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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이름:정이담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최근작
2023년 7월 <환생꽃>

정이담

상담·놀이치료사로 재직하며 소설을 쓴다. 판섹슈얼. 구획을 가리지 않고 범경계적 작업을 하는 환상·심리·장르소설가. 장편소설 《괴물장미》 《불온한 파랑》 《순백의 비명》 《상사뱀 메소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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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순백의 비명> - 2022년 2월  더보기

얼굴 없는 시간을 통과했던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나요 젊은 여성들의 시위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세상이 거꾸로 가더라도 내가 뭘 할 수나 있나’라는 염세적인 생각에 빠진 어른이었고 그곳에 모인 여성들은 뭘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뭐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온 사람들이었습니다. 우리가 모인 시발점은 공권력이 일개 개인들을 억압하려는 장면을 목격했기 때문이었고, 고루한 야만의 방식에 여성들은 이제껏 없었던 새로운 아이디어들로 싸우고 버티기 시작했습니다. 시위는 성과를 이루어 더 큰 촛불들로 번졌어요. 그 과정에서 수많은 아픈 이들이 탄생했지만, 어쨌든 참여자 자신들을 자랑스러워해도 될 만한 결과였습니다. 그런데 이 여성들이 시위를 어떻게 마무리할지 회의 끝에 낸 결론은 충격적이었습니다. 그곳엔 모든 사건과 모든 면을 기록한 자료가 있었기에 이걸 공개하여 더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도 있었습니다. 다만 그럴 경우 누군가가 표적이 되거나, 이미 트라우마가 생긴 이들이 영향을 받을 위험성도 있었지요.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그 자리의 여성들은… ‘다 함께 무명으로 남기’를 선택하였습니다. 누군가는 영웅으로 주목받고 이익을 보는 선택지가 있었음에도요. (...) 당시 여성들에게 사회는 안전하지 않았고 그들은 자신의 친구가 다칠 바엔 함께 침묵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건 놀라운 종류의 숭고함이었습니다. 나만의 개인적인 욕심을 내려놓아야만 가능한 선택이니까요. 왜 역사 속에서 수많은 여성이 훌륭한 업적을 쌓고도 익명으로 사라졌는지에 대한 한 갈래의 이유가 이해되었습니다. 앞으로도 누군가가 강제로 희생되고 이름을 뺏기는 일은 없어야 하지만, 자발적으로 익명 되기를 선택했던 존재들의 순간을 기억합니다. 아직 세상엔 수많은 오독이 산재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지킨 진실의 얼굴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어떤 식으로든 남아 세상과 공명할 것입니다. 얼굴 없는 시간을 통과했던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나요. 당신의 안부가 궁금합니다. 우리는 어떤 어른으로 재탄생할 수 있을까요? 저는 아직도 매일 성장통을 겪어요. 언젠가 어른이 될, 어른으로 살아갈 모든 이들에게 이 소설을 바칩니다. 절박한 시절에도 미련하게 약속을 지킨 탓에 나도, 당신도 귀한 얼굴일 수 있었음을 기억해주세요. 당신들의 찬란한 얼굴 덕택에 불완전한 나도 비틀거리며 하루 더 연명합니다. 이 소설이 SF라 불려도, 그렇지 않아도 좋습니다. 문학이라 불려도, 그렇지 않아도 좋습니다. 이건 그저 삶의 이면에서 탄생한 이야기니까요. ― 2022년 2월, 정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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