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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최에스더

최근작
2022년 2월 <사랑하려고 산다>

성경으로 아들 키우기

아무것도 모르고 천방지축으로 날뛰기만 해서 내가 도와주지 않으면 안 되겠는데, 내 말은 1초도 안 지나서 잊어버리고 마는 아들을 보면, 나는 한숨이 나오곤 했다. 그러나 말씀을 아들과 나 사이에 두고 좀 멀찌감치 바라보니, 내 아들은 정녕 나의 것이 아니었고, 여자인 나와는 정말 다른 존재였다.

엄마의 선물, 기독교

애당초 선명하지도 않았지만 날이 갈수록 희미해지는 것이 이제는 손으로 박박 문지르면 흔적 없이 지워질 것 같았다. 작가로서의 정체성. ‘작가는 무슨….’ 뒷짐 지고 먼 산 보고 서 있는데 쓰고 싶은 글의 목록이 머릿속에 자꾸자꾸 떠올랐다. 이렇게 떠오른 것을 놓칠까봐 급하게 기록하는 나를 보면서 ‘너, 참 허풍쟁이로구나’ 혀를 찼다. 책 한 권에 들어갈 이야기가 손바닥만 한 수첩에 빼곡히 들어차 넘칠 지경이 되었을 때 나는 하나님께 기도드렸다. ‘하나님, 저 써요, 말아요?’ 물론 나는 알고 있었다. 쓰든 말든 그건 내 자유라는 것을…. 그러나 내가 참을 수 없었던 건 내 안에 있는 냉기였다. 이 상태로는 아무리 쓸 이야기가 넘쳐도 시작할 수 없었다. 어쩌지를 못하고 있는 나에게 하나님께서 한 질문을 해오셨다. ‘너 정말 그것을 쓰고 싶으냐?’ 쓰라는 명령이나 허락이 아닌 이제껏 묶여 있었던 냉기에서 나를 단번에 풀어주는 질문이었다. 이 질문을 받고 나는 비로소 얼마나 내가 쓰고 싶어 하는지 알았다. ‘네, 하나님. 그럼요! 저 정말 쓰고 싶어요.’ 이미 다 알고 물으신 하나님께 난 정말 쓰고 싶다고 울며불며 소리쳤고 그 즉시 뜨거운 열정이 내 안에서 샘솟았다. 샘솟은 것 같기도 하고 폭포처럼 쏟아진 것 같기도 한 그 열정이 내게 필요했다는 것을 하나님은 아셨다. 그 열정이 이 책을 만들었다. 거의 다 썼던 원고가 날아가도, 물고기 배 속에 갇힌 요나처럼 원고가 묶여 있어도 나는 상심하지 않았다. 내게 있어야 할 것을 이미 다 알고 계신 하나님 때문이다. 나는 정말 하나님이 좋다. 하나님께서는 나의 모든 것을 알고 계신다. 내게 이 사실은 매일의 위로요 매일의 힘이다. 나는 하나님의 밭에서 일하는 충성스러운 여종이 될 것이다. 해 뜨기 전에 제일 먼저 주인의 밭으로 달려가서 내게 맡겨주신 일을 할 것이다. 햇볕에 새카맣게 타고 맨발로 다니고 맨손으로 일해서 여자인지 남자인지 구분이 어려운 그런 여종이 될 것이다. 그저 열심히 일할 것이다. 해가 저물도록 일거리를 찾지 못해 주인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는 미련한 자가 되지도 않고, 일찍부터 와서 일했다고 남들보다 삯을 더 쳐달라고 요구하는 욕심쟁이도 되지 않을 거다. 주인의 밭에서 주인의 허락 아래 일 할 수 있다는 그 기쁨, 그 존재감이 얼마나 귀한 것인가를 이 책을 쓰면서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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