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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병모 (지은이)안온북스2023-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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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로렘 입숨의 책 (구병모 미니픽션)
2023년 소설/시/희곡 분야 246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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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대한 스케일, 세밀한 스케치
    오직 구병모만이 구현 가능한
    소설의 지상화地上畵

    구병모 미니픽션 《로렘 입숨의 책》이 안온북스에서 출간되었다. 200자 원고지 50장 내외의 작품 열세 편을 모은 이번 책에서 작가는 그간 보여준 심미적인 색채를 더욱 강렬하게 내뱉는 동시에 눈에 보이지 않는 관념과 의식을 소설화해내는 능력을 여지없이 펼쳐 보인다. 모두 달라 보이는 열세 가지 색감은 소설을 다 읽고서야 도달하게 될 높은 고도에서 내려다보아야만 비로소 그 진면모를 알 수 있다. 마치 나스카의 지상화를 마주한 순간처럼 놀랄 수밖에 없는 작품들은 살필수록 짧은 분량 안에 꼼꼼히 덧칠해 새겨 넣은 메시지(또는 메시지 없음)에 숨죽이게 한다.

    ‘로렘 입숨’은 뜻 없이 셰이프를 잡기 위해 흘려놓은 무작위 더미 텍스트를 가리키나, 그 뜻 없는 낯섦이 우리를 완벽하고 세련된 작품의 세계로 이끈다. 선악에 대한 관념이든, 언어나 예술에 대한 태도이든, 세대나 시대의 위기 감각이든 작가는 자신의 의도를 쉬이 발설하지 않고 소설화하여 그 구조로서 드러나게 한다. 이런 거대한 사고를 세밀하게 소설화하는 능력의 탁월함은 《로렘 입숨의 책》에 실린 다양한 작품으로 그 빛을 발한다. 이것은 소설과 세계에 대한 작가만의 면밀한 대응이며, 비장한 다짐으로 읽힌다. 애써 소설의 존재 의무를 따져 묻는 일이 소설을 쓰는 사람과 읽는 사람 모두에게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 여기에 모인 소설들과 함께 그 먼 고도에 가닿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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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품질등급 헌 상태 표지 책등 / 책배 내부 / 제본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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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궁극의 글쓰기, 궁극의 소설"
    구병모의 '미니픽션' 열세 편을 만난다. 로렘 입숨(Lorem Ipsum)이라는 의미 덩어리로 묶인 이 소설집을 상상하면 양피지 열세 장을 묶은 기다란 띠의 모양새가 상상된다. '1500년대부터 인쇄와 조판 산업에서 레이아웃을 편집하는 데 쓰인 무작위 더미 텍스트를 가리키는 이름'이라는 '로렘 입숨'이라는 개념은 라틴어, '고통 그 자체dolorem ipsum'에서 이름을 빌렸다. 의미-고통 이 두 개념 사이를 횡단하는 말로 이루어진 소설들. 무의미하게 한글타자연습 게임에 입력하는 '별 헤는 밤'의 문장(이 시의 아름다움과는 별개로)처럼, 어떤 형식은 의미를 운반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로렘 입숨' 덩어리로 만들어진 책이 존재할 수 있을까. '이어 붙였을 때 도무지 말이 되지 않는 소설을 오래도록 간절히 쓰고 싶었다'(75쪽)는 소설가의 바람은 <동사를 가질 권리>라는 소설에서 비로소 시도된다.

    13곡으로 이루어진, 한 음악가의 정규 앨범을 듣는 것처럼 이 소설집을 읽었다. 200자 원고지 50매 내외라는 날렵한 형식의 소설에, 각 소설마다 작가가 붙인 코멘터리가 함께해 앨범 부클릿과 함께 소설을 감상하는 것 같다. <위저드 베이커리>에서 <상아의 문으로>까지, 구병모는 의문을 제기하고, 당연함을 경계하며 작품 세계를 이어왔다. 왜 문장이 짧고 간결해야 하는지, 왜 의미 단위가 선명해야 하는지, 왜 소설이 잘 읽혀야 하는지 되묻는 지점에서 구병모의 세계가 시작한다. 죽은 자를 묻은 자리에서 그의 성품을 반영한 모양의 꽃이 피어나는 도시를 상상한 첫 작품 〈화장花粧의 도시〉의 화려함을 상상해본다. 모든 인간의 품성이 선할 리 없고, 모든 꽃이 아름다울리 없다. 화원과도 꽃동산과도 다른 탐미적인 세계와 그 세계의 이면을 상상하는 재미, 구병모의 팬이라면 이 세계의 꽃의 개성적인 빛깔에 매혹되고 말 것이다.
    - 소설 MD 김효선 (2023.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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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양장본
    • 256쪽
    • 128*188mm (B6)
    • 295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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