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헤더배너
상품평점 help

분류국내저자 > 예술
국내저자 > 사진/그림

이름:김지연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48년, 대한민국 광주

최근작
2022년 11월 <따뜻한 그늘>

놓다, 보다

놓다, 보다 처음 빨간 넥타이는 늘 다니는 아침 숲길 나뭇가지에 걸려 있었다. 그렇지만 누군가가 그곳에 놓았다. 며칠 후 그 넥타이는 사라지고 없었다. 나는 그 빨간 넥타이의 인상을 지울 수 없어서 구해다가 다시 걸었다. 그리고 보니 어렴풋하면서도 질긴 무언가가 보였다(아니 사실 느꼈다). 그런데 그것은 2년 후 군산 신흥동 폐가의 창문도 없는 빈방에서 한 사나이가 목에 걸었을 밧줄을 사진 찍으러 가서 우연히 발견하기까지 그저 막연한 불안과 섬칫함이었다. 그 후 배롱나무에 노란 리본을 (붙여)놓고 보았다. 다리가 부러진 새 한 쌍을 동네 수족관(수족관에서 새도 판다)에서 빌려서 새장체로 숲에다 (가져다) 놓고 보았다. 메르스로 혼란스러운 때 마스크를 나무에 (걸어)놓고 보았다. 그저 놓고, 보았다. 나는 20년 가까이 정미소, 이발소, 근대화상회, 낡은방 등을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다보니 아주 그런 스타일만 찍는 작가로 인식이 되었다. 나름 성실한 다큐멘터리를 고수해왔다. 그런데 이번 사진은 그동안 내 마음 속에 담아둔 잠재의식, 불면증, 불안의 증거들을 하나씩 들어다가 숲에다 놓고 사진을 찍게 되었다. 십년 동안 다니던 숲은 나무 하나하나가 익숙했다. 작업은 매년 여름 숲이 무성 할 때만 3년 동안 해온 것이다. 불안전한 오브제는 숲에서 낯설게, 혹은 더 낯설게 보였다.

가나다별 l l l l l l l l l l l l l l 기타
국내문학상수상자
국내어린이문학상수상자
해외문학상수상자
해외어린이문학상수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