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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해외저자 > 소설

이름:코니 윌리스 (Connie Willis)

성별:여성

국적:아메리카 > 북아메리카 > 미국

출생:1945년, 미국 콜로라도 덴버 (염소자리)

직업:공상과학 소설가

최근작
2019년 6월 <[세트] 코니윌리스 옥스퍼드 시간여행 시리즈 - 전9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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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니 윌리스(Connie Willis)

1945년 12월 31일 미국 콜로라도 주 덴버에서 태어났고, 본명은 콘스탄스 일레인 트리머 윌리스다. 오랫동안 교사로 일하면서 여러 잡지에 작품을 기고했지만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하다가, 1982년 이 책의 표제작 <화재감시원>이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단편집 《화재감시원》(1985)은 그해 <뉴욕 타임스> 주목할 만한 책으로 선정되었다. 단편 <화재감시원>은 이후 《둠즈데이북》(1992), 《개는 말할 것도 없고》(1998), 《블랙아웃》(2010), 《올클리어》(2010)로 이어지는 옥스퍼드 시간 여행 연작의 모태가 되기도 했는데, 옥스퍼드 시간 여행 연작은 전 작품이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받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첫 번째 장편 소설 《링컨의 꿈》(1987)으로 존 캠벨상을 받았고, 1992년에 발표한 《둠즈데이북》으로 휴고상과 네뷸러상은 물론 로커스상을 휩쓸었고, 1998년에 발표한 《개는 말할 것도 없고》로 20세기 후반에서 21세기로 이어지는 SF 문학계에 코니 윌리스 전성시대의 문을 열었고, 12년 만에 발표한 《블랙아웃》(2010)과 《올클리어》(2010)로 휴고상과 네뷸러상, 로커스상을 동시에 석권하며 다시 한 번 시간 여행 SF의 절대 강자임을 증명했다. 코니 윌리스는 그동안 장단편을 넘나드는 왕성한 작품 발표로 휴고상 11회, 네뷸러상 7회, 로커스상 12회 수상 등 역사상 가장 많은 메이저 SF 문학상을 받은 작가로 손꼽히며, 2009년 SF 명예의 전당에 헌정되었다. 2011년에는 그 모든 업적과 공로를 아울러, 역사상 28번째로 ‘그랜드 마스터상’을 받으며 명인의 반열에 올랐다.

코니 윌리스는 칠순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국내에도 옥스퍼드 시간 여행 시리즈 외에 휴고상과 네뷸러상 등 메이저 문학상을 수상한 중단편을 모은 ‘코니 윌리스 걸작선’ 《화재감시원》(2015)과 《여왕마저도》(2016)를 비롯, 유행의 근원을 추적한 《양 목에 방울달기》(2016), 완벽한 소통과 사랑을 다룬 《크로스토크》(2016), 크리스마스 단편집 《빨간 구두 꺼져! 나는 로켓 무용단이 되고 싶었다고!》(2017), 《고양이 발 살인사건》(2017) 등이 번역 소개되어 있다.  

출간도서모두보기
2011년 휴고상 <블랙아웃 1>
2011년 네뷸러상 <블랙아웃 1>
2011년 로커스상 <블랙아웃 1>
2011년 휴고상 <블랙아웃 2>
2011년 네뷸러상 <블랙아웃 2>
2011년 로커스상 <블랙아웃 2>
2011년 휴고상 <[세트] 블랙아웃 1~2 세트 - 전2권>
2011년 네뷸러상 <[세트] 블랙아웃 1~2 세트 - 전2권>
2011년 로커스상 <[세트] 블랙아웃 1~2 세트 - 전2권>
2011년 휴고상 <[세트] <블랙아웃 1, 2> + 북펀드 굿즈(에코백)>
2011년 네뷸러상 <[세트] <블랙아웃 1, 2> + 북펀드 굿즈(에코백)>
2011년 로커스상 <[세트] <블랙아웃 1, 2> + 북펀드 굿즈(에코백)>
2011년 휴고상 <올클리어 1>
2011년 네뷸러상 <올클리어 1>
2011년 로커스상 <올클리어 1>
2011년 휴고상 <올클리어 2>
2011년 네뷸러상 <올클리어 2>
2011년 로커스상 <올클리어 2>
2006년 휴고상 <화재감시원>
2006년 휴고상 <화재감시원>
1999년 휴고상 <개는 말할 것도 없고>
1999년 로커스상 <개는 말할 것도 없고>
1999년 휴고상 <개는 말할 것도 없고 1>
1999년 로커스상 <개는 말할 것도 없고 1>
1999년 휴고상 <개는 말할 것도 없고 2>
1999년 로커스상 <개는 말할 것도 없고 2>
1999년 휴고상 <[세트] 개는 말할 것도 없고 세트 - 전2권>
1999년 로커스상 <[세트] 개는 말할 것도 없고 세트 - 전2권>
1994년 휴고상 <화재감시원>
1994년 휴고상 <화재감시원>
1993년 휴고상 <둠즈데이북 1>
1993년 로커스상 <둠즈데이북 1>
1993년 휴고상 <둠즈데이북 2>
1993년 로커스상 <둠즈데이북 2>
1993년 휴고상 <[세트] 둠즈데이북 1~2 세트 - 전2권>
1993년 로커스상 <[세트] 둠즈데이북 1~2 세트 - 전2권>
1993년 로커스상 <둠즈데이 북>
1993년 휴고상 <둠즈데이 북>
1992년 네뷸러상 <둠즈데이 북>
1992년 네뷸러상 <[세트] 둠즈데이북 1~2 세트 - 전2권>
1992년 네뷸러상 <둠즈데이북 2>
1992년 네뷸러상 <둠즈데이북 1>
1990년 네뷸러상 <화재감시원>
1990년 네뷸러상 <화재감시원>
1983년 네뷸러상 <화재감시원>
1983년 네뷸러상 <화재감시원>
1983년 휴고상 <화재감시원>
1983년 휴고상 <화재감시원>

<화재감시원> - 2019년 6월  더보기

작가로서 ‘최고’의 작품들을 모은 모음집에 서문을 쓰는 건 약간 골치 아픈 일이다. 작품에 대해 너무 많이 이야기하면 줄거리를 미리 흘리게 되고, ‘최고’라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면 허세 가득한 자랑 같아서 언짢게 보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각 작품의 발상을 어디에서 얻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대개 끔찍하게 재미없을 뿐 아니라 실제로 아무것도 설명해주지 못한다. 레저용 차량 뒷좌석에 앉아서 우드랜드 파크를 시속 25킬로미터로 지나가다가 <마지막 위네바고>에 대한 발상을 얻었다든가, 교회 성가대에 앉아서 가사가 아주 괴상한 크리스마스 캐럴을 부르다가 <모두가 땅에 앉아 있었는데>를 떠올렸다고 이야기해줄 수도 있지만, 그런 이야기는 발상부터 완성된 작품까지 어떻게 연결되는지 하나도 설명해주지 못한다. 그 과정을 (작품들의 허를 찌르는 반전까지 반쯤 흘리면서) 한 단계씩 설명해주면, 독자로서는 마술사가 여자를 어떻게 반으로 잘랐는지 설명해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처럼 속았다는 느낌이 들며 짜증이 날 것이다. 게다가 그 과정에 대해서는 나도 잘 모른다. 사실 작가들은 그런 발상을 어디서 얻는지, 또 그 발상이 책에 실리는 작품으로 어떻게 바뀌어 가는지 전혀 모른다. 그래서 나는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실제로는 어떻게 되어 가는지 전혀 모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한 작품을 쓰는 동안 무의식은 부지런히 또 다른 작품을 쓰고 있다. 작품을 제대로 설명하려면 내 성장 과정을 전부 늘어놓고, 어린 시절 이야기뿐만 아니라 당시 얻었던 정신적 충격에 관해서까지 설명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그럴 생각은 없다. 이 책이 하나의 주제로 묶은 단편집이 아니라는 사실은 몹시 아쉽다. 주제별 모음집은 서문을 쓰기 쉽다. 이 책이 시간 여행이나 H. G. 웰즈에 관한 책이라면, 혹은 외계인이나 용의 침략에 대한 책이라면, 용이나 침략, 시간 여행에 대해 몇 페이지 끄적이는 것만으로도 괜찮은 서문을 쓸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에 웰즈풍의 외계 침략에 대한 작품은 딱 하나밖에 없다(외계인이 침략하는 이야기가 있긴 하지만, 그 외계인들은 아무도 죽이지 않으며 아무 짓도 하지 않는다. 사실, 그게 문제다. 외계인들은 그저 멍하게 서서 못마땅한 눈으로 쳐다볼 뿐이다). 이 책에 시간 여행에 대한 작품이 두 개 있지만(그중 한 작품만이 전통적인 관점의 시간 여행이긴 하지만) 용이 나오는 작품은 없다. 그 외 다른 작품들은 심령술, 레저용 자동차, 피라미드, 우체국, 아네트 퍼니첼로, 추리 소설, 쿨에이드, 토마토, 그라우맨스 차이니즈 극장 앞에 있는 핸드프린팅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작품들에서 공통된 주제를 찾아내기는 어렵다. 배경 역시 다양하다. 공간적 배경은 피닉스시, 이집트, 런던 지하철, 앰허스트시, 매사추세츠, 크리스마스 시즌의 쇼핑몰을 넘나들고, 시간적 배경은 과거와 미래, 내세, 세상의 종말에 이른다. 유일한 공통점은 내가 썼다는 사실이지만 그것조차 약간 불확실하다. 예전에 코니 윌리스가 실은 두 명이라서 한 명은 ‘웃기는 이야기’를 쓰고, 다른 한 명은 ‘슬픈 이야기’를 쓴다는 음모론이 인터넷에 돌았던 적이 있다. 나는 이런 말이 전혀 이해되지 않았다. 무슨 말이냐면, 셰익스피어도 희극과 비극을 썼지만(역사 소설은 말할 필요도 없고, 판타지와 아주 멋진 시도 몇 편 썼다), 아무도 그의 작품을 두고 두 명이 썼다고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해 더 생각해보면, 사람들은 프랜시스 베이컨을 포함해서 에드워드 드 베르와 엘리자베스 여왕까지 셰익스피어로 의심했던 적이 있긴 했다(그리고 어떤 위원회가 썼다는 이야기까지 있었는데, 이 경우는 두 명으로 취급해도 될 것 같다). 아직 내 작품을 위원회가 썼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없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이 단편집에는 여러 종류의 이야기가 있다. 나는 그 이야기들을 쓰면서 셰익스피어의 발자취보다는(모든 사람이 셰익스피어처럼 쓰려고 노력하거나 적어도 그의 작품들을 읽기만 해도 지금보다 나은 세상이 되었을 게 틀림없는 사실이기는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과학소설 작가들의 발자취를 더 많이 따랐다. 과학소설 작가들도 한 종류의 이야기만 계속 쓰는 경우는 없었다. 셜리 잭슨은 인간의 행동에서 무서운 부분(<제비뽑기(The Lottery)>)과 우스운 부분(<땅콩과 보내는 평범한 하루(One Ordinary Day, with Peanuts)>)을 다룬 작품을 모두 썼다. 윌리엄 텐은 잔인한 <지구 해방(The Liberation of Earth)>과 비관적인 <술에 곯아떨어진 채(Down Among the Dead Men)>를 썼지만, 매우 재미있는 <파우스트 버니(Bernie the Faust)>라는 작품도 썼다. 킷 리드는 무서운 <기다리는 시간(The Wait)>과 섬뜩한 <지방 농장(The Fat Farm)>부터 기분 좋고 재미있는 <전쟁의 노래(Songs of War)>까지 온갖 스펙트럼을 가로지르며 작품을 썼다. 나는 처음에 이 작가들과 주디스 메릴, 로버트 P. 밀즈, 앤터니 바우처가 편집한 《올해의 최고 작품선(The Year’s Best Collection)》에 실린 프레드릭 브라운, 밀드러드 클링거맨, 시어도어 스터전, 제나 핸더슨, 레이 브래드버리를 많이 접했다. 이 작가들은 비슷한 시기에 발견한 로버트 A. 하인라인보다 내게 더 깊게 영향을 미쳤다. 하인라인의 말을 인용하자면 “이런 식으로 일어난 거다.” 우리의 삶이 예상 밖에 일어난 우연한 일에 얼마나 많이 영향을 받는지 생각할 기회를 주는, 그런 우연한 순간이 있었다. 나는 우연한 기회에 하인라인의 《우주복 있음, 출장 가능(Have Space Suit, Will Travel)》이라는 제목을 보고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젊은 사람들을 위해 이야기해주자면 당시에 <총 있음, 출장 가능(Have Gun, Will Travel)>이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래, 당시에도 텔레비전이 있었어!) 도서관에서 대출을 받았다. 그리고 첫 문장을 읽자마자 사랑에 빠져버렸다. “이것 봐, 나한테 우주복이 있어.” 나는 열일곱 살 주인공(난 당시 열세 살이었다)과 동료인 열 살 소녀 피위, 그리고 ‘엄마 생물’에 푹 빠졌다. 그리고 유머와 모험, 과학, 문학 작품의 인용을 아주 좋아했다. 주인공 킵의 아빠가 제롬 K. 제롬의 《보트 위의 세 남자(Three Men in a Boat)》 첫 장을 읽었고, 셰익스피어의 《폭풍우(The Tempest)》는 지구를 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모든 사람이 셰익스피어를 읽는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이 될 거라고 내가 앞에서 말하지 않았던가). 나는 즉시 도서관에 있는 하인라인의 책들을 게걸스럽게 읽기 시작했다. 《시간의 블랙홀(Time for the Stars)》, 《하늘의 터널(Tunnel in the Sky)》, 《별의 야수(The Star Beast)》, 《여름으로 가는 문(The Door into Summer)》, 《더블 스타(Double Star)》, 《22세기 우주 경찰 학교(Space Cadet)》를 읽고 난 뒤 비슷한 책들을 찾아 나섰다. 그때는 도서관에 과학소설 분야가 별도로 없었기 때문에(당시는 어두운 압제의 시절이었다), 비슷한 책들을 찾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하인라인의 책 뒤표지에 우주선과 원자 모형 그림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그런 그림이 그려진 책들을 찾아서 도서관을 뒤졌다. 그래서 《하늘의 조약돌(Pebble in the Sky)》과 《우주 상인(Space Merchants)》, 《알파 C의 반란(Revolt on Alpha C)》, 그리고 《올해의 최고 작품선(The Year’s Best Collection)》을 모아놓은 책장을 찾았다. 그 책들은 내게 하나의 계시였다. 존 콜리어와 C. M. 콘블루스, 레이 브래드버리, C. L. 무어가 쓴 책들이 함께 모여 있었으며, 프레드릭 브라운의 재미있는 <인형극(Puppet Show)>부터 E. M. 포스터의 무섭도록 파멸적인 <기계가 멈췄다(The Machine Stops)>와 가슴 아리게 슬픈 <앨저넌에게 꽃을(Flowers for Algernon)>까지 문체와 주제가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었다. 달 위를 걸었던 사람에 대한 사실적인 이야기가 서정적인 회상과 ‘풍족한 생활’에 드리워진 악몽 사이에 놓여 있었다. 그리고 ‘진귀한 장치의 기적’을 볼 수 있는 애리조나 사막의 어딘가와 간석지와 놀이공원, 백화점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었다. 로봇과 시간 여행자, 외계인에 대한 이야기, 물리학적인 우주의 냉정한 방정식과 기술 진보의 숨겨진 대가에 대한 이야기, 인간이란 존재가 무엇인지 결정하는 게 얼마나 어려우며, 또 인간이 되는 게 얼마나 힘든지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끝도 없이 다양한 과학소설이 내 앞에서 축제를 펼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은 훌륭했다. 그 작품들은 작가들의 역량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쓴 단편과 중편들이었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과학소설 작가들이 단편소설을 단지 출판계에 입문하기 위한 방법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첫 장편소설을 내고 나면 더 이상 단편을 쓰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당시는 장편 과학소설이 거의 출간되지 않았다(확실히 어두운 압제의 시절이었다). 그래서 재능 있는 초보 작가부터 잭 윌리엄슨이나 프레데릭 폴처럼 노련한 작가들까지 모두 잡지에 단편을 실었다. 내가 처음 발견한 뒤 감격해 마지않았던 하인라인의 보석 같은 <그들(They)>과 <너희 좀비들(All You Zombies)> 그리고 그의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지구의 위협(The Menace from Earth)>도 모두 단편집에 들어 있었다. 그들은 글을 제대로 쓸 줄 아는 작가들이었다. 나는 <달맞이꽃(Evening Primrose)>과 <전설의 밤(Nightfall)>, <포도 수확철(Vintage Season)>, <아라라트(Ararat)>와 같은 고전 SF들을 읽으며 그 열매를 따 먹었다. 이 대단한 작품들 틈에서도 두드러지게 눈에 띄는 작품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워드 무어의 <롯(Lot)>이었는데, 이 작품은 시작 부분에서는 한 아버지가 여행을 떠나기 위해 자가용에 짐을 싸는 단순한 이야기처럼 보이다가 끔찍하게 무서운(그리고 모두 너무도 그럴듯한) 핵폭발의 악몽으로 변한다. 문명을 잃어버린 것뿐 아니라 인간성까지 잃어버리는 상황을 실감 나게 잘 다뤘다. 그 이야기는 지금까지도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두 번째로 눈에 띈 작품은 필립 K. 딕의 <어서 그곳에 도착했으면(I Hope I Shall Arrive Soon)>이었다. 냉동 수면 상태로 아주 멀리 떨어진 행성으로 여행하는 남자의 이야기였는데 자신이 도착하는 꿈을 계속 꾸었다. 그 작품은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꿈인지 구별할 수 없는, 완전히 색다른 종류의 악몽을 다루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을 고른다면 밥 쇼의 <지난 시절의 빛(The Light of Other Days)>을 꼽아야 할 것이다. 어느 여름날 창문에 넣을 유리를 사기 위해 마을 밖으로 길을 나서는 부부에 관한 짧고 단순한 이야기다. 결혼과 상실, 한탄, 그리고 기술이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씁쓸한 인식을 잘 다루고 있다. 이 모든 게 아주 짧은 단편에 담겨 있었다. 나는 그 단편을 보기 전에는 그런 이야기가 가능하리라고 상상도 못 했다. 내가 그런 단편집들을 발견했던 건 엄청나게 운이 좋은 덕택이었다(다시 말하지만 ‘우연’이었다). 하인라인은 훌륭한 작가였지만, 우주를 누비고 다니며 눈이 여러 개 달린 괴물들이 들끓는 행성들을 탐험하는 일에 온통 빠져있는 그의 소설은 내게 그다지 매력이 없었다. 도서관에 있는 대부분의 과학소설이 비슷했다. SF 영화는 더 안 좋았다(<스타워즈>는 아직도 계속 나온다). 당시 내가 하늘을 날아다니는 용감한 유격대원이 나오는 소설이나 읽고 금성에서의 침공을 담은 영화 같은 것들만 봤더라면 SF에 대한 열정은 금세 식어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밥 쇼와 필립 K. 딕과 다른 작가들의 뛰어난 작품들 덕분에 과학소설이 어떤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지 슬쩍 엿볼 기회를 가졌다. 그래서 나는 계속 읽으며 새뮤얼 R. 딜레이니와 J. G. 발라드,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 하워드 월드롭뿐 아니라 다른 뛰어난 작가들을 많이 찾아냈고, 덕분에 SF 장르와 더 깊은 사랑에 빠져들었다. 그래서 나도 내 작품을 쓰기 시작했다. 뭐, 온전하게 나만의 작품은 아닐 수도 있다. <클리어리 가족이 보낸 편지>를 다시 보면 그 작품이 워드 무어의 <롯>에 얼마나 많이 빚지고 있는지 보인다. <화재 감시원>을 읽으면 하인라인과 그의 불운한 영웅이 내게 끼친 영향을 볼 수 있다. <여왕마저도>와 <리알토에서>는 쾌활한 문체와 가볍게 농담을 주고받는 등장인물에 스며든 하인라인의 기운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 두 작가만이 아니다. 나는 모든 작가에게서 영향을 받았다. 내 작품을 쓸 때 이용할 수 있는 온갖 종류의 기법을 그들에게서 배웠다. 양파껍질처럼 하나씩 폭로하는 다니엘 키스, 절제된 반어법의 킷 리드, 한 문장의 대화에 다양한 의미를 집어넣던 셜리 잭슨, 더욱 중요한 점은 모든 이야기가 화려하거나 번쩍거릴 필요는 없다는 것을 그 작가들에게서 배웠다는 사실이다(물론 화려하게 만드는 방법도 그들에게서 배웠다). 그 작가들은 이야기가 단순하고 직설적이어도 깊은 내용을 담을 수 있음을 보여줬다. 그 작가들 덕분에 나는 과학소설을 미치도록 사랑하게 되어 그들처럼 되고 싶었다. 너무도 미치도록 사랑했기 때문에 40년이 넘도록 SF 단편을 써왔고 여전히 쓰고 있다. 올해 나는 내가 쓴 작품들과 SF에 보낸 생애 덕택에 네뷸러 그랜드마스터 상을 받는 영광을 얻었다. 그 상은 <친절한 이들의 나라(The Country of the Kind)>와 <빅 팻 붐(The Big Pat Boom)>을 포함해서 《올해의 최고 작품선》에 실린 내가 좋아했던 단편들을 쓴 데이먼 나이트를 기리며 수여되는 상으로서, 나는 장편소설뿐 아니라 이 책에서 여러분이 만나게 될 단편들 덕택에 이 상을 받게 됐다고 생각하고 싶다. 나는 수상소감에서 그간 도움을 받았던 작가와 편집자, 에이전시에 감사인사를 전한 뒤 이렇게 마무리했다. 하지만 제가 가장 많이 빚졌고 가장 많이 감사해야 할 사람들이 있습니다. ? 저에게 킵과 피위뿐 아니라 《보트 위의 세 남자》와 SF의 놀라운 세계를 소개해 준 로버트 A. 하인라인, ? 제게 경이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킷 리드와 찰스 윌리엄스, 워드 무어, ? SF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가르쳐 준 필립 K. 딕과 셜리 잭슨, 하워드 월드롭, ? <지난 시절의 빛>과 <앨저넌에게 꽃을>, <바다를 잃어버린 사나이(The Man Who Lost the Sea)>로 SF를 사랑하게 해주었던 밥 쇼와 다니엘 키스, 시어도어 스터전 이들이 없었다면 저는 여기에 서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 작가들이 없었다면 내가 그동안 써왔던 어떤 작품도 쓰지 못했을 것이다. 여러분이 이 단편집을 읽을 때, 어찌 보면 내 작품만이 아니라 그 작가들의 작품까지 읽는 것이다. 최소한 그들이 조금이나마 내게 스며들어 있기를 바란다. 그 작품들은 진짜로 그해의 최고였을 뿐 아니라 그 이후로도 최고였다. 희극적이든 비극적이든, 토머스 모어부터 크리스마스 캐럴까지, 살인자부터 간절한 어머니까지, 나는 그들의 뒤를 따라왔다. 그리고 그 작가들은 셰익스피어의 뒤를 이었다. 그러니, 재미있게 읽으시라! 이 단편들을 다 읽고 나면 필립 K. 딕의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We Can Remember It for You Wholesale)>와 C. L. 무어와 헨리 커트너의 <보로고브들은 밈지했네(Mimsy Were the Borogoves)>, 킷 리드의 <시간여행사(Time Tours, Inc.)>, 시어도어의 <고독의 비행접시(A Saucer of Loneliness)>를 읽어보라. 그리고 다른 멋진 SF들도 찾아서 읽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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