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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그래도 사는 건 좋은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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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혹한 어린 시절을 보낸 시인은 뒤늦게 한글을 배워 가슴에서 돌덩이가 되었던 말들을 일흔에 이르러서야 시로 토해냈다. 원치 않게 서출로서 살아내야 했던 유년 시절과 이후의 녹록지 않은 삶 속에서 무엇보다 시인의 가슴을 할퀴었던 것은 자신이 ‘부정의 산물’이라는 생각이었다. 말도 못 하게 자신이 싫었고, 잡초를 뽑다가도 내가 뭔데 이 살아있는 것을 뽑나 싶고, 밥을 먹다가도 내가 뭔데 이 살아있던 것을 목으로 넘기나 싶어 쌀 한 톨 넘기는 것이 부끄러워 꼬챙이처럼 마르던 어느 날, 문득 남을 보듯 자신을 바라보니 그 모습이 너무 불쌍했다고 한다. 저 풀 한 포기도 애처로워 귀히 여겨지는데, 내 목숨도 마찬가지로 살아있는 목숨인데 방치해 버러지처럼 여기는 것이 불쌍했다고 한다. 그때부터 할아버지는 시를 썼다. 맞춤법도 서툴러 몇 번이나 곱씹고 발음해보며 쓴 글자들로. 시인의 자필시가 주는 진한 감동을 독자와 나누고자 몇몇 편의 시를 골라 시집의 군데군데 시인의 글씨를 그대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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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양장본
    • 120쪽
    • 140*210mm
    • 184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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