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라 한다. 인간의 수명은 늘어가는데 지구의 유통기한은 촉박하다. 지구시대가 끝나고 우주시대가 열린 전망이다.
어느 순간, 인류가 길을 잃은 것 같다.
매일 들길을 걷는다. 계절에 따라 자연은 변화무쌍하다. 말없이 피고지고 열매 맺고 또 어느 순간 형체도 없이 사라진다. 그것은 소멸이다. 소멸된 것에 대해 미련이 없다. 그것이 자연이다. 생명의 탄생과 소멸, 그 끊임없는 순환의 질서가 아름답다. 회색 주검이던 겨울이 지나면 봄과 함께 새 생명을 소망한다.
모든 만물은 그 질서에 순응한다. 그것이 순리다.
오직 인간만이 그 순환에 역행한다. 삶과 죽음, 생로병사를 순환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인간의 가치가 오로지 돈과 편리와 욕망의 늪에 빠져 있다.
세상은 상처투성이의 말이 난무하고, 채워지지 않는 욕망은 꿈을 지워버리게 한다.
세상에 대고 해야 할 말이 참 많다. 그러나 또 할 얘기가 없다. 아무도 들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 소리 없이 외치고 있다.
소설을 통해 그 말을 나누고 싶었다. 조금은 어둡고 무겁지만 어차피 우리가 가는 길은 정해져 있다. 우리 모두에게 찾아올 소멸의 시간들을 소생의 희망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함을 말하고 싶다.
이 소설이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로 가슴 아파할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길 바란다.
응원해주시는 가족들, 친구들, 교우들께 감사하다. 특히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부족한 엄마를 믿고 잘 자라준 딸에게 사랑의 마음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