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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어린이/유아

이름:정봉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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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그림책 톡톡 내 마음에 톡톡>

그림책 톡톡 내 마음에 톡톡

<머리글> 아이들과 책과 도서관 곁에서 많은 날들을 보냈습니다. 그림책을 읽고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시간들이 좋았어요. 작은 학교와 공부방과 마을을 찾아가는 길에 인생의 벗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동그랗게 모여 앉은 아이들 곁에 동그란 이야기들, 동그란 동그란 시간들을 사랑했습니다. 더없이 소중한 경험이지요. 이렇게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사람과 책이 만나는 일을 통해 삶의 토대가 단단해지는 걸 느낍니다. 토대란 뭘까요? 바로 이 세상은 살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힘이겠지요. 누군가의 품에 꼭 안겨 본 경험, 비 오고 바람 불고 맑게 갠, 그런 날들에 있었던 갖가지 좋은 추억, 따뜻한 이불 속에서 푸근하게 잤던 잠, 자신이 있어도 좋다고 생각하면서 이 세상에 존재했던 일, 그런 것들을 조금이라도 갖고 있으면 새로운 사건과 부딪칠 때마다 그것들이 되살아나고, 또 그 위에 좋은 것들이 더해지고 쌓여 곤경에 처해도 살아갈 수 있지요. 내가 사랑한, 사랑하는, 아름답고 아픈 세상에서 그림책은 무한한 혁명에 대해, 노동과 빵값에 대해, 인생의 과제와 응답에 대해, 온화함과 단호함에 대해, 공동체 감각에 대해 많은 생각을 던져주었습니다. 무엇보다 아름다웠어요. 그림책을 읽으면 조금은 외롭고 쓸쓸하고 고단한 어깨가 스르르 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투우장에서는 소만 아는 장소를 스페인어로 '퀘렌시아(Querencia)'라고 한대요. 안전하고 평화로운 자기만의 작은 영역, 가장 진실한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는 곳이라는 뜻이랍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퀘렌시아'가 필요해요. 그렇지 않으면 삶이 메마르고 거칠어지니까요. 그림책과 만나는 시간들이 저에겐 생의 에너지를 충전하는 '퀘렌시아'였는지 모릅니다. 여기 소개한 그림책들은 지극히 제 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읽어낸 흔적입니다. 수천 수만의 꽃 사이를 통과하지만 그 꽃을 하나도 망가뜨리지 않는 햇볕처럼 겨울동백이 되고 촛불이 되고 어딘가 마음 기대어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욕심과 자만이 자랄 때, 하나씩 곱씹어보면서 깊은 성찰로 길어 올린 것들이 든든합니다. 읽고 쓰는 동안 행복했고 마음이 찰랑찰랑 찻물처럼 따스해졌던 기록을 나눕니다. 부디 말과 글 너머 그림책이 전하는 속 깊은 이야기들이 말갛게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선택한 삶에 몰입하면서 인생의 배움을 하나씩 통과합니다. 귀한 지면을 내어준 분들과 써네스트 가족들께 미안함과 고마움을 함께 전합니다. 그림책을 향한 속절없는 사랑을 이해해주신 까닭에 오랜 기다림으로 인내해주셨습니다. 부족함은, 배움에 게으르지 않고 앎을 삶으로 채워나가며 조금씩 풍성해지겠지요.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여전히 꿈을 꿉니다. '별의 눈'을 가진 아이처럼 마음을 훤히 읽어주고 폭풍우를 잠재우며 일곱 겹의 두꺼운 천으로 두 눈을 가리고도 무엇이든 꿰뚫어보는 지혜가 깃들기를... 잘 지내나요? 다정하게 안부를 물어오는 내 인생의 숱한 인연들께 이 책으로 인사를 대신합니다. 사는 게 좋은 날들이길 빕니다. 2017년 10월 하늘이 내린 도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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