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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 작가 정은 최신작
“늘 초대받지 않은 파티에 강제로 와 있는 기분이야.
세상에 초대받지 못한 손님 같은, 유령처럼, 거기 있지만 존재하지 않는.”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과 어긋나 있는
소년 소녀의 특별한 이야기
“내 얼굴은 흐릿하다. 얼굴에만 모자이크 처리를 한 사진처럼.”
포커스아웃 보이 ‘정진’
언제나 있어도 없는 것 같은, 배경과 같은 존재. 그러니까 한마디로 있으나 마나 한 존재.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된 정은 장편소설 『포커스아웃 보이』의 주인공 ‘정진’ 이야기다. 진이는 태어날 때부터 “얼굴에만 모자이크 처리를 한 사진처럼” 흐릿한 얼굴을 지녔다. 마치 배경에 초점을 맞추면 얼굴이 흐릿하게 나오는 포커스아웃처럼. “손으로 만져보면 눈도 크고 코도 오뚝하고 입술도 두꺼운 편”이지만, “얼굴을 보려고 하면 이목구비의 선이 뭉개지고 흐릿하게 보인다.” 엄마 아빠는 뱃살 때문에 무선장애가 일어났을 수도 있으니 “조금 더 기다려보자”고 하지만, 그 대화를 나눈 지 어언 16년이 지나 고2가 될 때까지 진이의 얼굴은 “여전히 로딩 중”이다.
사람들은 흐릿한 진이의 얼굴 위로 보고 싶은 얼굴을 떠올린다. 아니면 진이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잊어버리거나. 그러니까 진이는 무리 속에 섞여 있으면 사람들의 인식에서 지워지고, 보고 싶은 얼굴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얼굴이 진이 얼굴에 덧씌워지는 것이다. 이런 두 가지 상황을 왔다 갔다 하며 온갖 귀찮은 상황을 겪어왔다. 물론 크나큰 장점도 있다. 수업 중에 선생님의 눈에 띄어 지목당하는 일이 없다. 동시에 단점도 있는데, 얼굴이 흐릿해 인상이랄 게 없는 진이의 인생은 누락의 연속이다. 그러나 진이는 “세상에 대해 득도”했기에 화도 안 난다. 어차피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 특히 평범한 고등학생의 얼굴 따위에는 관심이 없으니까. 너무 나서지 않고 있는 듯 없는 듯 묻어가며 그런 애들 중 한 명이 되면 되는 것이다.
“내 얼굴의 특수함이 오히려 나를 더욱 평범하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평범하다는 건, 기억된다는 것이다. 좋아함을 당하고, 싫어함을 당하고, 미움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누가 좋아하기는커녕 미움받지도 못하는 나는 자주 잊힌다.” (27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