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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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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우리를 세상의 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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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이 분야에 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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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5월 20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조명희의 시는 과감하고 다정하다. 시의 행간을 따라 걸어 들어가면, 익숙하면서도 생경한 것이 있다. 귀퉁이가 뜯겨나간 지도, 이름이 두 개인 나, 다 빠져나가 느슨해진 브라 속까지. 시인의 세계 속에서 마지막 문장을 밟으면 직각으로 떨어지며 투신한 얼굴을 만나게 된다. 아직 발각되지 않은 은밀한 살갗, 그래서 더욱 그립고 무서운 나의 뒷면. 꺼져 있던 그곳에 조명희의 문장이 반짝하고 불을 켠다. 오래 거기 있었지만 까마득히 잊었던 서늘한 눈빛과의 조우. 조명희의 시는 끝나는 지점에서 다시 시작된다. 행을 따라 들어가면 마지막 문장에 매달려 있는 창백한 손이 있다. 독자는 재빨리 돌아 나오지 못하고 벼랑 밑의 얼굴을 확인하기 위해 이끌리듯 다가설 것이다. 거기엔 실어증에 걸린 얼굴들이 매달려 있다. “어디선가 본 익숙한” 얼굴이기도 하고, 내가 “빌려 살던” 너이기도 하다. 분명한 건 선을 긋고 오랫동안 방문하지 않았던, 잊고 싶은 얼굴들이다. 조명희의 시는 그 얼굴들이 하는 말을 적는다. 표정을 바꾸고 체위를 바꿔 여러 사람이면서 한 사람이기도 한 그 목소리는 마침표 없이 이어진다. 그건 시인이 대신 받아쓴 우리들의 목소리이다. 우리가 벼랑에서 무참히 밀어 버렸던 수많은 얼굴을 마주 보는 “흑백사진” 같은 한 시인의 사원이다.
2.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5월 20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박인정은 이 행성을 지나는 방법으로 ‘시’를 택한다. “베란다에 누워” 별을 바라보고 “백일홍”이 피고 지는 장면도 그냥 넘기지 않는다. 밤새 “지구 별을 돌리는” 어머니의 숨소리도 듣는다. 예민한 감각을 열어 피부로 하는 박인정의 이 행성 여행기는 따뜻하고 아름답다. 그러면서도 시선은 외로운 곳에 가 닿아 고독하고 슬픈 것들을 만진다. 박인정의 시는 힘을 빼고 이 행성을 지나는 방법을 보여 준다. 꾸미지 않고 해석하지 않고 바람과 노을과 빛과 사랑을 품어 ‘시’라는 알을 낳았다. 삶이 지친다면 이 시집을 열어 아름다운 지구 산책길에 함께 나서 보자. 거기서 나무도 되고, 곰도 되는, 우리와 연결된 모든 것으로 모양을 바꾼 박인정의 시가 기다리고 있다.
3.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5월 20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강전욱의 시는 이주한다. 그는 단단한 짐을 싸고 있다. 그것은 죽음으로의 이주, 밖으로의 이주다. 하지만 그는 산뜻하게 떠나지 못한다. 걸리는 것들이 있다. 함께 갈 것인가. 두고 갈 것인가. 그러다가 강전욱은 남루한 “나”에게 청혼한다. 내가 나를 파고 들어가 버리는, 뜨거운 죽음을 통해 그는 다시 살고 싶다. 시집 중간중간 보이는, 섬뜩하도록 짧은 시편들 아래, 벼랑처럼 떨어지는 이 용감한 공백은 뜨거운 죽음으로 가기 전 단 한 번 묻는, “피보다 더 피 같은 안부”이다. 시의 문 앞에서 그가 얼마나 진지하고 고독했는지, 노크하고, 두드리고, 기다리고, 절망하고, 사랑하면서 그가 얼마나 오랫동안 “산통”을 느꼈는지, 덥석 낳아 버릴 수도 다시 삼켜 버릴 수도 없는 말들을 얼마나 신중하게 완성해 갔는지. 죽으면서 살러 가는 그의 이주에 동행해 보자.
4.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5월 21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우리는 어디서 흘러온 이름일까. 사람이 사라지면 그 이름은 어디로 가는가. 그가 사라진 곳에, ‘참꽃’ ‘긴 별빛’ ‘우주’로 나타나는 새 이름을 이토록 선명하게 알아볼 수 있을까. 깜빡깜빡 나타나 받아쓸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명찰’, ‘배꼽’에서 배꼽으로 이어지는 무거운 명사, 무서운 ‘가계’, 유전되는 이름, 이름의 무덤들. 그러므로 시집을 다 읽고 나면 제목은 수정된다. ‘어떤 이름’만 아픈 게 아니라 존재하는 모든 이름이 아프다.”
5.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5월 20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 이 책의 전자책 : 7,000원 전자책 보기
이토록 시적인 생활이 또 있을까? 또 하루를 살아낼 때 매섭게 와서 물어뜯는 바람도, 대화창에 사라지지 않는 1도, 도시와 도시 사이에서 몰아쉬는 “숨”도 시인에겐 모두 “시”다. 이렇게 평생 시를 짊어진 인간이라서, 문밖에 세워둔 사랑이 “사라”를 외치는 “자본주의 사랑”이 되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인간이라서, 납세하고, 음주하고, 소비하는 인간이라서, 그렇게 “살아 있는 모두가 환자”라서 정덕재의 시는 반성이다. 하루살이를 죽이기 위해 허공을 “난도질”하는 “테러리스트”이자 병이 오는데 도망가지 않는 내 몸의 가해자이기에 그는 반성한다. 그렇기에 읽지 않는 아들에게 보내는 유언장은 자신에게 보내는 반성문이다. 삶이라는 병이 살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는 현실을, 먹고사는 이 지긋지긋한 생활을, 제물로 주고 그는 쓴다. 아프고 환한 세상의 양면을 정면으로 관통한다. 그래서 그의 시는 시니컬하고 아직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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