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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김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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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민족 저항시인의 동아시아적 접근>

김정훈

일본 간세이가쿠인대학교 문학박사.
주오대학교 연구소 객원연구원 역임.
현 전남과학대 교수(1993~ ).
일제 강점기의 조선관련 문제에 초점을 맞춰 일본근대문학(나쓰메 소세키 등) 연구.
저서로 《소세키와 조선》, 《한국에서 바라본 전쟁과 문학》이 있으며,
역서로 《나의 개인주의 외》, 《명암》, 《마쓰다 도키코 사진으로 보는 사랑과 투쟁의 99년》, 《문병란 시집 직녀에게.1980년 5월 광주》(공역), 《김준태 시집 광주로 가는 길》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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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조선 처녀의 춤> - 2021년 5월  더보기

왜 일본 근현대문학사에 의의가 있는 그녀의 시집이 그동안 묻혀 있었던 것일까? 일본제국주의에 정면으로 맞선 저항시인의 시집 소개를 일본권력과 문단이 금기시했기 때문이다. 천황제 파시즘 하에서 이와 같은 반정부활동을 그들은 용인하지 않았다. 또한 프롤레타리아작가의 시집이 주류 문단에서 평가의 대상이 되는 풍토가 아니었다. 반전평화와 국제적 연대를 부르짖고 무산계급 층을 대변한 저항시를 일본 보수주의는 급진적이고 배타적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1995년도에야 판금 시집의 복각본이 세상에 나와 명예회복이 된 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우리의 시점에서 보면 이 시집은 일제강점기 제국주의에 항거한 강력한 엔솔로지이며, 탈식민주의적 시점이 돋보이는 유의미한 표현의 집합이다. 문화 통제가 공공연히 자행되는 풍토 속에서도 국책에 굴복하지 않고 약자 층을 대변해 휴머니즘과 인간 평등을 부르짖었다는 점에서 시집 의의에 대해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리라. 마쓰다 도키코는 《참을성 강한 자》의 복각판(후지출판, 1995년) 뒷부분에 ‘지금 어째서 발매금지 시집일까’라는 제목(후기)을 붙여 발매금지 처분을 당한 당시의 심경을 토로한 바 있다. 내가 일본제국주의 시대에 쓴 “이 시집 《참을성 강하게》의 복각을 결심한 것은 발매금지 시집이었기 때문”이라고 복간판을 내게 된 이유를 명확히 밝힌다. 그리고 발매금지 후 60년이 지난 시점에서 당시 문화적 탄압을 일삼던 일본정부를 비판한다. 나아가 복각판을 간행한 또 하나의 이유를 “저의 최초의 시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정부가 판금 조치를 취했다는 것에 저는 지금도 연연하고 있다. 용서할 수 없는 일이 아닐까”라고 덧붙인다. 이는 시인이 복각판을 내기까지 60여 년 동안 당시의 일본제국주의 정부에 분노의 마음을 품고 울분의 세월을 보내왔음을 의미한다. ‘그 무엇이 그 세월을 보상할 수 있을까’라는 회한이 담긴 마음의 표출에 다름 아니다. 그러한 심경은 “이 시집이 나왔을 당시(1935년) 이렇게 세심하게 시의 한 자 한 구절까지 일본의 군국주의적 정부는 트집을 잡았다”라며 시에 대한 일본정부의 탄압 사실을 공개한 지적에서도 읽힌다. 당시 오카다 게스케(岡田啓介) 정부가 집권하고 있었다. 마쓰다는 치안유지법을 구실로 삼아 권력이 문화적 폭거를 자행하는 일이 두 번 다시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경고를 한 셈이다. 본 번역 시집 《조선 처녀의 춤》에는 이 《참을성 강한 자》의 시편들을 앞부분에 수록했다. 검열로 5~6페이지가 잘려나갔고 여러 군데가 ‘××’ 복자 표시가 가해졌으나 자서전을 참고해 모든 부분을 되살려 실었음을 밝힌다. 마쓰다 도키코는 ‘지금 어째서 발매금지 시집일까’의 말미에 “이 시집을 (투쟁해온) 선배들의 묘지에 바치고 싶다.……헌법 9조를 짓밟고 반민주적 악정을 펼치는 세력에 맞서 활동하며 집필해 온 전후세대의 동료들에게 바친다”고 기록했다. 이 기록은 시집의 현대적 의의를 강조하고 있다고 해석해도 지나침이 없으리라. 일본 우익세력은 지금도 헌법 9조 개정을 도모하고 있으며 진보세력에 대한 견제에 혈안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마쓰다 도키코는 99세의 나이로 세상을 뜨기 3일 전 자택에서 진행한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시민들에게 헌법 9조를 지켜줄 것을 강력히 호소했다. 일제강점기임에도 인간애정신에 근거해 조선인을 대했거니와 해방 이후에도 민족분단의 상황에 대해 애처로운 마음으로 남북통일을 열망했던 양심적 시인 마쓰다 도키코. 그녀의 따뜻한 시선이 투영된 조선 관련 시편에서도 계층을 넘어선 인간 평등주의와 투철한 작가정신을 엿볼 수 있다. 그런 만큼 국내에서 시집을 읽는 의미가 각별하리라 생각한다. 마쓰다 도키코는 시집 5권을 남겼다. 《조선 처녀의 춤》은 해방 전의 시편을 엮은 것이니 그 시대의 시적 경향과 시점을 파악하는데 유익하리라 판단한다. 뒷부분에는 각 시에 대한 해설이 실려 있다. 시의 주제와 특징, 시인의 활동을 이해하는데 참고가 될 것으로 본다. 번역시이지만 국내 저항시인의 시를 읽는 마음으로 접근한다면 이해에 어려움은 없을 터이다. 무엇보다 일본에 이러한 시인이 있었다는 사실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국내 출간을 위해 저작권 해결에 애써주신 문학평론가 사와다 아키코씨와 최근 세상을 등진 하시바 후미코(마쓰다 도키코의 장녀)씨에게 사의를 표한다. 아무쪼록 일본의 양심적 시인이 발하는 시어가 국내의 독자에게도 공감을 불러일으키기를 바란다. ― 2020년 1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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