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허리케인처럼 등장해 서구 사회의 지붕을 통째로 걷어내 낱낱이 드러내었고, 정부들을 때 아닌 시험에 들게 했다. 몇 안 되는 나라만이 이 시험을 통과했다. 덴마크 · 노르웨이 · 스위스 그리고 놀랍게도 그리스가 잘 해낸 한편 독일이 가장 좋은 성적을 얻었다. 그러나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서구 국가는 실패했는데,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하면 수치스러울 정도였다. 주요 도시들을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분명해지는데, 런던과 뉴욕 모두 인구가 서울보다 조금 적지만 올해 6월 말까지 코로나19로 뉴욕은 21,000명, 런던은 6,000명이 사망한 데 비해 서울은 6명을 잃었을 뿐이다.
어째서 서구는 그처럼 실패한 것일까? 가장 성의 없는 대답은 형편없는 지도자들의 탓으로 돌려버리는 것이다. 특히 미국과 영국의 기득권층은 도널드 트럼프와 보리스 존슨이 마땅한 벌을 받는다면서 사람들이 앞으로는 현명한 선택을 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누가 백악관과 다우닝가의 주인이었다고 해도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도 마찬가지다. 모든 것을 지금의 지도자들 탓으로 돌리기에는 서구 정부는 이미 1960년대부터 쇠락의 길을 걸어왔다. 지나치게 많은 할 일에 짓눌리고 인재는 공급되지 않고 특수 이익집단들에 끊임없이 휘둘리면서 수십 년에 걸쳐 허물어져왔다. 코로나19의 창궐과 함께 든든한 보건의료 체제와 유능한 관료가 더없이 중요해졌지만, 둘 모두를 갖춘 서구 정부는 찾아볼 수 없다-특히 미국은 그 어느 것도 갖고 있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