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나의 삶은 미완의 여백. 기를 쓰고 완결을 추구한 어리석음을 지금에야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시조는 종결의 미학. 운율과 정서와 사상에서 우러나오는 인생의 반향, 그러나 어쩔 수 없이 남아도는 미완인 것을… 부질없이 완결을 도모하며 번뇌를 앓기도 했다. 하지만 마무리 짓는다는 생각은 놓아두기로 했다. 마치 생의 종지부를 찍는 것만 같아서… 한데 어느 날 문득 정리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동시에 비록 검불에 불과한 졸작이지만 그냥 두는 것보다는 묶어 두는 편이 훨씬 값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도 갖게 된 것. 거기다가 뜻하지 않은 급변사태가 유성처럼 나를 강타했다.
아차! 아직은 때가 아닌데, 순응하고 싶지 않은 일이라 당황스럽고 마음이 조급해졌다. 누가 왜 무슨 연유로 내게 절망을 강요하는가. 뿌리치려해도 거역할 수 없는 운명처럼 시시로 조여드는 절박한 고비에서 간절한 마음으로 미완의 존재 의미를 각인해보고자 한다.
끝으로 어쭙잖은 졸작에 해설을 붙여주신 리강룡 사백께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