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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데도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는 시, 가벼운 느낌인데도 묵직한 깊이를 갖추고 있는 시를 보기란 그리 흔치 않은 일인 것을 감안한다면 이정희 시집 『하루치의 지구』는 개인의 차원을 넘어선 인류의 보편적 행동 양식, 그것은 “이 지구상의 습관이거나/종사하는 자세”로 명명된다. “지구”를 등장시키는 필연적인 이유가 있는 것이다.
모든 자세의 출발이자 중심인 「건너가는 과정」은 “잘 엎드려야 비로소 앉을 수 있다”라는 화두를 던진다. 앉는 것이 안정인 동시에 성장을 대표하는 개념이라면 그 앉는 것을 위해 먼저 “잘 엎드려야” 한다고 정의한다. 서는 것이 목적이요 성취라고 한다면 그 서는 것을 위해 “또 잘 앉아야 잘 설 수 있다”고 한다. 결국은 엎드리고 앉고 서는 과정에서 다음을 위해 다음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을 위해 이전을 준비하거나 현재를 준비하는 것, 바로 그것이 ‘엎드림-앉음’과 ‘앉음-섬’의 예비와 완성을 결정짓는 궁극의 행위가 된다.
또한 ‘건너감’이 곧 ‘버팀’이 되고 ‘버팀’ 또한 ‘건너감’이 되는 존재의 의미를 담보한 사물로써의 물체는 지극한 생명성의 원리를 간직하고 있어서 그 원리를 이루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다.
어떤 환경이 사라지거나 또는 어떤 환경이 닥쳐올 때 비로소 그 사람의 자리가 “제자리”였는지 아닌지가 판명된다. 어떤 일로 인해 “제자리”를 이탈하게 되는 사건이 발생할지라도 “발들은 끌려가지 않으려고 고정”하며 “버틴다, 몇 날을 버틴다”. 자기 자리로써의 “제자리”는 그냥 저절로 얻어지거나 지켜지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버티고 버티면서 이루어지고 지켜내는 것임을 보여준다.
_해설(이종섶 시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