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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경의 배신 검피 아저씨의 코뿔소 온전한 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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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국가의 씨앗을 뿌렸는가"
농경의 배신
제임스 C. 스콧 지음, 전경훈 옮김 / 책과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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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수렵, 채취 경제에서 곡류의 재배 및 가축 사육에 성공하여 농업 사회로 이행한 문명사의 획기적 사건. '농업 혁명'을 검색해 보면 나오는 대략의 내용이다. 그리고 농업 혁명은 국가라는 커다란 공동체를 탄생시키기에 이른다. 농경, 정착, 국가로 이어지는 그 자연스럽고 연속적인 진보와 문명의 서사는 인류를 매혹시켜 왔다. 우리 모두가 그렇게 배워 왔음은 물론이다. 그것은 마치 코페르니쿠스 시대의 천동설처럼, 정설을 넘어 하나의 진리로 받아들여진 듯하다. 이 책은 바로 그 국가의 기원에 대한 천동설을 전면 부정한다. 코페르니쿠스 역을 맡은 이는 정치 및 인류학의 대가 제임스 스콧이다.

예일대에서 최고의 교수에게 주어지는 영예인 스털링 교수이기도 한 그는 이 책에서 국가라는 형태는 절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며 기존의 서사를 조목조목 반박한다. 국가는 착취를 위해 만들어진 불필요한 집단이라는 노대가의 도발적 시선은 시종일관 날카롭고 강렬하다. 곡물(에서 비롯된 서사)에 반대한다는 의미와 순리에 맞지 않는다는 의미를 모두 내포한 원서 제목(Against the Grain)도 절묘하다. 저자는 묻는다. 국가에 소속됨이 과연 인류의 보편적 열망이었는지를. 국가가 만들어진 진짜 이유를 추적해 가는 이 책을 통해 오늘날 국가가 갖는 의미와 역할에 대한 논의 역시 활발해지길 기대해 본다. - 역사 MD 홍성원
첫문장
독자들이 이 책에서 발견하게 될 것은 무단 침입자가 쓴 정찰 보고서다.

책 속에서
국가 이전 우리 조상들의 기민성과 적응성은 확실히 과소평가되었다. 이러한 과소평가는 문명의 표준서사 속에 붙박이로 고정되어 있다. 문명의 표준서사에서는 수렵.채집민, 이동경작민, 목축민을 사실상 호모사피엔스의 아종으로 재현하며 각각의 생계 형태를 인류 진보의 한 단계로 표시한다. (...) 우리는 문명과 국가의 부상에 관한 역사 서사에 생기를 불어 넣은 기초 용어들에 대해 호전적 불가지론자로 남아 있어야 한다. 지적 회의주의와 최근에 나온 증거 모두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일례로, 식물을 길들인 과정과 영구적 정착지를 형성한 과정을 둘러싼 논의들은 대부분 크게 고심하지 않고도, 초기 인류가 한 장소에 정착하기를 더는 기다릴 수 없었다는 가정을 기정사실처럼 전제한다. 그러한 가정은 이동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원시적이라는 낙인을 찍은 농경국가의 표준 담론을 부당하게 복창하는 것이다. '정착생활을 향한 사회적 의지'를 당연한 것으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 (91~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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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작의 세계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SF 거장과 걸작의 연대기
김보영 외 지음 / 돌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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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알라딘 독자들이 선정한 올해의 책에 이름을 올린 작가들, 테드 창과 김초엽은 SF 소설을 쓴다. 2020년의 시작, '바야흐로 SF의 시대가 찾아왔다.'고 선언하며 걸작의 세계를 여행할 여행자들을 위한 충실한 가이드북이 함께 찾아왔다. 장르에 대한 존중과 사랑을 담아 꾸준히 활동해온 저자 김보영, 박상준, 심완선이 SF의 태동기를 연 여성 작가, <프랑켄슈타인>의 메리 셸리부터 문화대혁명과 우주가 어우러진, 중국 SF의 굴기, 류츠신까지 시대를 넘나들며 거장의 세계를 충실하게 소개한다.

'로봇'이라는 단어는 카렐 차페크의 희곡 <R.U.R.>에서 유래되었다. (로봇robot은 체코어로 강제노동을 뜻하는 로보타robota에서 온 말로, 차페크의 형 요제프가 만들었다고 한다.) 트럼프 취임 즈음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의 아마존 판매량이 9,500퍼센트 상승했다. 낙태 수술을 제한하는 텍사스주의 법안에 반대하며 마거릿 애트우드의 소설 <시녀 이야기> 속 붉은 옷을 입은 여성들이 침묵으로 시위했다. 미래를 염려한 이들의 어떤 상상은 때론 현실이 되고, 이 상상력이 다시 세상을 바꾸기도 한다. 조지 오웰의 <1984>가 지목한 1984년에 마거릿 애트우드의 <시녀 이야기>가 시작되었듯, 걸작이 놓인 자리에서 다음 이야기가 시작될 것이다. 스탠 리, 조지 루카스, 조지 R. R. 마틴, 칼 세이건 등의 익숙한 이름들과 함께 넓어지는 이야기의 지평, 걸작의 세계를 향한 모험이 시작된다. - 소설 MD 김효선
첫문장
10월 16일은 '세계 식량의 날'인 동시에 유전자조작식품GMO반대생명운동연대가 정한 반 GMO의 날이다.

책 속에서
늘 말하지만, 우리는 과학이 지배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현대에는 과학 소설이 사회 소설이며 우리의 현실을 가장 직설적으로 반영하는 문학이다. 이전에는 문학이 과거를 회상하거나 근현대를 다루는 것으로 현실을 모사할 수 있었겠으나, 이제 현실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한다. 새로운 기술이 매일 쏟아져 나오며, 그에 따라 모든 것이 예측 불가능하게 변화한다. (중략) 현재가 순식간에 과거가 되는 현대에는, 한 치 앞을 보는 문학이 더욱 현재적이라 할 것이다.

서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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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버닝햄 마지막 그림책"
검피 아저씨의 코뿔소
존 버닝햄 지음, 이상희 옮김 / 시공주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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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대장 존>, <크리스마스 선물> 등 아이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어루만져 주었던 작가 존 버닝햄의 유작. 아이들, 동물들과 함께 뱃놀이나 드라이브를 즐기며, 짜증 한번 내지 않고 '다음에 또 오라'던 검피 아저씨는, 평생 다섯 살 아이의 마음을 간직했던 존 버닝햄 그 자체였을 것이다. 존 버닝햄의 마지막 그림책은 그래서 역시 '검피 아저씨'와 아이들, 그리고 동물들의 이야기다.

검피 아저씨는 아프리카 여행에서 만난, 엄마 아빠를 잃은 어린 코뿔소에게 찰리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집으로 데려온다.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찰리의 먹이를 감당하지 못하자 검피 아저씨는 찰리를 학교로 데려간다. 아이들의 재치로 찰리는 시청의 일꾼이 되어 잡초를 먹어 치우는 일을 하게 되고, 아이들이 수학여행 길에 어려움에 부닥치자 무사히 여행을 떠날 수 있게 돕는다.

동물을 사랑하고 아이들에게 기꺼이 지혜를 구하는 검피 아저씨, 서로를 돕고 다 함께 친구가 되는 아이들, 자기 일을 좋아하고 검피 아저씨와 함께 사는 걸 좋아하는 멋진 코뿔소, 진흙탕에 뒹굴거나 아무도 안 볼 때 냠냠, 꽃을 먹어 치우는 장난꾸러기 찰리, 선하고 유쾌한 존 버닝햄의 그림책은 지난 50년간 그랬듯이 앞으로도 계속, 우리에게 사랑과 행복을 선물할 것이다. - 유아 MD 강미연
추천사
그림책의 현대 거장, 굉장히 멋진 일러스트레이션, 넘치는 동물 사랑과 장난기. - 더 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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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은 그런 것인지 모른다"
온전한 고독
강형 지음 /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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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마을 교회 뒤편에 자리한 공원 묘지, 33년 전 벌어진 '카타리나 사망 사건' 이후, 묘지는 적막하다. 자신을 키워주던 묘지관리인인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피터는 할아버지의 일을 이어받아 묘지관리인으로 외롭게 살고 있다. 괴롭힘과 놀림을 받는 세상보다 묘지의 적막이 더 익숙한 피터에게 미제 사건으로 분류된 카타리나 사망 사건에 대해 묻기 위해 형사가 찾아오고, 피터는 자신을 찾아왔던 여섯 살 한나를 떠올린다. 한나가 갇힌 수정구슬 속,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엄마가 나를 항아리에 넣었어요."

세상에서 탈락한 이들에게도 같은 속도로 시간은 흐른다. 첫째 날부터 일곱째 날까지, 그리고 남은 날까지 피터는 묘지로 자신을 찾아왔던 자신의 친구들을 떠올리며 자신의 삶을, 고독을 기억해낸다. 엄마, 항아리, 추위, 냄새, 어제, 달, 고독. 단어를 천천히 되새기는 동안 이야기는 차분하게 질문을 던진다. '수많은 사람이 살았고 그 삶의 기록이 도처에 있는데, 왜 그 뻔한 패턴을 인간은 힘들여 반복하는' 걸까. 삶이 머물고 난 자리에 남아있는 것. 어쩌면 고독은 그런 것인지 모른다. - 소설 MD 김효선
첫문장
낮달이 떴다. 작고 하얀 낮달은 한낮 햇빛 속을 배회하는 유령처럼 흐리게 보였다.

책 속에서
피터는 돌아보지 않았다. 외로운 사람은 외로운 사람을 싫어하고, 바보는 바보를 싫어한다. 혼자 당하는 멸시와 조롱보다 헬렌과 한 묶음으로 당하는 멸시와 조롱이 어린 피터는 죽기보다 싫었다. 헬렌은 그날 이후 등교하지 않았다. 헬렌이 보이지 않는데도 아이들은 아무도 관심 갖지 않았다. 피터가 헬렌을 다시 만난 건 수년 후 영정사진 속에서 웃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러고 보니 헬렌은 늘 웃는 얼굴이었다. 조롱받고 멸시당하면서도 늘 웃는 얼굴. 그런데 그날 헬렌은 울음을 터트렸다. 주체할 수 없이 갑자기 터져나오는 오열. 그 울음소리를 기억한다. 헬렌은 오래 살지 못했다. 병약했던 그애는 열다섯 살에 죽어 공원 묘지에 묻혔다. 피터는 매년 헬렌의 생일에 꽃다발을 들고 그 애의 묘지를 찾았다. 그때마다 헬렌의 수줍은 미소와 울음소리가 함께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