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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국내저자 > 어린이/유아

이름:오정희

성별:여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47년, 대한민국 서울

직업:소설가

최근작
2022년 8월 <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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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여자

우화소설집 『돼지꿈』에 이은 두 번째 책을 펴낸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돼지꿈』과 마찬가지로 역시 내 생활과 소설 쓰기에서의 이삭줍기거나 밑그림이기도 하다.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자잘한 사건들이나 휙 스쳐간 단상, 이미지, 때로는 한 편의 긴 소설을 위한 스케치가 짧은 소설들로 형상화되기도 하였다. 여러 해에 걸쳐 틈틈이 쓰고 발표했던 글들인지라 젊음에서부터 늙어가는 지금까지 내가 겪고 살아온 시간이, 삶이, 도리 없이 민낯으로 담겨 있어 약간의 민망함과 부끄러움을 느끼지만 내 안의 여러분들에게, 여러분 안의 내게 가만히 물어본다. 바닥을 알 수 없이 신비로운가 하면 정체모를 괴물 같은 이 삶이란 도대체 뭘까요? 라고. 어느 책을 읽다가 ‘모든 질문에 대한 대답은 사랑이다’라는 구절을 대하고 어려운 문제를 푼 듯 속이 후련하고 기뻤다. 그 어떤 불행과 어려움이 있다 하더라도 ‘인생은 바래지 않는 순정한 꿈’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환멸과 슬픔과 쓸쓸함 또한 우리의 생을 살게 하고 보다 높이 들어 올리는 힘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며 또 한 번의 아름다운 가을을 맞는다.

내 마음의 무늬

이 책은 나의 두 번째 산문집이다. 서너 편을 제외하면 대체로 2000년대에 들어와 쓴 글들이다. 다시 보니 본업인 '소설'을 쓰지 못하고 사는 동안 '소설쓰기'에 대한 이야기만 줄기차게 써댄 점이 두드러진다. 자신의 관심사나 당면하고 있는 어려움을 토로하는 일이 민망한 자기고백이거나 자기연민이 아닌,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에게로 향한 물음이고 나눔에 대한 바람이라고, 책머리에서 해명하고 싶다. 누구든 글을 쓰는 이유는 스스로를 가르치고 이해하기 위해서라는 말에 공감해왔다. 이제는 그 공감에 '즐거움'이나 '행복'이라는 단어를 덧붙이려 한다. 글쓰기의 즐거움! 글쓰기의 행복! 글쓰기의 황홀! 어쩌면 나는 단지 '좋은 문장가'가 되고 싶은 것인지도 모른다. 많이 생각하고 오래 삭히어 빚어내는 한 줄의 고요하고 단정한 문장과 깊은 울림으로 숨 쉬는 행간의 세계는 모든 글 쓰는 자, 글 읽는 자들의 꿈일 것이다.

돼지꿈

세상을 알아간다는 것이 한때의 기대와 열정을 조금씩 포기하고 생활이라는 괴물과 타협하는 과정이라는 것은 참으로 비감하고도 서글픈 일이다. 애초에 인생이 우리에게 약속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평범하고 단조로워 보이는 일상의 한 겹 안쪽을 들여다보면, 거기에는 실핏줄처럼 섬세하고 복잡하게 얽힌 기쁨, 열망, 사랑, 슬픔, 분노 등이 삶을 이루며 흐르고 있다. 우리네 인생이란 이 같은 추상적 단면들이 이루는 무늬의 연속이리라. 하지만 어느 한 순간 찾아오는 섬뜩한 삶의 진실이 반드시 비애를 동반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 세상 살아가는 누구든 그 애환이나 일렁이는 마음의 무늬는 크게 다를 바 없다는 공감이 생의 작은 위안이 될지도 모른다. 오래전부터 틈틈이 써왔던 이 짧은 소설들을 읽으며 도리 없이 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씁쓸한 웃음이 배어 나오기도 하지만 세월의 흐름에 따라 변모하는 자신의 모습을 관찰하고 들여다보는 일이 흥미롭기도 하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또한 자신들의 마음을 흔들고 지나간 남모를 파문이나 무늬들, 인생살이의 공통된 정서를 발견하고 함께 웃거나 혹은 위안을 얻는다면 쓴 사람으로서는 더 바랄 나위가 없을 것이다.

바람의 넋

오래전에 쓴 자신의 소설들을 읽는 일에는 어느 정도 용기가 필요했지만 그것은 참 이상하고 특별한 경험이기도 했다. 과거로의 시간 여행인 듯 그 소설들을 쓰던 당시의 주변 정경, 한 문장 한 문장을 마음을 다해 써나갈 때의 정황 즉 생생히 살아나는 나의 모습과, 책을 낼 때마다 후기라는 형식을 빌려 토로한 도저한 결의와 문학에의 열정, 안타까움 들에 쓸쓸해지기도 하고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다. 글을 쓰면서, 글을 읽고 생각하면서, 글로 인해 괴로워하면서 행복하고 고마운 인생이고 세월이었다. 다시 읽어보면서 지금이라면 조금 달리 쓸 것 같은 내용과 표현 들이 더러 짚어지기는 했으나 대체로 그때의 그 자리에 그대로 두기로 했다. 이미 지나온 길이고 그렇게 쓸 수밖에 없었던 당시의 최선을, 나 자신을 인정하자는 생각이었다. 첫 창작집을 낸 이래 오랜 세월 문학과지성사는 늘 내게 정다운 곳이었다. 다만 순정한 마음으로, 따뜻한 배려와 후의에 감사할 뿐이다.

별사

'별사'를 슬 때의 나는 한 권의 창작집을 낸, 등단 12년 차의 작가였다. 30대 중반이라는 나이가 말해주듯 나는 젊었고 무엇이든 쓸 수 있을 것만 같은 열정과 패기에도 불구하고 밤마다 천장이 가슴에 내려앉는 듯한, 작가로 살아가는 일의 막막함과 고독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완성도가 높은 좋은 소설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나 그것에 미치지 못하는 것에 대한 고통과 자학은 필시 뛰어난 문학작품으로 오래 살아남고 싶다는 욕망에서 비롯된 것일 게다. 그렇다면 이 소설을 쓸 때 나는 25년 후의 독자들을 생각했었던가. 또한 지금 25년 후 미래의 독자들을 기대하고 있는가. 작가의 손을 떠난 작품이 아무리 저대로의 운명을 가지고 제갈길을 간다해도 작가로서는 어느 눈 밝은 독자가 있어 그 가치와 미덕을 발견하고 깊이 읽어주기를, 사랑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은연중에 있을 것이다.

불꽃놀이

오래전에 쓴 자신의 소설들을 읽는 일에는 어느 정도 용기가 필요했지만 그것은 참 이상하고 특별한 경험이기도 했다. 과거로의 시간 여행인 듯 그 소설들을 쓰던 당시의 주변 정경, 한 문장 한 문장을 마음을 다해 써나갈 때의 정황 즉 생생히 살아나는 나의 모습과, 책을 낼 때마다 후기라는 형식을 빌려 토로한 도저한 결의와 문학에의 열정, 안타까움 들에 쓸쓸해지기도 하고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다. 글을 쓰면서, 글을 읽고 생각하면서, 글로 인해 괴로워하면서 행복하고 고마운 인생이고 세월이었다. 다시 읽어보면서 지금이라면 조금 달리 쓸 것 같은 내용과 표현 들이 더러 짚어지기는 했으나 대체로 그때의 그 자리에 그대로 두기로 했다. 이미 지나온 길이고 그렇게 쓸 수밖에 없었던 당시의 최선을, 나 자신을 인정하자는 생각이었다. 첫 창작집을 낸 이래 오랜 세월 문학과지성사는 늘 내게 정다운 곳이었다. 다만 순정한 마음으로, 따뜻한 배려와 후의에 감사할 뿐이다.

살아있음에 대한 노래를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소설이라는 엄혹한 형식에서 비켜서서 비교적 자유로운 글쓰기(숨쉬기?)로 표출한 내 삶의 이야기들이기에 좀 더 솔직하고 적나라한 모습이고 육성의 대화일 수 있을 것이다.

『새』 개정판을 내면서 1996년도에 초판본을 내고 십여 년의 세월이 지났다. 이 소설을 쓸 당시의 마음이나 한 문장 한 문장 이어가던 기억은 만져질 듯 생생한데 그 사이 엄청난 시간이 흘러간 것이다. 개정판 교정지를 보면서 지금이라면 좀 다르게 쓸 것 같은 부분들도 짚어졌다. 그것은 그 세월 동안 알게 모르게 진행되어온, 인생과 문학에 대한 내 사유와 시각의 변화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소설은 불우한 환경에 처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원봉사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경험이 동기가 되어 씌어졌다. 소설에서처럼 부모와 사회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유기된 어린 남매를 정기적으로 만나는 일이 내게 주어졌지만 일 년 남짓 계속된 나름대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참담한 실패감만 남았다. 아이들을 만나면서 나는 가녀리고 어린 영혼을 잠식해 들어오는 사악한 기운에 두려움을 느끼기도 했고, 내 안에 깊이 뿌리내린 허위의식이나 세상의 불친절과 거절로 차갑고 기형적으로 단련되어지는 그들의 모습을 속수무책으로 물끄러미 바라볼 수밖에 없는 데 따른 부끄러움을 맛보기도 하였다. 마땅히 받아야 할 사랑과 보호로부터, 존중으로부터 내쳐진 아이들은 문 없는, 단단히 봉인된 방과 같았고, 나는 있지도 않은 문을 찾아 안타깝게 더듬대는 형국이었다. 세월이 지남에 따라 그때의 참담함이나 부끄러움은 많이 엷어졌으나 나 자신이 또다시 그 아이들을 어딘가에 무책임하게 버려둔 듯한 부채감은 그대로 남아 있으면서 내게 이 소설의 뒤를 이어 써야 한다고 부추기곤 하였다. 작가로서 책을 내면서 자신이 쓴 소설에 또 무슨 말을 덧붙이겠는가. 모든 작가의 말들은 이미 소설 속에 다 들어 있을 터, 말미의 이 작은 지면이 나의 궁색한 변명과 췌언을 너그러이 허용하겠다는 출판사와 독자들의 배려로 여겨져 새삼 감사하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잊혀지고 사라지기 십상이었을 이 책에 오래도록 애정을 보여주시는 문학과지성사에 마음으로부터 고마움을 전한다.

오래전에 쓴 자신의 소설들을 읽는 일에는 어느 정도 용기가 필요했지만 그것은 참 이상하고 특별한 경험이기도 했다. 과거로의 시간 여행인 듯 그 소설들을 쓰던 당시의 주변 정경, 한 문장 한 문장을 마음을 다해 써나갈 때의 정황 즉 생생히 살아나는 나의 모습과, 책을 낼 때마다 후기라는 형식을 빌려 토로한 도저한 결의와 문학에의 열정, 안타까움 들에 쓸쓸해지기도 하고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다. 글을 쓰면서, 글을 읽고 생각하면서, 글로 인해 괴로워하면서 행복하고 고마운 인생이고 세월이었다. 다시 읽어보면서 지금이라면 조금 달리 쓸 것 같은 내용과 표현 들이 더러 짚어지기는 했으나 대체로 그때의 그 자리에 그대로 두기로 했다. 이미 지나온 길이고 그렇게 쓸 수밖에 없었던 당시의 최선을, 나 자신을 인정하자는 생각이었다. 첫 창작집을 낸 이래 오랜 세월 문학과지성사는 늘 내게 정다운 곳이었다. 다만 순정한 마음으로, 따뜻한 배려와 후의에 감사할 뿐이다. 2017년 12월

송이야 문을 열면 아침이란다

이 글은 내 아이들과 함께 쓴 글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밖에 나갔던 가족들이 둥그런 불빛 아래 모이는 저녁 식탁에서 아이들은 저마다 새가 먹이를 물어 오듯 학교에서의 일이나 친구들과 하룻동안 지낸 일들을 얘기하곤 하지요. 그 얘기들을 들으면서 나는 까마득히 잊고 있던 어린 시절이 되살아나고 다시금 그 시절을 사는 듯한 느낌이 들곤 햇습니다. 아직은 부모의 품안에서 마냥 어리고 근심 걱정 없는 줄 알았던 아이들의 마음에 깃드는 꿈과 기쁨, 슬픔, 외로움 등이 헤어려지고 그것들을 글로 쓰고 싶다는 욕망을 갖게 되었지요. 이 글을 쓰는 동안 나는 새삼스레 자신이 '글쓰는 사람'이라는 것에 대해 감사하고 행복감을 느꼈습니다. 딱딱하고 메마른 가슴의 어른이 아닌, 열두 살 소녀의 눈과 마음이 되어 바라보고 느끼는 세상은 얼마나 아름답고 놀라웠는지요. 세상의 어린이들을 만나는 새로운 통로를 발견한 듯 싶었습니다.

오정희 컬렉션 세트 - 전5권

오래전에 쓴 자신의 소설들을 읽는 일에는 어느 정도 용기가 필요했지만 그것은 참 이상하고 특별한 경험이기도 했다. 과거로의 시간 여행인 듯 그 소설들을 쓰던 당시의 주변 정경, 한 문장 한 문장을 마음을 다해 써나갈 때의 정황 즉 생생히 살아나는 나의 모습과, 책을 낼 때마다 후기라는 형식을 빌려 토로한 도저한 결의와 문학에의 열정, 안타까움 들에 쓸쓸해지기도 하고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다. 글을 쓰면서, 글을 읽고 생각하면서, 글로 인해 괴로워하면서 행복하고 고마운 인생이고 세월이었다. 다시 읽어보면서 지금이라면 조금 달리 쓸 것 같은 내용과 표현 들이 더러 짚어지기는 했으나 대체로 그때의 그 자리에 그대로 두기로 했다. 이미 지나온 길이고 그렇게 쓸 수밖에 없었던 당시의 최선을, 나 자신을 인정하자는 생각이었다. 첫 창작집을 낸 이래 오랜 세월 문학과지성사는 늘 내게 정다운 곳이었다. 다만 순정한 마음으로, 따뜻한 배려와 후의에 감사할 뿐이다. 2017년 12월

오정희의 기담

어른, 아이, 남녀노소가 두루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책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꽤 오래전부터 해왔다. 어린 시절, 할머니나 주변 어른들로부터 들었던 옛날이야기, 또래 동무들끼리 지어내어 나누던 이상하고 으스스하고 괴기스러운 이야기들을 나름의 상상력으로 재구성해보고 싶었다. 옛사람들의 소박한 삶 속에 깃든 꿈과 소망, 슬픔과 그리움, 열망 들은 지금 이곳, 우리들의 삶에도 웅숭깊게 배어 있다. 그것이 생로병사로 조건 지어진 우리의 삶이 부박하기만 하거나 단색 판화일 수만은 없는 까닭이다. 그래서…… 그래서…… 그랬는데……. 그렇게 되었다지 뭐야……. 끝없는 이야기, 이야기들. 이야기들을 교훈이나 풍자, 해학, 한恨 등의 단어로 분석하고 풀이하는 것은 지난한 일이고 그다지 의미 있는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생명은 유한해도 이야기는 끝이 없다. 인생은 저마다 고유하게 빚어가는 자신만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승해지는 이즈음 앞서 살아간 사람들, 그들의 시대와 세상이 한결 애틋하고 가깝게 다가온다. 삶을 찬가로 만드는 것은 이야기의 힘일 것이다. 강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선생님과 학생들이 강원도 땅 높고 낮은 곳, 골지고 주름진 곳마다 찾아다니며 채록한 『강원설화집』을 만나지 않았다면 옛이야기를 써보겠다는 것은 그저 생각만으로 그쳤을 것이다. 정성과 공력이 바쳐진 그 책을 읽으며 옛사람들의 소박한 삶에 깃든 신화와 우의성, 집단 무의식 같은 것을 보았고 막연했던 계획을 구체적 작업으로 실행할 수 있었다. 옛사람들이 살았던 세상, 그 아득하고 유현한 마음을 그림으로 그려주신 이보름 선생님, 정성껏 아름다운 책으로 만들어주신 편집부 여러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2018년 가을

유년의 뜰

1977년도의 『불의 강』에 이어 두번째 창작집을 낸다. 여러 잡지에 드문드문 발표했던 소설들을 새삼스레 한 책으로 묶는다는 일에 정리라기보다 이때까지의 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와 욕망의 표현이라는 쪽에 더 의미를 두고 싶다. 하나의 매듭을 지어놓으면 어쩔 수 없이 다시금 출발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지나간 시간들, 그리고 현실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이 강할 때 사람들은 항상 새로운 출발을 꿈꾸며 위안받는다. 나 역시 그렇다. 잠이 안 오는 밤, 나는 자주 생을 바쳐 훌륭한 작품을 남긴 이들을 생각하고 글에 대해 성실함이 생에 대한 그것이며 진실로 소중히 아끼는 것들을 사랑하고 지키는 확실한 방법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목소리는 낮추고 사랑과 분노와 슬픔은 깊이 가라앉혀 보다 큰 힘으로 키울 일이다. 이슬이 보이지 않는 사이 굳은 땅속으로 스미어 잎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하듯. 작품이란 쓰고 난 후에는 작가의 손을 떠나 읽고 받아들이는 독자의 몫에 속해져 어떤 덧붙임도 변명도 용납되지 않음을 알면서도 늘 미흡감에 앙앙불락하는 것이, 욕심 탓이거나 글에 대한 결벽증 탓이라고 자신을 호도할 생각은 없다. - 1981년 7월

유년의 뜰

오래전에 쓴 자신의 소설들을 읽는 일에는 어느 정도 용기가 필요했지만 그것은 참 이상하고 특별한 경험이기도 했다. 과거로의 시간 여행인 듯 그 소설들을 쓰던 당시의 주변 정경, 한 문장 한 문장을 마음을 다해 써나갈 때의 정황 즉 생생히 살아나는 나의 모습과, 책을 낼 때마다 후기라는 형식을 빌려 토로한 도저한 결의와 문학에의 열정, 안타까움 들에 쓸쓸해지기도 하고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다. 글을 쓰면서, 글을 읽고 생각하면서, 글로 인해 괴로워하면서 행복하고 고마운 인생이고 세월이었다. 다시 읽어보면서 지금이라면 조금 달리 쓸 것 같은 내용과 표현 들이 더러 짚어지기는 했으나 대체로 그때의 그 자리에 그대로 두기로 했다. 이미 지나온 길이고 그렇게 쓸 수밖에 없었던 당시의 최선을, 나 자신을 인정하자는 생각이었다. 첫 창작집을 낸 이래 오랜 세월 문학과지성사는 늘 내게 정다운 곳이었다. 다만 순정한 마음으로, 따뜻한 배려와 후의에 감사할 뿐이다. 2017년 12월 오정희

저녁의 게임

부끄러운 자탄(自嘆) 문학이란 무엇인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작가에게 주어진 몫은 무엇인가 하는것은 항용 끊임없이 외부와 내부에서 들려오는 물음이다. 내게 있어 글을 쓰는 행위란 나름대로 타락하지 않으려는 몸짓이며 눈감지 않으려는 안간힘이다. 매달릴 것, 기대일 것, 또한 주목할 것은 자신의 고통밖에 없으며 그러한 내 고통이 숙면과 편한 잠자리에 대한 갈망이 아닌, 맑고 처절한 정신의 단련이 되기를 바란다.

접동새 이야기

자, 그럼 어린이 여러분 이제부터, 호랑이가 담배를 피고 구렁이가 허물을 벗어 사람이 되고 깊은 못 속에는 용이 되기를 기다리는 이무기가 있는, 우리의 옛 조상들이 살았던 이야기나라로 떠나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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