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서 코난 도일, 에드거 앨런 포와 함께 세계 3대 추리소설 작가로 손꼽히며, 일본 미스터리 문학의 역사를 100년 앞당긴 일본 미스터리·추리소설계의 거장이라 평가된다. 본명은 히라이 다로(平井太郞)지만 미국의 대문호 에드거 앨런 포의 이름에서 따온 에도가와 란포라는 필명을 평생 사용했다.
1894년 미에현에서 태어나 와세다대학에서 정치경제학부를 졸업했으며 그 후 무역회사, 조선소, 헌책방 등 다양한 곳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1923년 문예지 《신청년(新青年)》을 통해 단편 추리소설 <2전짜리 동전>을 발표하며 작가로 데뷔했다. 1925년 그의 첫 탐정소설 《D언덕의 살인사건》에서 명탐정 주인공 아케치 고고로를 탄생시키며 일본 문학계 최초로 사립 탐정 캐릭터를 창조했다. 본격 추리소설 외에도 괴기 소설이나 에로틱·그로테스크·잔학성이 강조된 작품들도 연이어 발표하며 수많은 히트작을 만들었지만, 1929년 발표한 단편 <애벌레>는 반전 소설로 낙인찍히며 검열당하고 전면 판매 금지 처분을 받는 등의 수모를 겪기도 했다.
작가로서의 활동 외에도 1947년 ‘일본 탐정작가클럽’을 창설(1963년 ‘일본 추리작가협회’로 명칭 변경)하고 잡지를 발간했으며 신인작가 발굴에도 주력하는 등 일본 추리·탐정소설의 대중화에 큰 공헌을 했다. 1955년 일본 탐정작가클럽에서는 ‘에도가와 란포 상’을 제정했으며, 추리작가의 등용문이 된 에도가와 란포 상은 현재까지도 일본 추리소설계의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렌즈의 장난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이상야릇하게 무서웠다. 그런 걸 무섭다고 하면 대다수는 우습게 여길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진짜로 무서웠다.
그날 이후로 내 사고방식이 바뀔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일대 사건이었다.
전혀 과장이 아니다. 나는 사물을 수십 배까지 확대해 보여주는 오목 거울 앞에 설 용기가 없다. 오목 거울을 마주칠 때마다 늘 비명을 지르고 도망친다. 마찬가지로 현미경을 들여다보려면 약간의 용기가 필요하다. 사람들은 상상하지 못할 만큼 나는 렌즈의 마술이 무섭다. 그 공포 때문에 남들보다 더 놀라면서도 흥미를 가진다.”(‘부록’ <렌즈 집착증> 중)
“그중에서도 인물 클로즈업이 가장 무섭다. 흰옷을 입은 백발의 인물이 커다란 불상처럼 꿈틀거린다. 물론 얼굴은 새까맣다. 눈과 입술과 콧구멍만 허옇게 비어 있어 인간과는 다른 존재처럼 보인다. 그런 장면을 마주치면 나는 돌연 릴이 멈췄을 때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강렬한 공포를 느낀다. 활동사진은 참으로 불가사의한 생명체를 창조하는 것 같다.
영화의 공포. 활동사진의 발명가는 이 시대에 새로운 전율을 만들어 냈다 할 만하다.”(‘부록’ <영화의 공포>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