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미생>에는 각 장이 시작될 때마다 바둑 대국 장면이 나온다. 1989년 제1회 잉창치배(應昌期杯) 결승전 마지막 대국. 세계 바둑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 받는 조훈현의 경기다.
아홉 살에 세계 최연소로 바둑에 입단한 뒤 54년간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서 살아온 그가 처음으로 자신의 인생을 직접 '복기'했다. 2,768번의 대국과 1,938번의 승리. 그는 바둑 역사상 가장 많은 승리를 경험하기도, 최고의 전성기라고 모두 이야기할 때 자신이 직접 키운 제자 이창호에게 연패하며 '황제'라는 타이틀을 넘겨주는 충격을 경험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파란만장한 승부사는 '인생에서 승패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다만, 아직 알 수 없는 각자의 가능성을 위해 무엇보다 먼저 스스로 생각하라는 조언을 건네며, 자신이 걸어온 승부사의 길과 생각하는 삶에 관해 담담히 풀어낸다. 오랫동안 '나만의 바둑'을 고민했고 또 살아 낸, 고수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깊이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