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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기 싫어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들,
나누고 싶은 공감의 한마디
모든 날이 어둡고 축축하고 긴 터널처럼 느껴졌을 때, 남들은 다 잘나가는데 나만 제자리인 것 같아 조바심이 날 때, 더 이상 희망을 이야기하기 버거울 때, 따끔한 일침이나 백 가지 조언보다 그냥 내 마음 속에 들어왔다 나간 것 같은 공감의 말들이 더 위로가 될 수 있다. 많은 이들이 한 번쯤 느껴 본 적 있을 것이다. ‘나만 그런 게 아니다’라는 생각이 꽤 큰 안도감을 준다는 걸.
「소비에 실패할 여유」라는 글로 작년 큰 화제가 됐던 유정아 작가의 첫 번째 에세이 『시시한 사람이면 어때서』가 출간됐다. 저자는 지금 당신이 그토록 꼬이고 좁아지고 화나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막다른 골목에 몰리면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되고, 나 역시 그랬으며, 자신의 괴롭고 못난 시간들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평범한 것이었다고 말한다.
『시시한 사람이면 어때서』는 작가가 일 년에 걸쳐 쓴 마흔다섯 편의 담담하지만 힘 있는 글들을 담았다. 내가 하고 싶었지만 각자 다양한 여러 이유로 하지 못했던 말들을 유정아 작가의 필치로 읽어 내는 것은 상처를 자각하는 아픔이자, 그것을 씻어 내는 쾌감을 준다.
물 흐르듯 부드럽게 읽히는 에세이지만 이 시대 젊은이에게 주어진 아픔의 무게와 그 원인을 짚어 내는 식견은 날카롭기 그지없다. 학자금 대출의 짐에 시달리며 다양한, 때로는 해괴하기까지 한 ‘알바’를 전전한 저자가 다른 젊은이들과 함께 달리는 그 길 위에서 얻어낸 철학이기 때문이다. 소위 기성세대가 설파하듯 젊음은 소위 열정과 치열한 아픔을 당연하게 여겨야 하는 시기도 아니다. 저자가 이야기하듯 “같은 세대의, 하지만 모두 다른 젊은이들이 지나는 한 구간”일 뿐이다. 다른 모든 나이가 그렇듯.
나라 전체가 IMF의 소용돌이 속에 갇혀 있을 때 열쇠를 목에 걸고 혼자 집을 지켰던 어린 날의 기억, 아르바이트를 하며 잘못하지 않은 일에도 사과하는 사람이 돼 버렸다는 깨달음, 학비 대신 여행을 택하고 싶은 기로에서 얻은 삶의 나침반 등, 각자의 방식으로 하지만 비슷한 고민들을 겪으며 살아온 동세대 독자는 책을 읽는 순간순간 저자의 손을 부여잡고 싶은 친근함이 불쑥 솟아오를 것 같다. 유정아는 ‘작가’이기 이전에 관찰력이 남달리 뛰어나며 배려심 깊은 우리의 ‘친구’이기 때문에. 청춘이기를 포기하고 사는 우리 세대 모두에게 유익할 수 있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