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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기 시집은 주체의 형성에 대한 탐구에서 시작하여 주체의 확산인 사회에 대한 비판적 발언으로 그 폭을 넓혀간다. 정병기 시인의 이러한 작업은 무엇보다 철학의 성격을 갖는다. 깊은 사유를 통하여 주체의 다양한 창문들을 들여다보며 자아와 타자들의 속성, 관계에 대하여 집요하게 탐구한다. 어떻게 보면 정병기의 이번 시집은 개체와 세계에 대한 철학적 담론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서정성의 옷을 입고 있어서 정병기의 시는 매우 아름답다.
어두운 시대일수록 나쁜 응시를 선한 다수의 시선으로 대체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주체들의 건강한 대응 방식이 아니겠는가. 그런 것을 알기에 시인은 자서에서 “말없이 수런거리는 봄처럼, 행간이 두텁고 따뜻한 시였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봄의 윤슬이 여름의 언저리로 나앉고 여름의 언저리가 가을의 노을로 비껴나고 가을의 노을이 겨울의 악무한으로 허물어진다 배추의 피를 출근길 차표처럼 받고 소와 고등어의 육즙을 바른다 식탁처럼 익어가다 없는 식탁처럼 창백해져간다 시간의 간판처럼 계절과 운명의 바코드를 선명하게 새긴다
-「도마」 전문
이번 정병기 시집은 철학과 미학이 함께 어우러진 시집으로서 그 울림이 매우 크며, 위의 시 「도마」에서 보는 것처럼 선명한 이미지를 통해 독자의 상상력을 신선하고 낯선 세계로 이끈다.
시인인 동시에 정치외교학을 연구하는 교수이자 학자인 정병기 시인의 시선은 시선과 응시 그 너머로 향해 있다. ‘시선과 응시’는 사회적 관계 형성을 설명하는 데 매우 유용한 개념으로, ‘복수적’ 주체들이 어떻게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며, 그렇게 구성된 시스템이 어떤 방식으로 가동되는지까지 시각을 확산시킨다. 따라서 그의 시를 읽는 독자들은 시적이면서도 체계적이고 분석적인 ‘관찰’의 세계를 접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