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헤더배너
상품평점 help

분류국내저자 > 인문/사회과학
국내저자 > 번역
국내저자 > 문학일반

이름:조재룡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최근작
2023년 8월 <밤의 가스파르>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이 분야에 29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옵션 설정
25개
1.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5월 2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남궁선 시인의 첫 시집 [당신의 정거장은 내가 손을 흔드는 세계]는 철저하리만큼 상상력의 물기를 빼낸, 그러니까 매우 건조한 상태에서 뿜어 나오는 독특한 경험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이한 작업의 보고서라고 할 수 있다. 남궁선이 쌓아 올린 사실의 기록들은, 사실을 벗어나, 저만의 문법에 충실하고 저만의 기억으로 굴절된, 어떤 세계에 벌써 가닿고 있다.
2.
이것은 ‘이야기’가 아니다. 요약할 수 없는 글, 그러니까 메시지를 섬멸한, 어긋난, 바로 엊그제의 일, 눈 깜짝할 사이, 어쩌면 1년에 관한 글.
3.
허무에 고개를 묻어 버리지 않고, 감동의 참호를 파지도 않는 시, 이론의 잔을 높이 들어 추상의 경배에 입을 맞추거나, 그 방울방울을 교묘하게 흘리거나 방치하지도 않는 시, “비유가 없”으며 “시적 짜잔도 없”는 시, 오로지 한 문장 한 문장, 기억과 생각을 배합하고 덧붙여 내며, 이야기에서 뺄셈을 만들어 내는 시, 강보원의 첫 시집에서는 맑은 슬픔과 차가운 현기증, 저 순간순간들이 문장들의 반란 속에서, 새로운 고안 속에서, 끝없이 피어오른다.
4.
  • 양탄자배송
    내일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중구 서소문로 89-31)
“세상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광범위하며 그 세계는 책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 프랑스의 철학자 볼테르가 말했듯, 독서는 세계를 파악하고 대면하는 지름길이며, 이와 동시에 한 개인의 삶에 낯설고 기이한 경험을 끊임없이 선사합니다. 세계 문학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5.
의미의 포착에서 비켜서는 패러독스의 층위들이 층층이 포개어지고 요동치면서 무한을 향해 끊임없이 질주하는 이지아의 첫 시집. 의미가 하나의 지평 위에 붙들리거나, 하나의 오롯한 점, 그 가지런한 행렬 주위로 굳어지지 않게끔, 끊임없이 교란하는 문장의 타래를 지뢰처럼 심어놓아, 시는 폭발적인 순간들을 출사한다.
6.
박은정의 시집에는 눈물과 절망이 행간마다 대롱거리고, 낯선 감각과 예리한 시선이, 사랑과 죽음이 공허한 하늘을 무지르고, 어두운 거리와 술잔에 담긴 초록색이 붉은 불꽃을 틔우며, 그림자와 빛이, 이 둘을 쥔 뜨거운 두 손, 저 악력(握力) 속에서 어우러진다.
7.
김유림의 첫 시집 『양방향』은 생각의 자기 동력과 그 에너지로 충만한 문장으로 걸출한 미로를 하나 그려 보인다. 서두로 다시 돌아간다. 이 시집에서 우리는 언어의 형식에 대한 고안을 통한 삶의 형식에 대한 고안, 삶의 형식에 대한 고안을 통한 언어의 형식에 대한 고안의 순간들을 한껏 담은 정동의 편지를 읽게 될 것이다. 시의 새로운 미로가 열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8.
시간도, 형체도, 공간도 없는 어딘가에서 기습하듯 여기로 밀려들고, 어느새 고독의 질료가 되어, 이 세상 곳곳에 스며든 순간들을 문자로 포획하려 시도한 사투의 흔적들이 지금 우리 앞에 펼쳐져 있다. 시인은 사물, 사람, 동물, 자연뿐만 아니라, 구성의 산물로 이 모든 것들이 배치되어 결국 이 세계에 주어지는 것, 그것들이 서로 접점을 이루며 생겨나는 활동이나 그 활동 전반을 아우르는 역사, 그러니까 이것들을 담아 낸 한순간의 풍경 앞에서도, 사유가 발생하는 지점을 파고들고, 거기에 작은 ‘문’을 달아 흘러나오는 말을 받아 적는다.
9.
낮에 머금은 것들이, 신음이 되어, 울음이 되어, 나에게서 빠져나오는 시간이 시집을 가득 적신다. 슬픔과 참혹함의 교차로에서, 시인은 죽음이 헐렁하게 빠져나가게 내버려 두는 대신, 삶의 가치를 되돌아보고, 성스러움의 순간들을 체현하는 밑거름으로 삼는다. 이 시집은 불가능함과 비극을 주관성 가득한 죽음의 언어로 실현하고, 꾹꾹 견디면서, 슬픔의 눈부심을 쏟아내고, 우리가 아름다움이라고 부를 수 있는 가능성을 한껏 쏘아 올린다.
10.
이 시집은 다성多聲의 목소리로 가득하다. 흘려 쓴 것, 그러니까 시인이 무언가를 겨우 포착하는 동시에, 무언가를 분명하게 드러내는 행위를 주저하면서 써나갈 때 오히려 텍스트 위로 당도하는 무엇. 그것을 기록하려 할 때 목소리는 비로소 탄생한다. 목소리는 의미가 아니라 의미의 ‘여백’을 통해 드러난다. 어떤 마음도 어떤 감정도, 어떤 절망도 어떤 슬픔도, 어떤 비극도 어떤 애도도, 어떤 기억도, 과거도, 미래도, 현재조차도, 목소리 속에서, 목소리에 의해, 발화의 반열에 올라선다.
11.
가차 없이 폭력의 중심부를 강타하고, 그 실체를 드러내고, 뿌리에 비판을 감행한다.
12.
“먹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는 행위는 차라리 ‘자기 배려’의 처음이자 마지막 길” ‘인류의 번영은 신학자의 섬세한 해석보다 오히려 식이요법에 달려 있다’(《이 사람을 보라Ecce Homo》)라며 ‘망치를 든 철학자’ 니체는 육체를 경멸하고 정신만 영원하다는 생각에 젖어 있던 동시대인들의 뒤통수를 후려친다. ‘우리가 먹는 것이 바로 우리’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먹는 것이 우리를 구성하고 우리를 살게 하며, 결국 우리를 정의한다. 올림포스의 신들조차 암브로시아와 넥타르에 불멸성을 빚지고 있으며, 어려서 섭취했던 야생 동물의 골수 덕분에 아킬레우스는 육신의 힘은 물론 강건한 정신도 함께 유지할 수 있었다. 폐쇄된 창고에서 항생제로 길러진 닭고기나 냉동 라자냐를 먹고 자란 고대의 영웅이 없었듯 정크 푸드가 지배하는 현대인의 삶에 하늘에서 떨어지는 선물처럼 주어지는 건강은 존재하지 않는다. 먹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는 행위는 차라리‘자기 배려’의 처음이자 마지막 길은 아니었던가. 그리스인에게 먹는다는 것은 또한‘함께’먹는다‘는 것을 의미했다. 호메로스를 읽으면서 느꼈던, 진귀한 요리를 맛보고 포도주를 마시며 함께 존재하는 기쁨을 정소영의 책 《맛, 그 지적 유혹》을 읽으며 다시 발견한다. 동서양 현대문학의 거장들이 얼마나 자주 먹는 것으로 자신의 일상에 의미를 부여하고, 평범한 장소를 자기만의 공간으로 만들었으며, 자기 삶에 독특한 의미를 부여했는지 궁금하다면 정소영의 책을 지금 펼쳐보라.
13.
『물류창고』는 ‘결정 불가능성’을 수행하는 문장들로 가득하다. 이수명의 시에서 ‘결정 불가능성’은 ‘모순어법’이라는 착각을 불러낸다. 두 가지 이상의 해석 가능성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여 임의로 의미의 복수성을 해소하면 중의성은 즉각 취소되어버린다. 이수명의 시에서 이와 같은 문장들은 구체적인 행위를 설명하는 지시적 기능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항상 제 앞뒤에 배치된 또 다른 문장과 더불어 파악되어야 할 운명을 지닌, 독특하고 새로움을 창조하는 특수성을 실천한다. 이수명의 시는 지속적인 붕괴와 합성을 반복해서 수행하는 ‘결정 불가능성’의 회전목마와 같다. 그는 새로운 길을 열어 보이기 전에, 저 낯선 곳으로 향할 문門이 생겨나도록 접촉하는 문文을 배치하고 조합하여 ‘언술’ 차원에서 시를 읽어야 하는 상황으로 우리를 이끈다.
14.
정한아의 시는 가식이 없다. 에두르지 않고 직접 치고 들어가는 날카로운 창과 같은 언술, 그래서 결국, 솔직하다는 말로밖에 표현할 길이 없는 실천적 발화다. 팔짱을 끼고 멀리서 이해한다고 위로하며 주억거리는 연민이나 동정이 아니라, 기필코 자기를 걸고 임하는 타자와의 내기다. 내 의식의 밑바닥을 훑는 깊이로 나를 보여주지 않으면, 타자도, 미지도, 불가지도 볼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랑이다. 낙관이나 희망, 희구나 확신, 안심과 위안 같은 것들을 손쉽게 움켜쥐지 못한다는 사실을 의식하고 비판의 구심점으로 삼을 때만 가능한 부정성의 언어이다.
15.
  • 출판사/제작사 유통이 중단되어 구할 수 없습니다.
김미령의 시는 자주 다발적 발화가 피어나는 순간에 도달하여, 납처럼 무거운 일상의 고독을 시적 사건으로, 평면적인 삶을 지금-여기의 특수한 사태로 담아내려는 진지한 열망의 소산이다. 미지의 목소리를 받아 낸 자가 울리는 메아리의 운명과도 같은 그의 시는 차츰 닳아 없어지는 우리의 삶의 내부에서 뿜어내는 진지한 숨결과 기묘한 자락을 한껏 비끄러매면서, 우리를 새로운 세계로 안내할 것이다.
16.
황인숙의 시에서는 비유나 은유, 상징이 물러난 자리에, 현실에 리듬을 부여하는 명랑이나 현실에 조금 젖어들게 하는 우수의 생생한 발화들이 들어찬다. 우리는 그의 경제적인 언어, 절제된 표현, 일체의 허식을 지워버린 기술, 단문의 구성, 간투사와 의성어의 적절한 배합, 회화의 어법, 지문과도 같은 독백의 배치를 통해, 한결 가벼워지면서 그 의미가 중층으로 조용히 번져나가는 시의 흐름에 몸을 내맡기게 된다. 〔……〕 그 삶의 리듬이 우리를 찾아와, 우리를 거리로, 그의 현실로, 그의 과거와 현재로, 그가 비워낸 저 공간으로, 지하에서 지상으로, 지상에서 지하로, 골목에서 다시 골목으로, 계단, 층계, 물에 젖은 저 포도 위로 흐른다. 그의 시는 가슴도 정신도 없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여기, 삶이 뿜어내는, 삶 속에서 숨 쉬고 있는 우수와 명랑의 타자들이다.
17.
  • 양탄자배송
    내일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중구 서소문로 89-31)
조용미의 시는 무질서한 이 세계에서, 우주와 조응하는 보편적 유추의 흔적을 묻힌 비밀처럼 찾아내고 감추어진 상징으로 구축하고자 애를 쓰는, 마치 신 앞에서 피조물이 올리는 간절한 기도와도 같은, 명상과 주시의 파장을 구현하려 하는 것과도 같다. (……) 그는 차라리 침묵하는 지대의 무늬들을 귀로 들을 수 있다고, 그 순간의 솟구침을 시선으로 그려 낼 수 있다고 믿는다.
18.
  • 양탄자배송
    내일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중구 서소문로 89-31)
죽음의 미로, 사자死者들의 대해大海, 망자亡者들의 투망. 누군가 그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침잠해야 한다고, 온몸으로 받아내야 한다고, 그것은 차라리 산자, 살고 있는 자의 책무라서, 제 하얀 백지로 매일 마주했다면, 그는 필경, 출구 없는 그곳으로 들어가기 이전이나 대해의 심연에 빠지기 전까지, 그렇게 온통 그물을 뒤집어쓰기 직전까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으며 알아도 안 되는 죽음에 골몰했던 사람이었을 것이다. 아니다. ‘골몰’이라는 말은 잘 어울리지 않는다. 그것은 죽음이 꾸는 꿈을 기록해낼, 합당한 말의 형식을 발견하거나 차라리 고안하는 일에 가깝기 때문이다. 돌아 나올 가능성이 전무하다는 사실이 자명한데도 빠져드는 일, 검은 저 바다에 제 언어의 부표를 꽂아보는 일은, 주위에 아무도 없어, 아무도 내딛지 않아, 그 내용과 형식을 누구도 벌써 알지 못하기에, 오로지 실천을 해야만 하는 일, 그렇게 과정으로만 가능한 제 일상의 일이 되어버렸을 것이다. 마침내 그 일을 감행했을 저 자신조차 그 파장과 다가올 사태를 짐작하기 어려운 것은 아니었을까. 밀려오는 공포와 두려움, 참혹과 비극을 감당하며, 몸과 그림자를 함께 부여잡고 지내야 하는 지금-여기의 삶이라고, 그렇게 우리 모두의 순간과 순간이라는, 저 직관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실천을 우리는 지금 보고 또 읽으려 한다. 차라리 외로운 일, 외로운 길, 외로운 정념이었을 것이다. 사방이 보이지 않는다. 출구가 없다. 지반이 사라졌다. 허공에 떠 있다. 두 발을 내릴 수가 없다. 입을 놀릴 수가 없다. 공포가 세상을 뒤덮고 있다. 죽임을 당한 존재들과 죽어가는 존재들을 보고, 만지며, 그 안으로 침투하여, 그렇게 돌아든 다음에야, 비로소 모든 것이 조금 환해지는 것이라 해도, 그에게 남겨진 것은 차라리 표현할 수 없는 무형의 실체, 그 덩어리였을 것이다. 이 덩어리를 기록하는 작업은 참혹한 일, 참혹을 겪어내는 일이었을 것이다.
19.
  • 양탄자배송
    내일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중구 서소문로 89-31)
이승하의 ‘욥’과 그의 ‘전율’, ‘뭉크’와 그의 ‘광기’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가 이토록 처절한 고통을 토해내고도 제 삶을 온전히 살아갈 수 있었을지 묻지 않았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는 병으로 시달리는 영혼들과 함께 평생을 살아온 시인이다. 문밖에서 서성이는 죽음의 악몽과 질병의 급습에 시달리는 온갖 존재들의 저 치유할 수 없는 벼랑과도 같은 삶에 함께 서서 그는 ‘평범한 악’이 구석구석을 지배하는 지옥과도 같은 이 세계에서, 우리가 보지 못한 것과 보려고 하지 않은 것, 말하지 않은 것과 말하지 않으려 했던 수많은 과오들을 온몸으로 받아낸다. 그는 오로지 이러한 방식으로만 이 시대의 끔찍한 폭력과 맞서고 광기의 삶과 그 무의식의 세계와 대면하려 한다. 우리는 그의 시를 읽으며 현기증처럼 나타나 백지 위에서 출렁거리는 시대의 슬픔과 공포가 쏘아 올린 불꽃같은 상처를 다시 마주하게 될 것이다. 곰팡이처럼 피어나 아물 줄을 모르는 저 공포 가득한 상처들의 현장을 시인이 참혹한 언어로 기록해내면서 우리들의 영혼을 바이러스처럼 잠식하고 그렇게 감염의 미궁 속으로 우리를 이끌 때, 이 세계에서 자행되는 온갖 폭력에 대한 저항의 의지가 슬픔의 광시곡처럼 울려 퍼질 것이다.
20.
우리는 이 시집에다가 무언가 군말을 덧붙이는 것이 별반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이제 알아차려야 한다. 어서 시를 읽어보라고, 독촉을 하는 수밖에.
21.
  • 판권 소멸 등으로 더 이상 제작, 유통 계획이 없습니다.
김경주의 시극은 관객에게 커다란 통념의 봇짐을 풀어 이것저것을 설명하고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주관적 이해의 순간에 동참하게끔 수시로 다가가, 설명되지 않는 것, 번역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진 것, 말로 표현되기 어려운 순간들, 이해할 수 없다고 여겨진 여러 삶의 무늬를, 상상력으로 찾아나갈 주관성의 개별적 체험으로 선사하려 시도한 도도하고도 개성으로 충만한 지성의 산물이다.
22.
  • 양탄자배송
    내일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중구 서소문로 89-31)
의미와 맥락은 물론 아귀가 채 맞지 않는 문장들이 무대 위로 올라와 맑은 창문 하나를 내고 낭만적인 목소리에 젖어, 축축한 우리의 기억과 삶의 부조리를 연기하기 위해 한곳에서 어색한 화음을 조율한다. 그의 무대는 라이브 단막으로 끝나지 않는, 아니 그 끝을 예고할 수 없는, 끝을 예고하는 행위가 벌써 부조리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무대와 같다. 이 무대 위에는 말을 구성하고 제어하는 이지적인 능력과 기이한 착안에서 당도한 섬뜩하리만큼 신선한 실험들이 자리한다.
23.
이제니의 시가 지극한 모험의 반열에 올라설 수 있는 것은 의미에 붙들리는 대신, 낱말과 낱말, 구문과 구문이 관계를 맺어 생성된 특수한 시적 언어로, 제 고유한 호흡을 길어 올릴 순간까지 기다릴 줄 알기 때문이다. 그는 삶의 수많은 결들을 문장으로 포섭해내고, 지금-여기로 끌고 와 우리에게 선보인다. 그는 낱말이 항시 다르게 쓰인다고 생각하는 시인, 언어로 명명될 때 사물과 우주의 실존이 열릴 것이라고 믿는 시인, 그렇게 해서 슬픔과 죽음, 사라짐과 울음, 덧없음과 고독의 출렁거리는 한 자락을 자신의 언어로 붙잡을 수 있다고 말하는 시인이다. 그의 시를 소리 내어 읽을 때, 우리는 비로소 움직이는 말이 모든 것을 삼킨, 아직 경험하지 못한 저 고독하고 외로운 바다 한가운데를 떠다니게 될 것이다. 그는 시의 최전선으로 우리를 데리고 가는 리듬의 화신이다.
24.
  • 출판사/제작사 유통이 중단되어 구할 수 없습니다.
정념과 수난은 서로 다른 것이 아니다. 이태선의 두 번째 시집 <손 내밀면 미친 사람>은 같은 곳에 뿌리를 둔 이 두 단어가 기묘하게 상생을 모색해 나갈 때, 비극의 탄생을 예고할 단 하나의 조건이 성립한다는 사실을 그려 내고 있다는 점에서, 독자들에게 적잖은 파문을 안겨 줄 것이다. 수난이 정념의 동력이 되고, 정념이 다시 수난을 생성해 내는 저 환(環)의 문법을 통해 이태선은 빼어난 비극 하나를 이 세상에 흩뿌린다.
25.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5월 2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최승철의 시는 독특한 방식으로 고안해 낸 관념에 의지해 어디론가 비상하며 화려한 작위의 세계 하나를 궁굴리려 애쓰는 것 같지만 그 세계는 현실에 굳건히 뿌리를 내린 상태에서 삶의 감정을 담으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는 법이 없다. 그의 시에서 목격되는 이상한 기류는 서정과 서사, 삶과 언어, 이미지와 말, 내용과 형식, 감성과 이성처럼, 서로 자명한 것으로 양분되어 온 인위적인 경계를 무너뜨려 우리를 알 수 없는 경험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하는 힘과 크게 다른 것은 아니다. 이것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그의 시는 벌써 다른 곳으로 이행을 준비하며, 저것이라고 말하려는 순간, 시를 읽고 있는 우리 자신은 지금-여기의 두께와 깊이를 확장하는 일에 어쩔 수 없이 동참하게 된다. 그의 시에서 ‘사(思)’는 어느 순간에도 제 깊이를 잃은 적이 없으며, 이 ‘사’를 이끌고 나가는 ‘변(辨)’은 경쾌하고 날렵하면서도 진지하고 육중한 운동 속에서 구동되기 때문이다. 모험으로 가득한 그의 시를 읽으며 상처의 시간을 페이소스와 유머로 환원해 내는 재치와 말의 흐름을 조절해 내는 탁월한 감각이 여기저기서 목격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가나다별 l l l l l l l l l l l l l l 기타
국내문학상수상자
국내어린이문학상수상자
해외문학상수상자
해외어린이문학상수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