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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당신의 잘린,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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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한 줄, 다른 두 편의 이야기. 매드앤미러 프로젝트.

    매드앤미러는 ‘매력적인 한 문장이 각기 다른 작가를 만날 때 어떻게 달라질까?’라는 재미있는 상상에서 시작한 텍스티(TXTY)의 프로젝트다. 그 상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호러 전문 창작 집단 ‘매드클럽’과 환상문학 웹진 ‘거울’을 모았다.
    같은 한 줄에서 출발했으나, 전혀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는 다채로운 매드앤미러의 이야기 세계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바다에서 거대한 손이 올라왔다.

    「무악의 손님」 배예람
    20년 전, 무악을 뒤덮은 해일과 함께 나타난 거대한 ‘손’.
    붙잡지 못했던 그때 그 손이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 온 가족이 함께 떠났던 무악 여행. 부모님과 떨어져 해변을 거닐던 언니 희령과 동생 희수는 갑작스럽게 발생한 해일에 휩쓸려 버린다. 희령은 단단히 박힌 무언가를 붙들며 희수의 손을 잡았다. 그러나 폭력적이고 무자비한 해일을 견디기에 어린 자매의 손은 너무 작았고, 결국 희령은 희수의 손을 놓쳐 버리고 만다. 희수는 사라지고 희령은 살아남는다.
    그 후 20년의 세월 동안 희령은 희수의 그림자 속에, 쉼 없이 자신을 짓밟는 죄책감 속에 몸을 맡긴 채 흐르는 대로 살아왔다.

    그리고 20년 후, 희령은 다시 무악의 바다 앞에 돌아온다. 참사 이후 바다 한가운데 우뚝 솟아난 ‘손’은 누군가의 악몽이자 누군가의 희망으로 군림하고 있었다. ‘손’을 ‘손님’이라고 부르는 신흥 종교까지 생겨난 상황. 희령은 무악으로부터, ‘손님’으로부터 달아나려 하지만 그럴수록 연이어 끔직한 일들이 벌어진다.
    바로 그때, 너무나도 그립고 익숙한 목소리가 희령에게 말을 건네고, 잠들어 있던 손이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언니, 나 여기에 있어.

    「바다 위를 떠다니는 손」 클레이븐
    어느 날 고요하던 섬마을로 떠내려온 거대한 ‘손’.
    손끝이 스친 자리마다 이름과 온기가 사라진다.
    태평양의 작은 외딴섬 세인트 데리. 그 앞바다에 거대한 ‘손’ 하나가 떠오른다. 조사를 자원해 현장에 도착한 해양생물학자 에바 영은 조심스럽게 괴생명체를 조사하기 시작한다. 놀랍게도 손의 표면은 미지근한 온기를 지니고 있었고 부패하지도 않았다. 무엇보다 표본 채취를 위해 잘라낸 단단한 피부 단층이 순식간에 재생하는 광경을 보고 탐사대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 순간 에바는 직감한다.
    이 손은 죽지 않았으며, 어떤 이유에선지 잠들어 있는 ‘살아 있는 존재’라는 것을.
    에바가 보고를 위해 자리를 비운 사이 사건이 발생한다. 작고 조용했지만 분명히 존재했던 마을은 폐허가 되었고 양팔이 잘린 채 정신이 붕괴된 것처럼 멍하니 허공을 쳐다보는 사람들만 가득했다. 에바가 데려온 대학원생들도 마찬가지였다. 머지않아 발행된 한 신문의 헤드라인은 다음과 같았다. ‘LA에 상륙한 거대 팔뚝의 공포.’

    에바는 새로운 연구팀을 꾸려 핵 잠수정 ‘씨데빌’에 올라 군인들의 호위를 받으며 손의 근원지로 파악되는 ‘포인트 니모’로 향한다. 그러나 극에 달한 인간의 이기심은 결국 스스로 끔찍한 재앙을 불러일으키고, 그 재앙의 틈새로 수많은 손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한다.
    예측할 수 없는 속도로. 설명할 수 없는 방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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