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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조윤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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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7월 <구절초>

조윤숙

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했지만 사역지에선 기타를 치며 복음성가 가수로 활동하고 있다. 1988년부터 5천 교회 넘게 종횡무진 사역했으며, 현재 스물아홉 번째 음반을 선보였다. 그런가하면 19년째 극동방송과 기독교방송에서 진행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작사 작곡도 해왔다. 제3회 한국복음성가대상과 제1회 들소리문학상 시부문 ‘신인상’을 수상했다.

사는 재미 중 ‘전도’가 가장 행복한 까닭에 ‘관계 전도 세미나’ 사역을 하고 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기 위해 간증집 <하나님도 뽕짝을 좋아하세요?>를 저술했다. 그 후 책을 쓸 때 너무 힘이든 나머지 두 번 다시 책을 쓰지 않겠다고 작심했으나 나이를 먹자 그 사실을 잊어버린 까닭에 또다시 장편소설 <구절초>를 쓰게 되었다. 성령교회(엄기호 목사) 집사로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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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구절초> - 2010년 7월  더보기

오늘 새벽 한 시! 불꽃같은 삶, 이슬처럼 아름다웠던 한 여자와 남자를 주인공으로 쓴 소설을 탈고했습니다. 일 년의 시간! 그들의 뒤를 따라다니면서 주인공인 그네들보다 내 자신이 더 방황하며 울었고, 아팠고, 그리고 마지막 순간엔 가장 찬란한 위로를 받았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이 사람이라면 내 일생을 걸고 한번 살아보고 싶다!” 이 소설을 쓰기 전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너무 짧은 행복이었고, 그보다 더 깊고 긴 잔인한 기억을 끌어안은 채 끝을 가늠할 수 없는 캄캄한 터널 속을 두려움과 공포로, 몸 안의 모든 장기가 발밑으로 쏟아져 흩어지는 듯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버리지 못하면서야 깨달았습니다. 세월로도 버려지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버리지 못할 바에야 차라리 진주조개처럼 살아내자! 진주조개는 자신의 몸속에 모래알이 박혀서 아프기 시작하면 몸부림으로 모래알을 밀어낸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더는 견뎌내지 못할 때쯤 자신의 눈물로 모래알을 감싸기 시작합니다. 자신의 진액으로 싸고, 또 싸안고…. 어느 날 그렇게 찌르고, 살을 패이게 하고, 피 흘리게 하던, 작은 돌멩이에 불과했던 모래알은 찬란하게 빛나는 진주로 변화합니다. 그렇게 싸매기 시작했습니다. 진액을 뽑아내며 흘렸던 눈물, 그리움과 애증의 진액, 주님 앞에 드렸던 기도로 인해 내 속을 파고, 쓰리고, 성가시게 하던 상처는 찬란하게 빛나는 믿음의 진주인 구절초로 태어났습니다. 주인공들과 일 년여 동안 함께 합숙하면서 죽을 것 같은 시간도 보냈습니다. 상처투성이인 내 삶을 이제 겨우 믿음의 진주로 만들었으면 되었는데, 구절초가 세상에 태어나면 이 땅에서 내가 숨 쉬고 살아있는 한 원하던 원하지 않던 나는 지난날 진액을 뽑아내야했던 순간들을 잊을 수가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한편으론 차라리 놓아버리고 싶었습니다. 탈고는 이미 작년에 해놓고 그래서 망설였습니다. 그대로 영원히 내 가슴속 진주로만 존재하게 할 것인가? 아니면 햇빛 앞에 드러내놓고 빛을 보게 할 것인가! 그런 고민으로 어쩌면 쓰던 시간보다 사산과 해산의 기로 앞에서 더 많은 진액을 뽑아낸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나 세월로도 막아낼 수가 없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면 품고 있느라 더 많은 진액을 허비하느니 차라리 드러내놓고 잔잔하게 웃으면서 바라보자고 마음을 다졌습니다. 먼 훗날 상처자국을 들여다보면서 그곳에 왜 그 자국이 있어야 했는지조차도 기억 못할 만큼 세월이 흐르고 나면 그때는 웃으면서 내가 쓴 구절초를 자신 있게 손에 잡게 될 날이 있을 것이기에! 내 아픈 상처를 두고 보는 게 두려워서 출간을 미루고 있었는데, 이젠 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누군가 그런 말을 했습니다. “과거를 놓아주지 않으면 미래가 올 자리는 없다”고. 구절초 원고를 출판사에 보내놓고 나서야 깨달았습니다. 죽어도 흐르지 않을 것 같던 잔인했던 시간들, 날선 칼끝으로 심장을 긋고 지나가는 기억들, 큰 덩어리의 흉터는 떼어낸 것 같은데, 미처 손을 쓰지 못한 실핏줄 속에 박혀있는 세포는 시간 앞에 내려놓습니다. 이제 제 품안에서 구절초는 떠났습니다. 찬란한 영광을 기대하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영원히 변치 않는 사랑 하나쯤은 주인공에게 누리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중간쯤에서야 알게 된 건, 이 땅에 영원한 것은 절대로 존재한 적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 말을 하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영원한 것은 없다.” 그 말끝에 제가 더 절망했습니다. 너무 서럽고 아팠습니다. 모두가 영원한 것을 찾아 사막 같은 세상을 헤매는데, 그럼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은 어떻게 하나! 자꾸만 밀어내는 세상을 부여잡고 살고자 진액을 쏟는 주인공이 너무 애처로워서 하나님 앞에서 제가 더 많이 아파했습니다. 나 역시 내가 무릎을 꿇고 있는 그곳에 영원한 것이 있음에도 두 눈을 감은 장님처럼 보지 못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나의 하나님! 주인공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영원한 사랑, 억만년의 시간이 지난다 해도 절대 변하지 않을 사랑! 이슬처럼 스러져 없어질 뻔 했던 주인공은 그 사랑을 만난 후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신부로 태어났습니다. 아홉 번째, 마지막 순간에 주인공은 드디어 구절초가 되었습니다. 탈고를 하면서야 용서라는 단어를 함께 보냅니다. 중간중간 주인공이 너무 힘들어 할 때면 미리 귀띔을 해주고 싶었습니다. 영원히 변치 않는 아름다운 선물을 해줄 계획이라고. 그러니 너무 아파하지 말라고, 조금만 견뎌내라고, 작가의 결론을 믿고 기다려달라고. 얼마나 달래주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오히려 제가 기다렸습니다. 내가 해준 선물을 받은 주인공이 기뻐할 모습을 상상하면서. 가장 찬란하고, 잔잔하고, 어미 같은 선물, 하나님! 하나님을 만난 주인공이 더없이 행복해 할 때 함께 울면서 기뻐해 주었습니다.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했다. 이젠 세상을 용서하고, 품고, 다독거리면서 너의 길을 가거라! 그러면서 제가 하나님의 마음을 보게 되었습니다. 모든 결론을 아시는 하나님께서는 오늘 우리의 눈물 앞에서 그렇게 말씀하십니다. “조금만! 조금만 더 참고 견디면 가장 아름다운 선물을 줄 것이다.” 상처로 인해 너무 깊이 파여서 스스로 어떤 치료도 거부했던 심장을 ‘구절초’와 함께 세상으로 떠나보냅니다. 하나님이 주신 자유함과 감사를 함께 싸서 주머니에 넣어줍니다. 가거라! 어쩌면 이 나라뿐 아니라 더 먼 곳까지 가야할 길이 있을지 모른다. 어디를 가든 사막 같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메마른 감성과 영혼을 터치해주어서 그 속에서 샘이 솟아나게 해주어라 구절초야! 출간과 함께 저의 사역 23년을 노래하려고 합니다. 그래도 새 생명이 태어났으니 잔치는 해주는 게 도리가 아닌가 싶어서 마련합니다. 화려하거나 찬란한 잔치는 아닙니다. 그저 태어났다고, 촛불 하나쯤 켜놓고 함께 웃으면서 축하를 해주고 싶습니다. 구절초에게!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단 한번 사랑했고, 살아야 할 이유였고, 사는 이유였던, 내 전부를 걸었던 사람은 죽었습니다. 내 가슴에서 영원히 묻지 않고는 버텨낼 재간이 없었습니다. 구절초를 바치고 싶었던 사랑했던 사람은 이제 주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난 두 번 다시 사랑을 잉태할 수 없는 불임의 가슴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땅에 태어났으니 제대로 된 사랑을 한번쯤은 해보고 떠나고 싶습니다. 그 사랑의 대상은 바로 하나님입니다. 구절초가 만난 하나님, 구절초가 살아야 할 이유가 된 하나님, 구절초가 노래하는 단 한 가지 이유가 되시는 하나님께 이 책을 바칩니다. 6월에 삼동의 서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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