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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다가 문득 멈추어 버릴 것만 같은 한 남자의 앞에 놓인 두 번째 ‘삶’.
다비드 바그너의 장편소설 『삶』. 2013년 독일 라이프치히 도서박람회 문학상을 받으며 독일에서 주목받는 신예로 떠오른 저자의 대표작이다. 어릴 때부터 간 질환을 앓아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한 남자의 병상 일기이자 가족을 향한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오랜 세월 간 질환으로 투병해 왔고, 몇 해 전 간이식 수술을 받아 새 삶을 얻은 저자만이 쓸 수 있는 이 작품은 가볍고 정확하고 객관적이면서도 우울함으로 가득 차 있지만 독자들로 하여금 살아 있는 바로 이 순간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준다.
어느 날 화장실에서 피를 토한, 한 남자. 어릴 때부터 병원을 집처럼 드나들던 남자는, 위급한 상황이 왔음을 알고 구급차를 부른다. 그렇게 시작된 입원은 쉽게 끝나지 않는다. 옆 침대 환자는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고,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는 아침저녁으로 병실을 드나들며, 그는 하루 세 끼, 습관처럼 병원 밥을 먹고 약을 삼킨다. 응급 상황을 넘기고 퇴원해서 집에 온 어느 날, 2시, 남자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당신에게 적합한 기증 장기를 구했습니다.”
다른 사람의 ‘죽음’을 통해서만 ‘생명’을 얻을 수 있는 이 남자는, 간 이식 수술 후에 정체성의 혼란을 느낀다. 남자의 머릿속에서는 끊임없이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울려 대고, 편지를 쓰는 자신의 손은 자기 안의 다른 의지로 움직이는 것만 같다. 몸속 새로운 간은, 어제 죽은 옆집 남자의 간 같기도 하고, 어디선가 교통사고로 즉사한 이름 모를 여자의 것 같기도 하다. 그의 ‘삶’은 계속되지만, 그 삶은 자신에게 주어진 것이 아닌 것만 같다. 누군가의 죽음으로 얻은 간, 그 누군가에게서 계속되었어야 할 삶, 그리고 그 누군가의 생각이나 감정까지 자신에게로 온 것만 같다. 그리고 그에게서 또 다른 삶이, 두 번째 삶이, 천천히 흘러가기 시작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