시인의 시들은 시시각각 쫓기는 일상의 창가에 붉은 장미 한 송이를 가만히 올려놓는다. 당신에게도 “붉은 먼 곳”이 있겠지요? “아픈 꽃”들을 잊으셨나요? “푸른빛이/영혼에 닿는다는 믿음을” 조용히 건네준다. 우리가 오래전 잊어버린 꿈, 잃어버린 사랑, 혹은 어떤 원형에 닿을 수 없어 아픈 자들의 상처를, 그렇게 가만가만 어루만져 준다.
피카소의 마지막 물감 주문서는/권총 자살한 핏빛이었다/신들의 피부색은 파랗다/푸른빛이/영혼에 닿는다는 믿음을 경전으로 한다(「세룰리안블루」 부분)
그의 시들은 사랑을 노래하지만 상투적이고 감상적인 사랑 타령에 머물지 않고, 함축적 언어의 간결한 표현을 통해 그 사랑의 형상을 경험의 구체성으로 재현해 보여 준다. 그래서 그 사랑의 의미와 그것이 불러일으키는 절실한 정서를 다시 한 번 우리에게 환기시킨다. 감히 말하자면, 이승범 시인의 시들은 지금 시대 우리가 만날 수 있는 전통적인 서정시의 최정상에 있다고 할 수 있겠다.
_ 황정산 시인·문학평론가
이승범 시인은 1956년 목포에서 태어났다. 열두 살 때 젊은 어머니를 여의고 폐허와 상실의 시간을 건너게 됐다. 조선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사람의문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해 시집 『사랑을 나누며』를 펴냈다. 문성고등학교장을 끝으로 교직 생활을 마쳤으며 한국작가회의 회원, 신세계 아카데미 수채화반 회원이다. 백악문학상을 수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