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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충역의 시비를 정하다 (『정변록(定辨錄)』 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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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 년의 시비를 정하고 한 시대의 충역을 분변하다

    “백 년의 시비(是非)를 정하고 한 시대의 충역(忠逆)을 분변하는 것, 이것이 『정변록(定辨錄)』을 지은 까닭이다.” 정조 시대 언관으로서 노론(老論)과 소론(少論)을 가리지 않고 역적 성토에 앞장서다가 벽파(僻派)의 견제로 흥양현에 유배되었던 심낙수(1739~1799)가 의리에 입각해 자신의 정론(政論)을 피력한 『정변록』을 지으면서 서두에 밝힌 말이다.

    『정변록』은 다른 기록에서는 볼 수 없는 중요한 특징이 있다. 그것은 조선 후기 양반 지배층의 이익을 대변했던 당파인 노론 내부에서 사도세자와 정조를 옹호하면서 투쟁한 기록이라는 점이다. 흔히 시파(時派)와 벽파라는 말은 여기서 나온 것인데, 심낙수는 영조대 사도세자를 죽음으로 몰아간 세력이 정조대 각종 역모 사건을 줄기차게 일으킨 세력의 뿌리라는 관점에 서서 이들에 대한 철저한 토역을 주장한다.

    본문은 상하(上下)편으로 나뉘는데 상편은 1749년 사도세자가 대리청정을 시작한 때부터 1788년까지 조정에서 일어난 주요 사건을 강목체(綱目體)로 서술하였다. 하편은 다시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하 1은 1756년 영조대 노론이 남당과 북당으로 분열되는 조짐에서 시작해 1779년 7월까지, 그리고 하 2는 1779년 8월부터 1월 흥양에 유배되기까지 저자인 심낙수가 주변 인물들과 교류하면서 토론한 내용이다.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의 『충역의 시비를 정하다』는 규장각 소장본인 『은파산고(恩坡散稿)』 권10~11에 실린 한문본 『정변록』을 쉬운 한글로 옮기고 해제와 주석을 달아 펴낸 책이다. 부록에는 원문도 함께 실었다. 이 책의 역주자들은 조선 중·후기 정치사 내지 정치사상사 전공자들로서, 2015년에 소론 준론(峻論) 입장의 당론서인 『현고기(玄皐記)』를 번역해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에서 『사도세자의 죽음과 그 후의 기억』을 냈고, 올해에 다시 노론 시파 입장의 당론서인 『정변록』을 『충역의 시비를 정하다』라는 제목으로 펴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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