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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이름:임수현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76년, 대한민국 경상남도 하동

직업:소설가

최근작
2018년 12월 <서울을 떠나지 않는 까닭>

임수현

1976년 경남 하동에서 태어났다. 2008년 문학수첩 신인상에 〈앤의 미래〉가 당선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이빨을 뽑으면 결혼하겠다고 말하세요》, 장편소설 《태풍소년》이 있다.  

대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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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태풍소년> - 2012년 6월  더보기

소설은, 시작을 망각하고 과정에서 태어난다. 전자레인지와 책상 사이의 벽에는 2009년 붉덩물이 범람해 도로를 잠근 개천 사진과 옹벽이 무너지면서 주차장이 주저앉아 질흙에 뒤엉킨 자동차 사진이 마치 이 소설의 동기였던 것처럼 붙어 있다. 두 번의 여름이 지나는 동안, 나는 이 소설의 시작을 잊었고, 소년(들)은 제가끔 태풍이라는 이름의 삶을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내 키, 몸무게, 허리둘레는 열다섯 그대로다. 더는 자라지 않은 것일 수도 있고, 그 시간 그대로 멈춰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소설을 쓴 뒤로, 그것이 물리적인 사실이 아니라, 기억과 등가가 아닐까, 생각할 때가 있다. 나는 돈을 처음 벌고 사용하는 시간부터가 기억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대개 (법률적으로) 죄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지어야 하는 열다섯, 소년이라는 시간에 발생하고, 소년은 부모에게서 태어난 기억이 없기 때문에, 돈으로 자신의 삶(기억)을 발명했다고 오해한다. 죄의 예감마저 공짜라고 기뻐한다. 나는 자주, 가끔 기실 부모에 기생하면서도 허영에 들떠, 아무 노력도 않고 시간만 재촉하는 소년에 흠칫한다. 나는 그 소년이 밉고, 전혀 안쓰럽지 않다. 이 소설은 아마 그런 마음에서 비롯했겠지만, 강우, 우주, 미래, 래오…… 돌림노래처럼 이어진 이름들은 오해 속에서도 어떻든 제 삶을 지속하고, 아마도 끝끝내 자신들의 절망을 반성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까 이건 열다섯, 소년(들)의 이야기다. 나는 그저 소년(들)에게서 부모와 학교를 생략시켰고, (한 소년만이 가냘프게 흡혈귀와 로봇이 사랑을 나누는 것 같은 부모에게 엄마기계와 아빠백작이라는 별명을 선물한다) 그것들에 적선받은 삶의 서사를 시늉하지 않고, 나약한 육신의 껍데기나마 세상의 부스러기라도 채워 홀로 아름다워지길 바랐다. 그저 소년(들) 서로서로 죄를 떠넘기며, 기만하고, 다투고, 배신하며, 사랑하고, 마주 서도록 부추겼다. 그렇게 소년(들) 스스로 제 허약한 몸과 시간을 밑천으로 두 차례의 태풍을 통과하고 나면, 나는 발기한 성기처럼 딱딱했던 마음을 풀고, 그들의 이야기를 공들여 복기해볼 심사다. 나는 그것을 화해나 희망이라고 발음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그때에는 소년(들)이 발명한 지옥도가 조금은 예뻐 보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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