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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인의 시를 따라가다 보면, 수시로 길을 잃거나 경계를 놓칩니다. 즐거운 장마당 (‘모란시장, 웃어라’)인가 했더니, 울음의 덤불숲속입니다. 산이 정물인 줄 알았더니, 바다를 향해 떠가는 바위와 구름의 탈것입니다.(‘미시령 넘는 길’) 그렇다고 두려워하진 마십시오. 정우림 시의 본성은 사뭇 선량합니다. 이정표도 너무 깊이 숨기지 않고, 관계와 질서의 봉합선도 일부러 그냥 둡니다.
어떤 시들은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을 생각나게 합니다. 새의 날개가 거대한 산천을 품고(‘범상’), 달이 죽은 물고기처럼 호수를 들락거립니다.(‘달을 깎다’) ‘상자 속’에서 아기와 흰 수염이 나옵니다. ‘데페이즈망’의 위트와 기교가 가득합니다. 사물과 풍경이 서로 간지럼을 줍니다. 생물과 무생물이 함께 깔깔대며 눈물짓습니다. 농담이 직설보다 무겁고, ‘트릭’이 ‘팩트’보다 엄숙합니다.
윤제림(시인, 서울예술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