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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시대의 영웅, 참회자 클라망스

    『전락』은 자살하는 여자를 구하지 않고 방조한 이후 정상에서 지옥으로 추락을 경험한 변호사 클라망스의 이야기를 통해 20세기를 몸소 겪었던 동시대인들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는 작품이다. ‘참회자’의 자격으로 자신을 먼저 심판대에 올려 심판하고 참회하는 클라망스, 그리고 ‘재판관’의 자격으로 그와 동시대를 살았던 자들을 심판한다.

    운하와 회색빛의 도시 암스테르담의 한 술집을 배경으로 파리의 전직 변호사였던 클라망스가 끝없이 늘어놓은 계산된 고백을 따라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의 고백에 따르면 그는 힘없는 자들을 위해 싸우는 변호사였다. 하지만 클라망스의 ‘양심상의 평화’는 센 강의 퐁데자르를 건너던 중 듣게 된 정체 모를 웃음소리로 인해 급변한다.

    그에 따르면 이 웃음소리를 들었던 순간에 모든 것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는 2~3년 전에 센 강의 다리위에서 난간에 기대어 강물을 굽어보고 있던 한 젊은 여자를 외면하고 가던 길을 계속 갔었다. 곧 여자가 강으로 뛰어든 소리와 비명이 잦아드는 소리를 듣게 되어 달려가서 구하고 싶었지만 결국 지나쳤던 것이다. 그는 이 사건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로부터 죽어가는 사람을 구하지 않았다는 비난어린 심판을 받게 될까 봐 두려워한다.

    《이방인》에서 “인간이란 어느 정도 잘못을 저지를 수밖에 없다”고 했던 카뮈는『전락』에서는 잘못을 저지르고 난 뒤 인간의 반응과 태도를 보여준다. 자신의 잘못을 먼저 인정하고 참회하고 난 후에야 다른 사람의 잘못을 심판하고 단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잘못은 20세기를 살았던 모든 이들이 의무적으로 떠안아야한다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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