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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독립과 한국전쟁을 겪는 대한민국에는 좌익과 우익이라는 두 이데올로기의 첨예한 대립과 투쟁 속에 수많은 비극의 싹들이 구체화되고 있었다. 이 비극의 한 중심에, 수백만 명이 비명횡사한 험하고 무서운 미친 세월 속에 김영복이라는 어린 사내아이가 있다. 우익이 지배하는 남한에서 좌익이었던 아버지의 죽음으로 한 집안은 풍비박산이 되고 스물다섯 살에 과부가 된 홀어머니와 뜻은 곧으나 현실적 생계에는 막막한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잃은 설움과 절망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소년. 살아남은 그들은 가난하고 고단한 삶 속에 지치고 절망한다. 총명하고 조숙한 소년은 청년이 되고 그 '무엇인가'를 찾기 위해 19살 되던 해 불가에 입문한다. 청년 김영복의 출가 직전의 고심어린 모색과 근원적인 고뇌로 끝나는 소설 《길》은 그의 불가에서의 수행을 그린 소설《만다라》로 이어지고 있다. 작가는 자전적인 이 소설을 통해 어두웠던 한 시대와 한 가계의 삶을 여울물처럼 투명한 어린아이의 시선을 통해 맑게 전한다. 웃음과 풍자로 손에 잡힐 듯 생생한 한국 현대사를 소설 속에 용해한 이 소설은 한때 스님이었던 작가의 또 다른 수행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