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꾸는 꿈
가을이 깊어집니다
세월은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는 모래알처럼
내 곁을 스쳐 지나가고
삶은 언제나 낯설고
길은 항상 헷갈리는 미로여서
갈팡질팡하다 보니
해는 서산마루에 앉았습니다
오랜 시간 해묵은 서랍 속
청산하지 못한 마음과
머문 자리 티끌 거두어
갈무리합니다
열심히 살았던 세월도
모두 덧없이 흘러가고
길섶에 작은 풀꽃이 거룩해 보이는
계절도 인생도 저물어가는 늦가을
빛 고운 석양이 지고
저문 하늘에 노을도 사라지면
온 하늘에 찬란한
별들의 세상이 아름답듯
많이 늦었지만
돌아온 탕아의 고단한 영혼
세상의 무거운 짐 벗고
행복한 꿈 그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