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나뭇결만 보면 모르지만 그 안에는 보드라운 나무속이 있다. 겨우내 숙성되어 몸속에 꽉 찬 그것은 봄이 왔다는 신호가 ‘땅!’ 떨어지자마자 미친 듯이 잎망울을 터뜨린다. 경이로운 생명력이 아닐 수 없다. 약간 덜 익었을지언정 달콤한 잠재력을 품은 김연호가 지금 출발선에 서 있다. 충분한 햇볕, 적당한 빗물, 시원한 바람이 그를 만든 만큼 출발 총소리가 울리는 순간 무섭게 영글어 갈 것이다. 그 맛있는 이야기를 만나러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