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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박민정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이 분야에 1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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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여성들을 사로잡은 실존적인 두려움을 전하영만큼 농밀하게 표현하는 작가는 매우 드물다. 자기가 원하는 대로 인생을 살고자 했던 여성이 언제나 돌연 ‘혐오스런 마츠코’의 독방으로 끌려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아마 동시대의 여성이라면 결코 모르지 않을 것이다. (…) 전하영이 참고하는 무수한 레퍼런스는 예술가의 삶이 단단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또 하나의 실존적 메시지다.
2.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9월 23일 출고 
“스타일리스트로서의 차현지를 나는 언제나 존경했고 부러워했다.” 나는 아직도 차현지를 기다린다,라는 독자의 말을 기억한다. 단 한마디에 담겨 있던 단단한 신뢰를. 차현지의 등단작을 읽었을 땐 미처 거기까지 알지 못했으나, 이후의 발표작들을 읽으며(이 시기에 작품이 아닌 한 개인으로서의 작가를 만나고 알아 갔다) 이 작가가 얼마나 영리하고 명쾌한 어젠다를 갖고 있는지, 무엇을 읽고 보고 들으며 소설을 잊거나 잃지 않으려 노력했는지 비로소 알게 되었다. 작가가 지나온 시간들이 부인할 수 없는 역사 속 개인의 연대기가 되고, 공정과 객관으로 텍스트를 분석하려 한다고 주장하는 오만하고 순진한 인간들의 세 치 혀에 휘둘릴 수 없는 고유한 그 자신이 된다. 스타일리스트로서의 차현지를 나는 언제나 존경했고 부러워했다. 한편으로는 나 역시 그렇듯 소설과 소설을 둘러싼 삶에 지치거나 질리지 않기를 바랐다. 우리는 누구를 위해서도 무엇을 위해서도 쓰지 않고 오직 나 자신을 위해 쓴다. 목에 개기름칠하고 느끼한 말 뱉는 사람들 속에서도 그저 자신을 잃지 않았다는 것이 얼마나 값진 일인지 이 작가의 창작집을 통해 느껴 보았으면 한다. 나는 오랫동안 그토록 부인하려 애썼던 ‘소설도 삶의 기록’이란 말을 이 창작집 앞에서 경외하는 마음으로 인정한다. 테크니션으로서, 스타일리스트로서의 작품이 또한 그 자신의 삶이었음을 증명한 이 생산자의 기록이 문학사의 오랜 정리벽을 뚫고 나와 새로운 길을 낼 것임을 확신한다.
3.
배삼식의 작품은 분명 무대화를 염두에 두고 있지만, 독서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경지에 매번 이른다. 희곡이 대사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상기해 보자. 저 방언들과 입말들이 귓가를 여지없이 때리는데, 어떻게 그 삶으로부터 도망칠 수 있겠는가. 뒷짐 지고 바라볼 수 있겠는가.
4.
『녹색 커튼으로』의 주요 무대가 패션 위크의 런웨이라는 사실이 내 마음을 뛰게 했다. 결코 ‘사실’ 그 자체를 포착해낼 수 없는 카메라로 ‘직진하면서도 구부러지는’ 빛을 기록하려는?뉴미디어 시대에도 과거를 결코 온존할 수 없다는 인간의 회한은 여전하거나 더 심화했으므로?화자를 따라 그가 목격한 런웨이의 걸음을 나도 함께 봤거나 수행한 것 같다. 조명과 플래시와 눈빛, 그만큼 수많은 빛이 교차하는 런웨이에서 그는 무대 뒤 녹색 커튼의 색채에 주목하며 아름다움을, 그리고 한국소설에서 유난히 조심스레 접근했던 말인 ‘예쁨’을 정치하게 탐구한다. 이국 체험의 꿈이 잠시 산산조각난 지금, 위성이 갱신하는 이국의 스트리트 뷰, 그 정확한 좌표를 통해 제시하는 예술가 소설은 강희영만이 해낼 수 있는 영역이리라고 확신한다.
5.
이나리의 등단작 「오른쪽」을 읽었을 때 받은 충격을 기억한다. 신뢰할 수 없는 화자의 그악스러운 진술, 흔들리는 카메라의 시선을 따라가듯 위태롭게 끝을 알 수 없는 외길로 내달리던 독서의 경험. 이나리의 인물들은 대개 신경질적이고 예민하며 강박과 두통과 지긋지긋함에 시달린다. 자꾸 잘못되고 있다는 느낌, 그 느낌 때문에 아무 일도 없는데 조바심 나는 일상을 보내느라 많이 지쳐 있다. 그러나 ‘죽고 싶은 게 아니라’, ‘죽여버리고 싶기 때문에’ 내내 긴장하는 인물들의 내면에는 전혀 다른 결의 긴장이 있다. 그토록 인간들이 지겹다면서 순정하게 드러내버리고 마는 죄책감이다. 그 죄책감의 이상한 가역반응이 소설을 이끌어간다. 악마에게서 도망치다 찾아든 곳이 바로 그 악마의 품임을 실감하게 하는, 삶을 기묘하게 재현하는 위험한 이야기가 이제 시작될 것이다.
6.
묵직한 대의 없이, 거대한 사명도 없이 가끔은 왜 정의가 우리를 저절로 이끄는가, 그런 질문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 있다. 처음 만난 이후로 내게 그런 작품은 바로 이현석의 소설이다. 하물며 자신의 나약함과 비겁을 날마다 확인하는 자에게도 질문이 육박한다. 분명 저 소설의 인물들처럼, 나의 선택과 윤리도 그 자리에 있었던 자가 필연적으로 가 닿을 수밖에 없는 실존이 아니었나. 이현석의 소설은 당연히 사회와 역사에 눈 밝은 작가만이 써낼 수 있는 작품이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겹겹의 내러티브에는 오늘내일만 보는 감각으로는 절대 유지할 수 없는 작가의 집념이 서려 있다. 이 작가는 왜 이렇게 지독한가, 작품을 읽는 내내 작가의 오기에 질리고 또한 질투를 느꼈다. 소설을 쓰는 일이 그의 현장을 개척하는 일처럼 당연히 치열하리라는 예감이 사실이 된 지금, 작가가 내놓은 첫 번째 작품집은 사건이다. 이 작품집은 새로운 계보의 리얼리즘을 촉발할 것이다.
7.
『초급 한국어』의 액체근대는 말 그대로 물렁물렁하고 가변적인 세계이다. 한국어는 제1세계로 진출했으나 그만큼 물화되었고, 세계화 시대의 새로운 노동자들은 세련된 화법과 세계 시민의 품위를 가졌으나 딛고 선 땅에 발자국 하나 남기지 못할 만큼 불안정하다. 너는 아마도 너희 학교의 천재일 테지, “살다 보면 다 똑같다”. 그러나 그럼에도 “살아내려는 비통과 어쨌든 살아 남겠다는 욕망”이 새 시대의 지형지물에서 어떤 유머로 표현되는지 이 작품은 기념비적으로 보여 준다.
8.
총성 소리 연기 자욱 아직 선연한데 둘러앉은 여인들, 노느라 정신없다. 세상 서러웠던 이야기 해 가며 세상 진귀한 것들 꺼내 놓고 구경하며, 살아본바 나라 망하고 시절은 하수상해 오지도 않는 바깥양반 환갑상만 가득 차려 놓고 울먹이던 서러움뿐인 여인들. 그 서러움 부려놓으며 울고 또 운다. 앞뒤로 되뇌는 사월은 잔인한 달…… 『화전가』에는 대문자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슬픔과 투쟁,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나가려는 사람들의 놀이가 회화처럼 담겨 있다. 노래란 무릇, 잘 살아내려는 비통이 아니던가. 마루에 모여 앉은 시엄마, 시고모, 올케, 언니, 동생 들이 참혹한 시절을 맞고 보내며 노래한다. 사월은 아름답고 또 그 아름다움 선명하기에 비참한 시절이라는 것을. 어느덧 고부관계도 주종도 손위도 손아래도 아닌 그녀들이 죽마고우처럼 어울려 노는 한판 재미나고 슬픈 놀이, 세월 지나 대청 그림자 뒤로한 채 그 기쁨 떠올리는 마음에 깨고 싶지 않은 꿈이다.
9.
『최단경로』는 문장, 구성, 내용 어디를 봐도 흠잡을 구석이 없는 뛰어난 작품이다. 임신과 출산과 양육으로 한 인간을 만들어내고 책임지는 일의 공포가 ‘최단경로’라는 아날로지를 경유하여 빚어내는 이야기는 아름답다.
10.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9월 20일 출고 
  • 이 책의 전자책 : 8,400원 전자책 보기
혼잣말하는 취미를 들킨 기분이다. 내가 예상하지도 못한 다음 말마디까지 알아채는 소설들을 읽었다. 잘라 낸 꿈의 일부와 폐허에 가까운 건축물들이 그려진다. 투조(透彫)하는 방식으로. 최영건 소설의 심해에는 몰락한 세계가 있다. 사소한 차질에 훼손되지 않고 처음처럼, 원래 거기 있었던 것처럼, 혹은 없었던 것처럼, 영원한 법칙을 가진 세계. 여기 없는 것이 거기에는 그토록 분명하다. 철골과 뼈대만 남아 앙상한 공간에서 중얼거리며 언어를 조탁하는 노인, 귀 옆으로 죽음이 육박해 오는 모든 사람. 이렇게나 망했지만 놀랍게도 아름답고 생생하고 활기찬 환각으로 가득하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 너머를 걱정하는 무한한 다정함, 적극적인 체념, 긍정적인 공허함, 이런 것들을 달리 뭐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 그 나름의 질서와 규칙 속에서, 둥실둥실 저 혼자 살아가는 수초처럼 허약하고도 견고한 소설의 환상. 다름아닌 최영건 소설이다.
11.
상처받더라도 황홀한 무대 위의 순간과, 지극히 평온한 일상의 정원을 오가는 보통 사람들의 드라마. 이 소설 속 인물들이 겪는 세계는 우리 모두가 겪어본 흔들리는 우주에 불과할진대 왜 이다지도 강렬한 서스펜스를 남기는 것일까. 다시 한번, 소설을 사랑하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이야기. 어둡고 칙칙한 색깔의 털실이 직조한 환하고 강한 스웨터, 올이 풀리지 않는 단단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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