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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대학교 한국학연구소가 펴내는 영문 문예지 AZALEA (진달래) 제15호가 발간되었다. 지난 15년간 이 잡지는 한국현대문학을 영어권에 소개하고 문학 한류를 알리는데 주도적 역할을 해왔고 영미권 대학의 대표적인 한국문학 교재로 사용되어왔다. 김영하 신경숙 공지영 한강 등의 작가들이 이 잡지를 통해 영어권 편집자들에게 알려졌고 펭귄출판사의 편집자가 이 잡지를 보고 발탁한 『홍길동전』이 한국문학작품 최초로 펭귄클라식 시리즈의 한권으로 2016년에 출판되었다. 미국 서평계의 황제로 불리는 마이클 더다(Michael Dirda)가 이 책을 워싱턴포스트에 격찬하는 서평을 실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여기에 게재되었던 『구운몽』이 2019년에 다시 펭귄클라식 시리즈로 출판되었다.
국제교류진흥회(초대 이사장 민영빈)의 전적인 기금 지원으로 한국문학과 문화를 소개하기 위해 2007년 창간된 이 잡지는 창간되자마자 북미 여러 대학에서 한국문학 교재로 사용됨으로써, 한국 문학이 영어로 소개되기 시작한 이후 전례 없는 획기적인 성과를 거두었고 문학 한류를 이끄는 근본 동력으로 기능하고 있다. 현재 하버드 대학, UCLA, 미시간 대학, 듀크대학, 미네소타 대학, 시카고 대학, UC 버클리, UC 리버사이드, 컬럼비아대학교, 브라운대학교, 일리노이대학 어바나 샴페인 캠퍼스, 런던대학교, 캐나다 UBC, 연세대 언더우드학부, 서강대 한국학과, 이화여대 글로벌 한국학과 등 여러 대학들의 한국문학 수업에 AZALEA를 교재로 사용하고 있다.
AZALEA는 편집의 초점을 젊은 세대 작가들에게 두고 있다. 문학 작품 번역 외에도 사진, 그림, 삽화, 인터뷰, 영화 등의 다양한 구성을 통해 영어권 독자들이 폭넓은 문학적, 예술적 맥락 속에서 현대 한국문학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한국의 현대 문학을 거의 접할 기회가 없었던 미국 유수의 출판 관계자들에게도 한국문학을 이해하는데 AZALEA가 유용한 매체로써 기능하고 있다. 미국의 대학 도서관들이 일제히 정기 구독 신청을 하는 등, 한국 문학을 영어로 읽는 독자군들의 환영을 받은 이유로는 수준 높은 번역의 질을 유지함으로써 영어로 한국문학의 “문학성”을 전달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재 한국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번역 소개함으로써 현재의 한국 문학에 관한 관심을 충족시키는 기획을 한 것이 이러한 성공의 주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이번호의 가장 주목할 만한 특집은 이다. 박상영, 김멜라, 한정현, 김현, 황지운, 임국영의 소설과 이동은, 정이용의 그래픽 노블 , 그리고 김건형의 한국퀴어문학 조감 비평이 이 특집에 수록되었다. 사회문화적 변동에 기민하게 반응해온 한국문학은 한국 주류 담론에서 꾸준히 배제되어온 된 성소수자들의 세계에 관한 급진적인 저항을 계속해왔다. 이 특집은 한국 문학의 그러한 저항의 최전선을 전체적으로 요약하고 있다. 이 특집과 함께 소개된 이강승의 미술작품은 퀴어 세계에 대한 한국 최초의 개인전으로 기록된 2021년 현대화랑 전시회 작품을 중심으로 꾸려졌다. 지난호의 특집이었던 [한국사회와 문학의 젠더 트러블]에 이어지는 이 특집은 지난 몇 년간 한국 사회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은 성인지담론을 중심으로 한국문화와 한국문학을 근본적으로 재조망한다. 기존의 한국문학이 주목하지 않았으나 언제나 한국사회의 기반을 이루고 있었던 성차별적 사회 현상과 그것의 문화적 표현들을 이 특집은 해부한다.
미국의 한국문학 강의실에 주요 텍스트를 제공해온 본지가 마련한 두번째 특집은 식민지 시기의 작품들이다. 김명순의 시 8편과 김사량의 단편 [지기미]는 식민지 시기 한국인들이 당시 겪은 내밀한 심리적 복합성을 가감없이 드러낸다. 이 두 작가의 작품들은 지금까지 한국문학 연구에서 배제되었다고는 할 수 없을지라도 주요한 작품으로 간주되지는 않았던 작품들로서 한국문학 연구의 시각을 넓혀온 본지는 이 특집을 만들어낸 미국의 한국문학연구자의 제안을 적극 받아들인 결과물이다.
그 외에 권여선의 화제작 [삼인행], 김초엽의 출세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 소개된다. 두 작가모두 아주 개성적인 작품 세계로 매우 명성이 높은 작가들로서 미국의 독자들에게 거의 처음으로 소개된다. 또한 이성복 시인의 독특한 불교적 감성을 드러낸 시집 [래여애반다라]에서 6편의 시가 소개된다. 소장 학자들이 꾸준히 번역에 노력을 기울여서 본지의 내용이 충실하게 되었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독자들과 함께 기뻐한다. (편집장 이영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